장성은 展

 

 나는 묘사를 삼킨다

 

 

 

BMW포토스페이스

 

2018. 8. 13(월) ▶ 2018. 10. 20(토)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9 | T.051-792-1630

 

https://www.bmwphotospace.kr

  

 

BMW Photo Space에서는 2018년 8월 13일부터 10월 20일까지 2018년 세 번째 청사진 프로젝트로 장성은의 《나는 묘사를 삼킨다》를 선보인다. 장성은은 오랜 시간 인체(사물)와 공간의 관계에 대해서 탐구하고 그 관계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좁은 길’, ‘넓은 거실’ 우리는 이 단어를 듣고 자연스럽게 그 장소의 크기에 대해 파악한다. 하지만 우리가 명료하게 규모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그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Space Measurement>는 추상적인 언어의 기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한다. 작가는 공간을 수학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를 도량형으로 삼아 공간 측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인체와 공간의 추상적인 관계를 새롭게 인식시킨다.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면 공간이 가지고 있는 힘이 느껴진다. 장성은은 <force-form>(2012)에서 공간과 인체 사이에 일어나는 볼 수 없는 에너지의 모습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허공간(Void) 안에서 물리적인 힘의 작용을 인식시키기 위해 신체를 개입시킨다. 우리는 공간 속에서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신체를 통해 예측으로만 존재했던 힘을 실재하는 형태로 마주하게 된다. 이어지는 <Lost Form> 시리즈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수영장이라는 공간은 누군가에겐 일상에서의 도피처이며, 놀이공간이고 또 다른 이에겐 건강을 위한 일상 속 운동공간이기도 하다. 작가는 수영장의 물속에서 호흡을 위해 올라올 때 수면에서 목숨의 높이를 발견한다. 이때 공간(空間)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억, 삶의 시간이 깃든 장소(場所)로 변한다. 사람들은 공간 속에서 관계를 맺고 다시 그곳을 떠나가며 공간을 장소로 변환시키는 순환적 과정을 겪는다. 작가는 장소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기억 속에 지니고 있던 수영장을 새롭게 마음에 새기듯이 간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순환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 기억이 사라지고 장소가 또다시 장소가 되는 것을 그려내고 있다.
이전의 작업들이 공간으로부터 인체(사물)를 표현했다면 <Writing Play>에서는 인체로부터 공간이 표현되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공간을 내밀하게 바라보게 한다. 거대한 물질에 가려져 있는 신체는 내면의 감정을 연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대화를 하며 상대의 감정을 읽을 때 주로 표정을 관찰한다. 하지만 <Writing Play>에서 인물의 얼굴은 드러나지 않는다. 작가는 신체의 언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하고 있으며 감춰진 신체를 통해 드러나는 감정은 보는 이의 정서적 흐름에 따라 각기 다른 온도를 느끼게 한다.
《나는 묘사를 삼킨다》는 실제적인 묘사를 삼켜 또 다른 결과물로 소화시켜 보여주는 장성은의 사진적 언어라고 할 수 있다. <Space Measurement>에서 인체와 공간의 관계를, <force-form>, <Lost form>에서는 공간(空間)이 장소(場所)로 변화하는 순간, 공간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무게감을 보여주며 <Writing Play>를 통해 인체 내면의 공간을 들여다보게 했다. 이렇듯 장성은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공간과 장소 그리고 신체(사물)에 얽힌 관계에 대해 사유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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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813-장성은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