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 展

 

 Hiding and Seeking

 

 

 

대안공간눈

 

2018. 8. 9(목) ▶ 2018. 8. 22(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82-6 | T.031-246-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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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매일매일 느끼는 끝없는 공허에 대항하기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의 세계는 수많은 이미지가 난무하는 곳이기에, 여기서 살면서 풍경을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너무도 공허한 행위가 아닐까, 때로는 그렇게 생각하곤 한다. 보고 있는 모든 사물은 제도 내에서 편의적으로 가공되어 우리들의 눈에 들어온다. 가끔 보고 싶지 않은 장면들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대중 매체가 지배하는 세상은 한편으론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은 꼭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든 존재한다는 느낌을 얻기 위해서, 매일 쏟아지는 의미 없는 산물들의 이미지에 대항하지 않으면 더욱 공허해진다고 생각한다.
나의 작업은 지금의 시대를 살면서 직접 보고, 듣고, 읽고 하는 공허한 시대의 산물인 이미지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것들을 다르게 이용하여,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의미의 풍경 보기를 바라고 있다.
전시기획의도
‘태풍이 지나가고’라는 영화를 보고, 어떤 장면이 인상에 남았다. 작중에서 이혼 가족이 할머니가 지내고 계시는 친가에 어찌어찌해서 모이게 되었는데, 태풍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앞으로는 그럴 수 없겠지만, 어쩌다가 어색한 밤을 지내게 되고, 아이와 부모는 (처음에 아빠와 아이) 태풍이 지나가는 밤에 굳이 집 앞 공원으로 놀이를 하러 외출하게 된다. 나중에 걱정하고 있던 엄마가 찾으러 왔고 비를 피하며 대화를 하던 중, 아이가 복권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별것 아니라도 아이에겐 중요한 의미의 종이 쪼가리다. 이 대목에서 한 가족이 (비록 이혼 가정이지만) 비와 바람 이 내리는 밤에 공원에서 복권을 찾는 풍경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로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결국 복권을 모두 찾을 수는 없었지만, 태풍이 지나가는 밤과 놀이터, 복권을 찾는 가족들의 풍경에서 그 장면을 유희적인 느낌으로 보게 되었다. 영화의 극 중에서도 인생에선 별다른 좋은 소식도 없지만, 삶은 그렇게 지나가는 것이라고 놀이를 하는듯한 장면을 통해서 말해준 것이라고 본다. 숨바꼭질이라는 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멀리서 보게 된다면 그런 장면으로 보일 거 같기도 하다. 보통의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살아가는 길고 긴 시간 내에서, 때로는 내용이 자극적인 장면도 있겠지만, 서로 숨고 찾고 하는 사람들의 역할 내에서 ‘술래’는 우리들일 수 있으며, 찾아야 하는 것들은 ‘의미’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풍경 속에서 의미를 찾는 행위라는 것도 ‘존재하는 장면’, 하나의 방식이 아닐까 한다.


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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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809-준영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