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MLESS 展
스페이스캔
2018. 7. 26(목) ▶ 2018. 8. 9(목)
서울시 성북구 선잠로 2길 14-4 | T.02-766-7660
https://www.can-foundation.org
이번 7월 캔에서 <마리몬드 하우스 with CAN Foundation>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작가 6인의 중간보고전을 선보인다. <마리몬드 하우스>는 존귀함을 이야기하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인 마리몬드 기업과 협업하여 시작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학력과 전공의 제한이나 경력의 기준이 아닌 작업성향으로 선발된 6인의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이 하고 있는 작업을 소개할 예정이며 이 전시는 9월에 있을 전문가 인터뷰, 10월에 있을 오픈스튜디오와도 연결된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눈에 띄는 흰 선반은 1,2층 벽 전체를 두르는 하나의 형식이며 구조물로 벽의 연장선상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작가들의 작품을 경계 없이 연속으로 연결해주는 심리스(Seamless)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심리스는 주로 오픈월드(Open World)의 게임에서 사용되는 방식으로 게임 내 경계 역할을 하는 로딩 시간을 없애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높이는 기법이다. 플레이어는 주점의 문을 열거나 목표 지점에 도달하거나 새로운 에피소드를 시작할 때도 지연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오픈월드형 이전의 게임에서는 긴 로딩 시간으로 인해 플레이어의 몰입이 방해되었다면 실제 시간과 극의 시간이 동기화되는 심리스 기법을 통해서는 어떠한 방해 없이 공간을 거닐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심리스는 플레이어의 독립성과 자유도를 보장하고 새로운 행위 수행의 가능성을 위하여 틈새 없는 시공간을 구현해내는 것이다. 전시 내에서의 경계는 작품과 작품 사이에서 발생한다. 한 벽면 내에서도 작품들 간의 간격과 배치를 통해서 경계가 드러난다. 이러한 틈새는 그동안 전시 공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전시에는 일정한 관람의 방향과 흐름이 존재하며 서사의 구조를 따르기 때문에 경계는 필연적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선반 설치를 통해 경계를 최소화해 관객들이 심리스 형태로 전시에 몰입하도록 유도하게 된다. 결국 전시장 내 흰 선반은 각기 다른 작품을 연결해줄 장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작품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단위인 동시에 한 형식 내에서 연속적으로 읽힌다. 작가 6인의 작품이 교차하면서 전시 되었을 때 각각의 작품들은 연속된 흐름 속에서 서로의 맥락을 형성한다. 경계와 지연 없는 심리스는 관객에게 단순한 몰입을 넘어서 새로운 맥락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결된 선상 안에서 작품을 읽되 교차하는 작업들을 보면서 새로운 에피소드를 선택적으로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리몬드 하우스 레지던시라는 한 공간 안에서 작업을 진행 중인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독립적으로, 동시에 연속적으로 고찰하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캔 파운데이션 큐레이터 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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