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윤 展

 

 고요의 이야기

 

 

 

갤러리도스 본관

 

2018. 7. 25(수) ▶ 2018. 7. 31(화)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 T.02-737-4678

 

https://www.gallerydos.com

  

 

드넓은 무의식의 탐험

​인간은 모두 각자의 모습으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현실에서는 우리에게 의식적인 모습과 언행을 요구하고 우리는 이 요구에 응해야만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가끔 우리의 진짜 모습을 잃기도 하고 자신의 본능을 거부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인 측면을 억눌러왔기 때문에 스스로의 무의식을 마주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이렇듯 무의식은 우리 내면에 깊숙이 박혀 있으며 본연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상태라고도 할 수 있다. 박서윤은 일련의 작업을 통해 이러한 무의식에 대해 탐구함으로써 자아를 성찰한다. 본인의 본능이 머물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현실의 형상을 매개체로 삼아 들여다보고자 한다. 여기에는 그림자라는 개념을 이용해 우리가 애써 숨기고 지내지만 결국 항상 우리를 뒤쫓아 오는 내면의 잠재된 세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프로이트는 정신세계를 빙산에 비유해 의식의 영역을 빙산의 일각이라고 정의하였고 그 일각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전부 무의식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무의식의 세계는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깊이와 영역을 가지고 있다. 무의식은 의식과는 사뭇 상반된 개념으로 보이지만 사실 둘은 상호관계에 있다. 무의식이라는 잠재된 뿌리가 있어야 우리는 비로소 의식 체계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에 둘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온전한 자아가 형성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측면을 전부 받아들이면 우리는 자신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작가는 작업을 통하여 무의식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또한 무의식이 가지고 있는 특성인 본능과 욕망을 불편해하지 않고 자유롭게 표출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내밀한 작가의 속을 몰래 관찰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속에 스며든 듯 자연스럽고 평온한 느낌을 주게 된다.
박서윤의 작품 속에는 동물의 형상을 띠고 있는 존재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들은 작가를 대신하여 무의식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작품 속에서 상상과 미지의 존재들은 굉장히 광활하고 아득한 풍경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신비로움을 보는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우리는 흔히 무의식 속에 드러나는 특성이 인간의 추악한 면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는 반면, 또 한편으로 그것의 고요한 아름다움에 대해 논한다. 그리고 그 고요한 아름다움은 작품 속 세상에 주된 분위기가 된다.
무의식이란 스스로의 어떤 행위에 대한 자각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그 안에는 우리의 억압된 관념 및 본능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가 생각하는 무의식의 모습은 저마다 다른 양상을 띠기 마련이다. 박서윤은 본인이 상상한 고요하고 몽환적인 무의식의 세계를 보여주고 드넓은 그곳으로의 탐험을 제시한다. 작품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본인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그 속에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찾아낸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도저히 현실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내어 보는 이에게 초월적이고 적요한 아름답기 그지없는 느낌을 선사한다. 관람객들은 작가의 작업을 통해 의식의 한계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내면의 탐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문빈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vol.20180725-박서윤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