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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영 展
" 사유와 실존의 공간_그리운 아버지 "
갤러리도스
2018. 7. 14(토) ▶ 2018. 7. 23(월)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28 | T.02-737-4679
https://www.gallerydos.com
사유와 실존의 공간 관계의 이미지, 경계의 이미지 얼마 전 곧게 잠겨진 기억속의 다락방을 여행했다. 서적과 커다란 서류들이 차곡차곡 쌓여진 가방들 속에 서류뭉치와 설계도, 그리고 더 조그만 가방 속에 들어있는 기계장치를 뒤적이는 시간이 있었다. -가죽가방의 귀퉁이에 있던 조그만 상자는 Cabin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슬라이드 기기. 첨단매체가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재와 달리, 과거 70년대 한국은 그 흔한 에어컨 한 대도 없이 오직 선풍기에 의존하던 시절, 이 슬라이드 기기는 당시 최신의 기기였었고 아버지의 서재에서 수많은 이미지들을 보면서 나의 상상력을 키우고 더 확장된 상상의 세계로 향하는 여행의 길목을 만들어준 매체였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인지, 좀약의 냄새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지로 이루어진 고서적에서 나는 향기와는 사뭇 달랐던, 이국적인 향기는 2018년 현재로부터 30-40년의 시간을 거슬러 마치 락에 걸린 컴퓨터가 RE-BOOTING 되면서 과거의 시간에 머무르게 한 신선한 충격의 시간 여행이었다. 유년기 기억 속에 아로새겨진 아버지의 편지를 통해 보내 져 왔던 유럽의 철골구조와 근대 건축물, 돔 양식, 유리건축, 에펠탑 등의 사진 및 책자 등에 담긴 이미지에 대한 묘한 설렘과 호기심은 어릴 적 기억의 어느 곳을 담고 있는 저장장치처럼 현대인의 삶을 투영해보는 가상공간을 그리게 된 기반이 된 것 같다. 본인의 작업은 구축된 공간 안에 현대인의 모습을 끌어들여 공간구조와 자연풍경, 그리고 현대인의 모습을 동시에 나타낸다. 드로잉은 정밀한 설계도가 되고, 그 위에 칠해지는 페인팅은 화면전체를 구성하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 구성된 화면 속에는 전통적인 상징과 자연풍경이 함께 제시됨으로써 새로운 시각체험을 제공한다. 또한 기억 속 이미지로 형성한 화면은 하나의 완성된 ‘사유와 실존의 공간’ 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삶이 반영된 관계의 이미지, 그리고 기억이 함께하는 경계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한다. 사유와 실존의 공간 -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간의 입력과 출력을 통해서, 나의 삶 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아버지를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2018년 7월 4일, 생의 마지막 날. 밝은 길로 떠나시는 아버지에게 셋째 딸 귀영이가 이번 전시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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