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사업

 

차경借景: 빌려온 풍경展

Borrowed Landscapes

 

김덕용 | 김민주 | 김신혜 | 유혜경 | 임창민 | 하루

 

 

 

이천시립월전미술관

1, 2, 3전시실

 

2018. 7. 4(수) ▶ 2018. 9. 9(일)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 2709번길 185(관고동) | T.031-637-0033

후원 | 경기도

 

www.iwoljeon.org

 

 

2018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사업 <차경借景: 빌려온 풍경>展은 동시대 작가 6명을 선정하여 현실의 풍경을 살펴보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차경借景’이란 ‘경치를 빌린다’는 뜻으로 전통시대 실내 디자인에 있어서 건물의 창과 문을 액자처럼 활용하여 밖의 경치를 감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 풍경을 빌려오는 방법은 작가마다 다른데, 차경의 개념을 그대로 반영하여 제작된 작품들뿐만 아니라 현대적 건물이나 개인적인 공간으로 풍경을 가져오기도 하고, 오브제를 통해 빌려오기도 한다. 방법은 달라도 이들은 모두 창 너머의 풍경이 공간의 안과 밖에서 자유롭게 변하면서 나만의 공간이 되는 경험을 하게 한다.

 

 

 

창이 그려낸 풍경화

김덕용은 캔버스가 아닌 나무 위에 결을 내어 그 위에 단청기법으로 색을 칠하고, 나전칠기의 방식으로 자개를 붙인다. 자연의 재료를 선정하고 각 재료가 가진 특성을 알맞게 활용한 결과, 어느 작품보다 자연에 가까우며, 그래서 포근하고 친숙한 느낌을 준다. <결-제월당>을 보고 있으면 마치 실제로 대청마루에 앉아 매화를 감상하는 듯 생생한 감흥이 느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덕용作_결-제월당_139.5×197cm_나무에 단청기법_2017

 

임창민作_into a time frame 차경 경부선_55×90cm_Pigment Print, LED Monitor_2017

 

차경은 그 공간에 머무는 누군가가 존재해 밖을 바라볼 때 생기는 개념이다. 따라서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이 그 풍경 속 공간에 머무를 수가 있다. 임창민의 작품은 바로 이런 시선의 연장에 있다. 작업은 실내의 창과 문을 디지털 사진으로 찍고, 밖의 풍경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결합한다. 즉 정지된 이미지에 움직이는 영상을 합성하여 새로운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특이한 것은 그의 작품 사진 속 공간에는 등장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오직 두 개의 서로 다른 공간이 다른 매체로 존재한다. 그러나 전혀 낯설지 않은 화면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시각을 통한 인식이 얼마나 가변적인가를 보여준다.

 

 

 

유혜경作_假山_놀이_110×110cm_장지에 채색_2017

 

유희(遊戱)의 공간

유혜경 작가는 ‘가산(假山) 놀이’ 를 화면 속으로 가져와 유희한다. 작품 속 공간은 1964년에 건축된 ‘빠고다 가구’ 공장을 재생 건축한 곳으로, ‘유니온 아트 페어’가 열렸던 장소이다. 작가는 이 공간에 자신이 다녀왔던 중국 장가계의 모습을 청록산수로 가져왔다. 또한 <Conservatory>에서 보이는 작은 사람들의 형체가 <假山_놀이> 시리즈로 가면서 점점 단순화되어 간다. 이 단순화된 익명의 사람들에게 관람객들은 자신을 투영하여 어디든 노닐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

 

김민주作_사유문답-진열된 산수_135×97cm×4ea_장지에 먹과 채색_2017

 

김민주 작가는 실제로 보았던 현실 속 풍경의 이미지를 모티브로 삼고 거기에 상상력을 더하여 현실의 공간인지 가상의 공간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경계를 섬세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냈다. 어떤 시공간의 압박도 없어 보이고 여유롭게 산수를 즐기는 모습에서 분주한 현대인의 삶을 치유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김민주作_휴가(부분)_130x157cm_장지에 먹과 채색_2012

 

 

 

소통의 오브제

산업화가 가속되고 자연이 오염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됨에 따라 물 뿐만 아니라 각종 차가 일회용 병에 담긴 채 판매되기 시작했다. 김신혜의 시야에 포착된 풍경은 바로 일회용 병의 라벨에 그려진 이미지이다. 작가는 라벨지에 그려진 이미지를 확장하여 상상이 덧붙여진 풍경을 완성한다. 현실과 가상의 공간이 병이라는 오브제로 연결되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신혜作_연화도_장지에 채색_130×162cm_2013

 

하루_육각 도시락(산수를 담다)_131x162cm_한지에 수묵채색_2018

 

하루 작가는 인간의 기본 욕구인 음식과 이상향으로 대변되는 산수를 결합하여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산수를 담다> 시리즈는 도시락이란 오브제를 가지고 현대인의 산수유람 방식을 이야기 한다. 편의점 도시락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대변하기도 하고, 창밖의 산수가 도시락의 반찬이 되기도 하며, 그 도시락 속에서 유영하며 즐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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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704-차경借景: 빌려온 풍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