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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초대展
도도_45x38cm_비단에 혼합재료_2018
M Gallery
2018. 6. 29(금) ▶ 2018. 7. 28(토) 월-금:AM 11:00 - PM 5:30 | 토-일:AM 11:00 - PM 4:00 서울 강남구 신사동 623-15 | T.02-514-2322
시선 2_290x150cm_비단에 혼합재료_2018
중첩하는 이중의 공간, 그리고 말들(Words) 안은 밖을 향해 있고, 밖은 안의 풍경과 말(word)을 이끈다. 2018 정문경, 그녀의 공간
1 화면은 안과 밖의 이중의 공간으로 이루어졌다 보일 듯 보이지 않고, 안보일 듯 보이는 화면이 감미롭다. 미세한 떨림이 있는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공간이 앞에 있다. 거기에는 누군가 입었을 옷이 너풀거리고, 밖을 차단해 주는 커튼이 드리워 져 있으며, 무수히 뚫린 구멍들이 있고 너풀거리는 마음들이 녹아 있을 듯하다. 푸른빛이 감도는 파스텔 톤. 아스라이 보이는 공간. 화면 안에 또 다른 화면. 이중의 공간. 두 개의 공간은 중첩되어 하나의 공간이 된다.
2 푸른빛의 비단 막은 가리면서 가리지 않는다 반투명. 바탕화면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앞을 가로 막은 화면은 견(絹)이다. 안쪽을 차단하지 않은 반투명. 속살을 훤히 내다보이는 얇은 비단. 가리면서 가리지 않은 막이 전면의 밖이다. 옅은 푸른빛이 도는 것은 안의 풍경이다. 여름의 바닷가. 쏟아질 듯 잘라 붙여진 문자의 인쇄물. 그리고 가로지르는 댓가지가 하늘거리는 민소매 웃옷을 매달고 있다. ‘떨어진다’를 잘라 붙인 종이를 꼬리처럼 매단 옷. 안을 이루는 것은 말들이다.
3 앞면, 견에 그려진 옷은 안의 형태를 보완한다. 안의 형태는 밖의 형태의 반영이다. 혹은 속살이다. 이중의 화면 구조. 바탕을 이루는 화면과 그 화면의 일정 거리를 둔 밖의 화면. 밖은 화면은 안의 화면을 가리며 겹친다. 그러나 안을 차단하지도 않는다. 안과 밖은 서로를 향해 열려 있다. 안은 밖을 향해 열려 있고, 밖은 안의 말들을 걸러 내보내면서 동시에 안과 하나의 공간을 이루고 있다.
시선 1_290x150cm_비단에 혼합재료_2018
4 안과 밖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순환 한다 안과 밖. 그들이 서로 연결되고 있고 서로 상호 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 정문경의 세계이다. 밖으로 투영되는 세계와 안에 실재하는 것에 대한 말들이다. 세상은 겹쳐진 견과 안의 풍경처럼 선명하게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뚫어진 구멍 안에서만 볼 수 있는 선명한 이미지. 그 이미지는 화면의 몇몇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5 안의 화면은 안이면서 동시에 밖의 말들로 구성되었다 세상의 속살은 구멍을 통해 보여 지는 저 안의 이미지처럼 간혹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일 지도 모른다. 안의 화면을 이루는 이미지는 신문, 잡지, 인쇄물, 천, 오브제 등의 콜라주와 드로잉이다. 현재를 이루고 있는 안. 그 안을 구성하는 것 또한 외부에서 온 것들로 구성되어 밖을 향한다. 안의 화면은 안이면서 동시에 밖의 말들로 구성되었다.
6 실체가 사라져도 하이힐을 신은 것은 사람이며 여성이다 하이힐(high hill)을 신은 발이 구멍이 숭숭 뚫렸다. 견으로 커다랗게 잘라 붙인 오브제. 견으로 만든 화면 위에 너풀거리듯이 붙임으로서 견으로 이루어진 하이힐이 화면 위에서 너풀거릴 수 있게 했다. 하이힐을 신은 발. 구멍 숭숭한 스타킹. 발의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 실체가 사라져도 하이힐을 신은 것은 사람이며 여성이다.
7 높디높은 굽을 가진 신, 하이힐은 대외용이다. 행사를 가거나, 파티에 가거나, 자신을 돋보여야하는 자리에 갈 때 착용한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형성하는 관계지향적인 신이다. 또한 밖을 상징하는 신이다. 이 신을 신으면 도도해 진다. 대신 발은 고통에 들어간다. 하이힐은 대외적인, 밖의 자신을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하는 신발이다. 밖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작동되는 힘들로 가득하다. 그 힘이 여성들에게 하이힐을 신도록 강제하는 것이기도 하다. 스타킹에 난 구멍은 스타킹의 구멍이면서 동시에 그 힘에 부대낀 여성의 현재를 의미한다. 여리게 , 혹은 아스라이 보이는 견의 부드러움 속에 하이힐에 아픈 현재의 여성이 있다.
당신이 보는 것은 표면_45x38cm_비단에 혼합재료_2018
8 밖을 형성하고 있는 안의 말들, 구조들, 실재들이다 이중의 중첩들. 작품을 통해서 정문경이 보고자하며 보이고자하는 것은 밖을 형성하고 있는 안의 말들, 구조들, 실재들이다. 그리고 그 안과 밖의 이중의 화면, 이중의 삶이다. 한 겹을 걷으면 보이는 실재. 삶의 정체성이다. 늘 웃음을 지며 늘 행복하며 평안해 보이는 삶의 뒤 안에는 아픔을 감내하는 실재의 삶이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 말은 견의 촉감처럼 부드럽게 들린다. 목소리는 부드러우나 말은 확고하다. 겉을 걷어낸 안의 실재를 볼 때 삶이 보인다고. 그러므로 안과 연결된 밖이고, 밖으로 향한 안의 언어가 있다고. 정문경이 작품을 통해서 말을 건다.
9 천으로 만들어진 것들 중에 옷은 몸과 가장 가깝고 밀착 가능한 것들이다. 몸을 가리면서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 옷이다. 정문경의 신작은 하이힐과 더불어 옷 시리즈이다. 관계와 관계들 사이를 지나온 시간들의 중첩을 헤치면서 작가는 자신의 신체, 본연의 모습들을 보고자 한다.
무제_30x25cm_비단에 혼합재료_2018
10 옷은 밖이면서 동시에 안을 상징하고 있다 그 봄은 내부로부터 시작된다. 동시에 외부이다. 옷은 결코 신체 내(內)에 존재하지 않고 신체 외(外)에 존재한다. 실체를 가리지만 실체 내부의 추상적 이미지를 형상화 시킨다는 것에서 옷은 밖이면서 동시에 안을 상징하고 있다. 하이힐이 그러하듯 외부와 소통하는 도구이면서 내부를 드러내는 외부의 이미지가 옷이다. 속옷. 옷의 가장 내부. 동시에 신체의 외부. 속옷을 다루는 시선은 복합적이고, 중의적이다.
11 밖은 안과 연결되어 있다고. 안은 또한 세상 밖을 향하고 있다 현재의 나. 밖으로, 세계 속으로 연결된 자신과 안으로 연결되어 있는 자신. 그 속에 여성으로서의 자각이 있다. 그러므로 보려 할 때 견의 한 겹을 통과하여 안의 이미지에 닿는 시선이 요구된다. 또한 사물이 들려주는 말들에 귀를 귀울이는 조심스런 다가감이 필요하다. 정문경에 있어서 작품은 세계 속에 던지는 화두이다. 그 화두는 거칠지 않다. 정문경의 세계는 조용하다. 바람결마저 잦아든 고요한 새벽 같거나 오후 두시를 넘기는 초여름의 풍경처럼 조용하다. 조용한 울림은 공명한다. 파동은 긴 여운을 남긴다. 지금 여기 내가 있고, 당신이 보는 것은 표면인 밖이며 그 밖은 안과 연결되어 있다고. 안은 또한 세상 밖을 향하고 있다고. 작가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2018. 6. 이 호 영 (아티스트, 미술학 박사)
무제 1_30x25cm_비단에 혼합재료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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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경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졸업 (석사, 한국) | 뉴욕주립대학 회화과 졸업 (학사, 미국)
전시 | 개인전 14회 (한국, 미국 등) | 단체전 150여회 (한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 러시아, 베네수엘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연구 및 출판 | 유인화 글, 정문경 그림(2014), 『한국의 춤이 알고 싶다』, 동아시아출판사 | 유지애 글, 정문경 그림(2010), 『한 줄의 느낌』, 문예 운동사. | 정문경(1998), “석도 화론에 관한 연구”, (석사논문), 중앙대학교 예술학대학원 | Moon-Kyung Jung (1988), “Great Depression and Art Activity: Role of Government”, (BFA Thesis), SUNY Oswego
경력 | 2013.3~현재 KIMA 조형연구소 소장 | 2010.3~현재(5년) 인천대학교 강사 | 2009.1~2016.12(6년) 중앙대학교 강사 및 겸임 교수
email | moonscape71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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