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경 展

 

일상의축복 - KAIROS

 

 

 

에이블파인아트 갤러리

 

2018. 6. 13(수) ▶ 2018. 6. 26(화)

Opening 2018. 6. 13(수) 5시

서울특별시 종로구 윤보선길 69 | T.546-3507

 

www.ablefineartny.com

 

 

KAIROS_80X100cmX2ea_한지위에 채색_2018

 

 

나는 반복되는 일상, 그냥 흘러가는 시간들을 의미 있게 바라보기로 한다.

시간을 재기위해서 달력과 시계가 있지만 그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 시간은 계속되는 영겁과 같을 수 도 있고 , 찰나와 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한 시간동안 내가 무엇을 겪는가에 달려있다.

그리스 신화에 시간에 대한 두 가지 개념이 있는데 크로노스(kronos)와 카이로스(kairos)이다.

의미 있는 시간, 특별한 시간, 최고의 시간을 그리스 신화에서 카이로스라 한다. 카이로스는 때가 오기를,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다.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시간은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다.

이번 작품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최고의 시간인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들을 표현하였다.

그 시간은 일상 속에서 기쁨의 순간, 고난의 순간, 감사의 순간, 행복한 순간, 외로운 순간, 고독한 순간, 사랑하는 순간들 일 것이다.

바라본다는 것은 단순히 무언가를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 미래에 대한 기대 일수도 있다. 풍경은 우리 밖에 있기도 하지만, 우리 안에 있기도   한다. 보는 이들이 그림 속에 투영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으면 한다.

2018 작가노트 - 이인경

 

 

KAIROS_97x77cm_한지위에 채색_2018

 

 

이인경의 근작

꿈과 사랑, 순수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

 

신항섭(미술평론가)

그림이라는 조형세계는 크게 형식과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형식은 눈에 보이는 조형적인 이미지를 말하고 내용은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뜻한다. 이상적인 조형세계는 이 두 가지가 등가를 이루는 지점이다. 다시 말해 그림에는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더불어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 형식은 형상을 만드는 기술과 미적 감각이 만들어낸 시각적인 이미지이다. 내용은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작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 즉 이야기이자 메시지이다.

이인경의 작업은 형식보다는 내용이 선행한다. 무언가 그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이라는 조형언어를 통해 표현한다. 사전에 정해진 스토리를 시각적인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방식이다. 그러기에 그림에 등장하는 시각적인 이미지들은 스토리에 합당한 소재로서의 기능을 지닌다. 이야기 중심의 그림에는 그 의미를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표현하는데 적합한 소재가 선택되기 마련이다. 무언가 눈에 보이는 이미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래 작업은 대체로 두 가지 형식으로 나뉜다. 하나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즉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의 이미지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나무와 비눗방울을 조화시킨 작업이다. 이들 두 가지 형식은 그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손짓이자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형식의 작업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평화, 사랑, 순수, 행복, 꿈, 희망, 감사 등이다. 이러한 정서 및 내용이야말로 그림이라는 조형언어를 통해 세상에 전하려는 그 자신의 속말이다.

비둘기와 아이들 그리고 비눗방울의 이미지가 함께 하는 작업에서 비둘기는 구체적인 형태를 드러내지 않은 채 실루엣으로 표현된다. 그러기에 어디에서도 비둘기라는 특정한 존재로서의 특징을 알아낼 길이 없다. 단지 간명하게 압축하고 단순화시킨 새의 형상일 보일 따름이다.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존재이자 평화의 메신저라는 상징적인 이미지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유연하고 느긋하며 느린 선의 흐름으로 이루어진 새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시각적인 평안함을 준다. 이러한 새의 형상은 지상의 우리를 감싸 안는 듯싶은 너그러움과 넉넉함과 평화로움 그리고 풍성함을 준다.

 화면의 절반 정도의 크기로 표현되는 비둘기는 하늘을 덮을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그 아래 지평선에는 선묘 형태의 간결한 이미지의 아이들을 배치하고 있는데,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다양한 이미지가 그려진다. 거대한 존재로서의 새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무한한 사랑을 주는 절대자의 품안을 연상하게 되는 것은 비약일까. 그 품안에서 평화롭게 뛰어노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은 절대자의 사랑으로 넘치는 이상적인 세계관의 다른 표현이다. 새의 이미지에서는 절대자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단순한 새의 형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절대자의 드넓은 사랑의 품과 같은 상상을 촉발하기에 그렇다.   

이러한 구성은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또는 사실과 추상의 경계라는 지점에 놓인다. 구체적인 형태에 대한 서술을 생략할지라도 그 개략적인 이미지만으로 사실적인 형태를 회복하기 어렵지 않다. 실루엣 형식의 이미지에서 능히 실제의 새를 연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을 보여주지 않을지라도 지식 또는 체험을 통한 인식이 가능하다.

 

 

KAIROS_50X50cm_한지위에 채색_2018

 

 

KAIROS_60.6X90.9cm_한지위에 채색_2018

 

 

나무와 비눗방울이 함께 하는 작업은 비교적 구체적인 형태가 드러난다. 나무는 거의 실제의 모양에 가깝고 비눗방울 또한 실제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다만 이 두 가지 소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비현실적이다. 나무나 비눗방울이 존재하는 주변 상황에 대한 서술이 없어 현실적인 공간개념을 떠나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나무가 서 있는 대지라든가 구름 또는 달과 같은 이미지가 보이기도 한다. 현실의 압축이거나 개략적이라 할지라도 전체적인 이미지에서는 비현실성이 지배적인 분위기이다.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감각이 결여되어 있다. 설명적인 묘사는 차치하고라도 색채이미지에서 비현실적이다. 옅은 색조의 회색이나 청색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색깔로 이루어진 현실적인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설정이다. 그는 여기에서 구체적인 형태묘사를 배제하고 비현실적인 색채이미지를 구사하는 것은 회화적인 환상이라는 조형어법을 통해 순수하고 깨끗한 의식 및 감정의 세계를 보여주려는데 있다. 다시 말해 그림이라는 조형언어를 통해 의식 및 감정을 순화시키고 정화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눈에 보이는 복잡다단한 현실풍경을 배제한 채 단지 그 정황만을 간결하고 간명한 조형언어로 압축해냄으로써 의식이나 감정의 흐름조차 단조롭게 만드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인간의 형상을 닮은 수직의 나무는 하늘을 향한 손짓이고 비눗방울은 꿈과 희망을 싣고 가는 자유로운 영혼의 상징일 수 있다. 꿈과 사랑과 희망과 축복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하늘에 날리는 것이다. 그에게 하늘은 절대자가 존재하는 세상이고, 나무는 그 자신을 포함한 인간의 하늘을 지향하는 의지의 표상이며, 비눗방울은 그러한 사실을 하늘에 전하는 메신저이다.

그의 작업 가운데 최근의 나뭇잎을 소재로 한 일련의 작업은 새로운 조형적인 해석이다. 나무줄기와 가지가 없이 단지 무수한 나뭇잎이 무한공간에 배치된다. 나뭇잎이 캔버스의 어느 한 부분에 군집의 형태로 나타나거나, 달 또는 새 모양의 이미지와 함께 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성은 나뭇잎 자체의 형태미보다는 무한공간에 초현실적으로 자리하는 군집의 이미지가 어떤 시각적인 느낌을 주는가를 살피는데 의미가 있다.

나무줄기나 가지가 없는 나뭇잎 자체만의 존재방식은 초현실적이지만, 그로부터 군집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우주적인 공간이 열린다. 다시 말해 무엇을 의미하느냐 보다는 그 군집의 이미지를 통해 무언가를 향해 결집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나 질서의 아름다움을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는 사유의 공간이 허용하는, 심미적인 세계에 대한 관심의 반영이다. 시각적인 이해방식으로 알 수 없는, 즉 눈으로 읽히지 않는 의식의 흐름이나 심미를 유도하는 그런 사유를 유도하는 표현방법이다.

이렇듯이 그의 작업은 세상의 아름다움에 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한다. 한마디로 단지 살아 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며 축복이라는 조물주에 대한 진솔한 감은의 표현인 것이다.

 

 

KAIROS_90X38cmX2ea_한지위에 채색_2018

 

 

 

 
 

인경 | 李 仁 京 | LEE IN KYOUNG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동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졸업

 

개인전 14회 | 에이블파인아트 갤러리 | 세종갤러리 | 롯데갤러리 | 인사아트센타 | 아산갤러리 외

 

아트페어 11회 | 부르나이 | 아트햄튼 | 뉴욕 | LA아트페어 | KIAF | SOAF 외

 

단체전 140여회

 

현재 | 춘추회 | 채연회 | 한국미술선교회 | 국립강릉원주 강사역임 | 한국미술협회 한국화분과 이사

 

Email | cosmos0613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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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613-이인경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