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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공女功, 조선여인의 일과 삶 展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2018. 6. 12(화) ▶ 2018. 12. 15(토)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827 | T.02-547-9177
www.spacec.co.kr
사람들은 과중한 일로 힘이 벅찰 때 설화 속 우렁각시를 떠올린다. 설화 속 우렁각시는 가난한 농부의 집에 찾아와 집안일을 완벽히 해놓는 것은 물론, 어려움을 겪는 농부를 도와 집안을 일으키는 능력을 발휘한다. 보통 설화나 민담 같은 이야기는 현실의 삶을 반영하거나 사람들의 바람이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렁각시 설화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 과거를 살았던 여인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사상과 풍속은 대부분 조선 시대(1392-1910)부터 이어져 왔다. 유학儒學을 사회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 사회는 삼강오륜三綱五倫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올바른 삶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기준에서 여성은 집안을 잘 다스리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도리였고, 이 과정에서 행했던 여성의 일[女功]은 노동이 아닌 당연한 의무이자 삶 자체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어찌 보면 여성에게만 강요된 불합리한 관념이라고 여겨지지만, 조선 여인은 주어진 도리에 따르는 것이 곧, 부덕婦德한 것으로 여기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나가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의 노동은 가족의 평안과 행복을 위한 일상이었고, 그들의 희생은 자식과 남편의 성공 구심점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조선 여인은 가사노동 이외에 소득을 창출하는 경제 활동도 하여 가문의 번창에 공헌하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이번 전시는 개관 15주년을 맞은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의 스물두 번째 기획 전시다. 전시는 조선 시대 여성의 일과 삶을 묘사한 회화자료와 함께 길쌈, 식생활, 경제활동 관련 도구와 그 결과물로 생산된 직물 및 자수품, 관련 자료 등을 소개하여 조선 여인의 일과 삶을 주체적 행동의 시각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전시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여성의 노동을 과거와 현재, 이야기와 현실의 관점에서 비교하여 사회적 관념에 따라 변화하는 여성 노동에 대한 시선을 다양하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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