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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展
Space 9
2018. 6. 8(금) ▶ 2018. 6. 21(목)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739 | T.02-6398-7253
www.facebook.com/space9mullae
경계에서 관계로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인지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인지... 예술을 위해서 돈을 버는 것인지 돈을 벌기 위해서 예술을 하는 것인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쟁의 장에서 펼쳐지는 관계의 딜레마... 하지만 무엇이 옳다고 심판하기 이전에 세상을 살아가는 감각은 그 경계를 흐트러트리고 자신의 입장에 따라 그 상태를 뒤집는 처지와 명분의 도치법을 발휘한다. 일종의 아나모르포즈와 같은 태도의 정치학... 소위 작품이라는 그것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모호하게 걸쳐있다면 작품을 생산해 내는 재주는 그 감각의 차원을 서로 이항 대립하는 다른 영역으로도 펼쳐볼 적극성이 요구된다고 보였다. 감각은 작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데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사귀는 방법에도 쓸모가 있다는, 창작활동의 이유에 대한 또 다른 진술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번 기획의 속내는 예술과 현실, 정상과 비정상, 중심과 주변이라는 경계에서 시달림(?)을 받는 작가 다섯 명이 모여서 자신만의 관점과 시선과 장면으로 포착한 장애의 개념을 살펴보는 전시로 진행하고자 한다. 장애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육체와 정신의 장애뿐만 아니라 이웃 간에 관계가 단절되고 절단되어서 벌어진 사회적 소통 장애, 국민을 권력의 노리개로 간주하는 위정자들의 판단 장애, 청춘의 불안, 공포, 싸이코패스, 불이익, 불공정, 등등 그 개념의 해석은 포괄적으로 가능하다. 좀 더 나아가면 어디 그뿐인가? 손상과 기능의 상실로 본다면 후각이나 미각이 손상된 사람은 차별 없는 세상을 외치는 패러다임에서 왜 배제되는 것일까? 말 못하는 동물이 인간의 학대로 인해 장애를 입고 버려지는 현실은 무척 고통스럽지 않은가? 스마트한 문물이 넘쳐나고 4차 산업혁명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이 시대에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한 사이버 장애 사회, 사이버 장애인도 출현 징후가 농후해지지 않을까? 고백하건데 전시를 위해서 주변 작가를 꼬드긴 내 자신도 지금껏 장애를 가지고 살아왔지만 장애라는 개념을 특별히 머릿속에 담아 보질 못했었다. 그저 언론 기사나 방송에서 장애인 관련 내용이 나오면 흔하게 등장하는 소외, 차별, 타자, 등의 단어가 불편했을 뿐이고 비정상이라는 단어를 장애인과 같은 말로 취급하는 태도나, 내부는 장애인에게 외부는 비장애인에게 어울리는 공간으로 간주하는 세상의 인심에 대해 섭섭함과 소심한 분노만 쌓았었을 뿐이다. 장애라는 대상은, 볼 수는 있지만 보려는 의지를 잃어버린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어색함과 외면의 대상일 것이다. 여기에 모인 다섯 명은 장애라는 대상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되어 있다. 그래서 장애라는 대상을 새삼 다시 보고, 자신들이 바라본 장애를 자신만의 감각으로 쏟아낸 작품들이 모여 다섯 가지 감각의 오감도(吾感圖)를 그려 보고자 한다.
김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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