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전 展

 

무위자연

 

무위자연 Natural Inaction_162x66cm_Mixed Media on Wood_2018

 

 

인사아트센터 1F

 

2018. 6. 6(수) ▶ 2018. 6. 11(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무위자연 Natural Inaction_162x66cm_Mixed Media on Wood_2018

 

 

“無무 爲위 自자 然연”

Natural Inaction

 

이홍전 작가의 작업은 일면 추상회화로 다가오는 것 같지만 그의 회화에서는 산과 대지와 같은 자연의 형상성이 동시에 감지된다. 이때 그의 작업에 있어서 형상성이라 함은 어떤 구체적 대상이 시각적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라기 보다는 작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각 화면마다 숲 속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촉각적 시각성과 함께 대자연을 시각적으로 접했을 때와 유사한 대상성 혹은 거대한 스케일이 느껴진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그의 작업이 이처럼 구체적 대상을 명료하게 표현하지 않지만 어두움과 밝음 사이에서 비워놓은 것 같기도 하고 채워놓은 것 같기도 한 미지의 공간들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화면은 무엇인가 가득 찬 듯이 전면적으로 표현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혀있거나 닫힌 공간이 아니라 어떤 깊은 곳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해 주는 듯이 열린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명제로 그의 작업에 대한 설명을 대신하고 있다.  그가 체험한 자연은 자연으로부터 무(無)와 유(有)를 넘어선 초월적 도(道)를 깨달았던 노자의 사상과 많은 공유 지점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홍전 작가의 작업을 다시 살펴보면 그의 작업들은 어떠한 인위적인 규칙성이나 계획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가 그려내는 것이 산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머물러있지 않은 산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대지이고 빛 사이로 분산되어 버리는 세계가 되고 있다.

 

 

무위자연 Natural Inaction_73x40cm_Mixed Media on Canvas_2018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이홍전 작가가 그려내는 대자연에 대한 상징 체계로서의 세계는 표상될 수 없는 세계를 표상하고 있는 것이며 이름 부를 수 없는 대상에 이름 짓고 있는 것 같은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이렇게 그려내게 된 것은 “본디 세계란 그러한 것이다”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작업은 자연을 그려내고 있지만 동시에 자연을 그대로 그려낼 수 없음을 그려내는 것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오히려 캔버스 위에 인간의 한계를 역설적으로 표시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어떻게 보면 작업을 하는 동안 인간으로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이로서 그가 움직였던 시간의 흔적일 뿐 작가가 자연 속에서 직접 보았거나 기억해 왔던 세계와도 이미 멀찍이 달아나 버린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캔버스로서의 장소, 그곳에 그려진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산행을 했을 때처럼 그저 작업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작가의 숨소리와 맥박과 호흡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보면 그의 작업은 외형상 자연을 그려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자연을 그려낸 것이 아니라 일종의 수행처럼 자연 속을 걸어간 발걸음이 만들어낸 발자국이거나 이 수행과 같은 과정에서 생겨난 길과 같은 흔적들일 것이다.

 

 

무위자연 Natural Inaction_100x50cm_Mixed Media on Canvas_2018

 

 

그래서 작가는 구체적 대상을 그려내기 보다는 그것을 지우는 일로부터 그의 작업을 시작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화면이 추상적으로 남겨진 것 역시 이러한 이유가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로부터 작가는 무엇인가를 그려내는 인위적인 행위 대신 캔버스 위에 물감이 흘러가는 유동적 흐름을 어떻게 그대로 흘러가게 놓아둘 수 있는지, 혹은 물감이 부식되거나 변형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작가가 여기에 동참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오히려 고민하였을 것이다. 그 결과 작가는 물감이라는 액체가 흘러 고체로 변하는 동안, 형상이 부풀어 오르고 확장해 나가는 길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화면이 만들어져 가는 흐름에 함께하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에서 물감이 흘러가는 것처럼 시선을 흘려 보내고 물감이 움직이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움직이며 작업이 진행되는 것에 참여하였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그의 작업에서 가끔은 꿈틀거리듯 움직임이 보이거나, 휘몰아치듯 움직이는 터치들이 보이는 것은 작업 시간 동안 그의 몸이나 마음 주변을 스쳐 지나간 바람이나 파동일 수도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자연의 흐름이 작가의 몸과 마음 근처에서 주변을 머물렀다가 흘러가고 있음을 작가는 어느 순간 느끼게 되었고 그것을 흔적으로 남기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눈에 보이는 현상적 자연 너머의 본질적 자연을 향하는 것이기에 매우 어려운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작가는 생명과 자연이 하나로 조화된 세계를 꿈꾸어 왔다고 말한다. 작가는 그렇기에 생명으로서, 존재로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자연을 이처럼 보는 이에게 전해주고자 하였을 것이다.  그곳에서 생명으로서 자연을 감각할 때 느끼게 되는 호흡과 같은 흐름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홍전 작가는 이처럼 자연을 그려내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을 전해주고자 하고 있으며 그곳에 흐르는 비가시적 세계, 즉 생명의 움직임을 그려내고 있다.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무위자연 Natural Inaction_100x56cm_Mixed Media on Canvas_2018

 

 

무위자연 Natural Inaction_227x162cm_Mixed Media on Canvas_2018

 

 

 

 
 

이홍전 | Lee, Hong-Jeon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졸업 (1986) | 건국대학교 디자인대학원 미술치료 석사졸업 (2005)

 

개인전 35회 | 2013 LYNN J Gallery (Buenapark, USA) | 2014 Jna Gallery (Vergamot Station Art Center, Santamonica, USA) | 2014 WEE Gallery (arizona scottsdale, USA) | 2015 RAEMIAN Gallery (서울) | 2017 INSA ARTCENTER 1F (서울) | 2018 INSA ARTCENTER 1F (서울) | 2018 INNO Gallery (서울)

 

아트페어 | 2011 Seoul Art Basel Exhibition (schweiz basel, m54.dreispitzhalle) 2011 | 2011 RitzCarlton Hotel artfair | 2011-2012 대구아트페어 | 2011-2016 스위스몽트뢰아트페어 (Montreux Art gallery) | 2012 Asia Gallery Art Fair (Shanghai Exhibition enter) | 2013 국제 경기 안산 아트페어 (안산문화 예술의 전당, 안산) | 2011-2014 남송국제아트쇼 | 2012-2016 SOAF (코엑스, 서울) | 2014 Prevew Art Fair (Canada Toronto, 한국일보 도산갤러리) | 2014 성남아트페어 부스전 (성남아트센터) 2014 | 2015-2016 LA ART SHOW (LA ARTCENTER) | 2016 HONGKONG ARTSHOW (CONLAD HOTEL) 외 다수

 

그룹전 | Gallery Laguna6 (Laguna beach, USA) 2013 | Love Art Studio (Sanbernadino, USA) 2013 | The Art Gallery (Pasadena, USA) 2013 | Red Apple3 Gallery (LA,USA) 2014 외다수 | 한중일 교류전 (치박박물관, 중국제남) 2014 | LAND OF PROJECT (TOKYO, 한국문화원) 2015 | AAA전 (팔레드서울, 성남아트센터) 2015-2016 | 창작미술협회전 (한가람미 관) 2014-2017 외 다수

 

| 경기대 대학원 미술치료학과 초빙교수

 

현재 | 레인보우 아트테라피 원장 |  창작미협회원 | 한국미협회원 | 성남미협회원

 

Email | lhjfamily05@hanmail.net | SITE | www.leehongje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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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606-이홍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