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展

 

" 특정장소에서 특정한 시간의 잔상 : 믿지 못한다 "

 

 

 

N646

 

2018. 6. 1(금) ▶ 2018. 6. 22(금)

서울 강남구 논현로 646

 

 

백과 흑은 모든 것의 근본이 된다. 처음과 나중이 되는 태초와 종말을 대변하며 본질을 주장한다. 때로는 침묵하며 발화하기도 하는데, 언어로 표현되는 순간에도 입은 봉인되어 있는 상태다. 오로지 침묵으로 방관한다

 

무언가를 말하고 있지만 절대 말하고 있지 않다. 그곳에선 어떠한 이야기 장치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오직 한 가지 설정만이 존재하는데 의식으로 무장된 형식, ‘의형식’만이 감돌고 있을 뿐이다. ‘의형식’은 작가의 작업방식이자 과정이다.
그들은 서로 상반된 성향 때문에 대립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이따금씩 전투를 벌이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상호작용하여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적 현상은 세상의 이치와 자연의 소리의 동일선상에 있다.

화면에는 반복적인 수평선과 수직선이 등장하기도 하며 사선과 비정형화된 형태의 자유로운 선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선들은 정형화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요동을 친다.

의식과 형식이 합일된 상태에서 정적이고 동적인 움직임에 의한 자국만이 캔버스 위에 남는다. 무언과 무위를 동반한 해프닝에 남은 자국은 ‘마음의 소리’이다. 이것은 온전히 내면에 귀를 기울여 그것을 시각화하려는 도출의 노력이다.

이러한 게으른 x-ray 방식은 화자가 자신을 이해하는 도구로 사용함과 동시에 표상된 화면으로부터 위안을 받는 소재로 이용한다.

이것의 진원을 특정장소에서 특정시간에 체험했던 기억들이 내 속 뇌를 거쳐 마음에 녹아 내린 잔상이라 할 수 있겠다.

편지를 쓰듯 그는 기록한다. 잔상의 환희와 아픔 그리고 무뎌짐이 백과 흑 그리고 보이지 않는 중성적 색들과 함께할 것이다.

발화되고 남발되고 고발되는 현상들로 이루어진 뫼비우스 같은 이 세상 속에 남는 것이 없다. 고상함과 보다 높은 도덕성을 기리기 위함이라지만 이야기의 노예가 되는 꼴이다.

이러한 현상을 부정한다. 부정한다. 이러한 현상은 치유를 통한 회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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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601-윤영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