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mond Lemstra 展

 

" HEADS UP "

 

 

 

Everyday mooonday gallery

 

2018. 5. 26(토) ▶ 2018. 7. 1(일)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48길 14 | T.010-4393-0622

 

www.everydaymooonday.com

 

 

네덜란드 아티스트 레이몬드 램스트라. 그는 2004년 미네르바 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암스테르담, 뉴욕, 스페인, 유럽 등지에서 활동을 해왔으며 지난 2년간은 한국에 머물면서 작업을 발전시켰다. 작가의 최근 초상화 시리즈는 선과 기하학적 도형, 강한 대칭이 눈에 띄며 보는 이와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그는 자신만의 엄격한 규칙과 직감으로 형태를 만들고 조합하여 황금비율을 찾아 배치해 나간다. 특정한 것을 선택적으로 강조하고, 나머지는 생략하거나 단순화 하는 그의 작업은 직관적인 어린아이의 그림 혹은 기호학적 특성을 지닌 원시미술의 모습과도 닮았다.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 그 속에서 동물이나 사람 모양을 찾아본 경험은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인간의 뇌는 형태와 선, 빛과 그림자 등을 연결하여 익숙한 무언가로 연상하는 경향이 있다. 나뭇결 무늬, 얼룩이나 흔적이 만들어내는 우연적으로 만들어내는 형태 등에서 얼굴 혹은 동물이나 사물의 모습을 찾는다. 이는 환시와 착각의 일종으로서 뇌가 하나의 모습을 보고 이미 알고 있는 친숙한 무언가로 떠올리는 것을 말하며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변상증)라고 불린다. 무언가를 지각하고 연상, 추리하는 것으로 인간의 본능이다. 작가는 이 현상이 우리가 얼굴을 인식하는데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매료되어 작업 속에 하나의 큰 요소로 삼고 있다.

 

작가는 ‘The Jaunt’라는 네덜란드의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을 처음 방문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아티스트에게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을 기회를 마련하는 프로젝트였고, 작가는 고심 끝에 한국을 자신의 행선지로 선택하였다.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고 개방과 관용의 나라라 불리는 네덜란드, 유교문화를 기반으로 생각과 가치관 생활양상이 형성되어 온 단일 민족으로 이루어진 한국. 여러 면에서 너무도 달랐기에 그가 한국을 선택한 것은 프로젝트의 취지에 있어서 탁월한 선택이었던 동시에 그에게 크고 작은 문화 충격과 시련을 안겨 주기도 했다.

 

작가는 낯설고 다가가기 녹록하지 않았던 새로운 환경과의 연결점을 찾기 위해 서울을 탐험하기 시작했고 빼곡한 건물 사이로 뒷골목에서 그는 각종 전단지와 광고 스티커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먼지가 쌓이고 찢어지고 다시 덧붙여지기를 반복하며 겹겹이 쌓여 부패하고 있는 조각들. 작가는 이 도시의 작고 어두운 길, 가로등 기둥에서 그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모든 세대가 시대에 걸쳐 서로에게 남기는 긴 추억과 역사, 그리고 그곳을 작가가 탐험하며 머물렀던 시간까지 고스란히 베여있는 조각. 작가는 채집한 이 조각들을 다시 꼴라주 형식으로 붙여 그림의 밑바탕을 만들었다. 혼란스럽고 어려워 보이는 이 밑 작업 안에서 다시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그가 한국 사회에서 네덜란드인으로서의 정체를 드러낸 경험과 맥락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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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526-Raymond Lemstra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