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展

 

 

 

대구미술관

 

2018. 5. 22(화) ▶ 2018. 8. 19(일)

대구 수성구 미술관로 40 | T.053-803-7900

 

artmuseum.daegu.go.kr

 

 

대구미술관은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선구자로서,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화를 이끌어낸 김환기(1913-1974) 화백의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평생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각성과 예술의 본질에 대한 탐구, 끊임없는 조형연구에 전념했던 김환기 화백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면서 작품에 내재된 내용과 형식, 미술사적 의미에 주목하여 그가 추구한 예술성을 새롭게 모색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구성은 Part 1. 김환기의 시대별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2전시실과 Part 2. 아카이브 전시로 구성되는 3전시실로 구분된다. 먼저 2전시실은 일본 동경 시대(1933-37)와 서울 시대(1937-56), 파리 시대(1956―59)와 서울 시대(1959-63), 뉴욕시대(1963-74), 세 시기로 구분하여 작품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1930년대의 동경 유학 시절에 그린 유화 작품을 시작으로 드로잉, 과슈 작품, 종이 유화 그리고 뉴욕시대 대표작품들인 대형 캔버스의 전면 점화까지 시대별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아카이브 전시는 작가의 연보를 시각화한 그래픽 자료와 사진, 표지화, 판화, 팸플릿, 도록, 서적을 포함하여 작가가 직접 사용했던 안료와 공구 등의 유품들로 구성하였다. 본 전시는 환기미술관을 비롯하여 여러 기관과 개인 소장가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대구미술관에서 처음으로 대규모의 볼륨과 내용으로 소개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적 서정성이 담긴 김환기 작품 세계의 진면목을 확인하고, 그가 가진 도전 정신과 자연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탄생환 추상회화까지의 여정을 천천히 살펴보기를 제안한다.

 

일본 동경 시대(1933-37)와 서울 시대(1937-56)

작가는 1930년대 초기 일본 유학시기에 입체파, 미래파 등 서구 전위 미술 경향을 진취적으로 시도했으며, 여러 실험과정을 통해 전위적 화풍을 지속하였다. 1937년부터 1956년까지 서울 시기의 작품들은 여러 문인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서 깨닫게 된 우리 고유의 미의식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이 시기는 바다, 산, 달, 매화, 구름, 나무, 항아리 등의 자연과 전통을 근간으로 한 소재들을 화면의 중심 모티브로 하되, 한국의 고유한 서정의 세계를 밀도 있고, 풍요로운 색채로 구현하였다.

 

파리 시대(1956―59)와 서울 시대(1959-63)

김환기가 파리에 도착했을 당시 파리의 미술계는 엥포르멜 경향이나 추상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작가는 서울 시기와 마찬가지로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담은 자연 소재와 색채를 어어 가고자 했으며, 곡선이나 선에 대한 실험을 지속했다. 파리에서 작가는 그곳의 풍경을 스케치하거나 문화를 체득했지만, 고국을 떠나 있으면서 더욱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고, 예술가로서 고유한 정신과 노래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파리 시기에 주로 항아리, 영원 관념의 매개인 십장생, 매화 등의 소재들을 분할된 평면 속에 재배치하여 담아낸 추상 정물 작품들을 작업했고, 두 번째 서울 시기의 작품들은 산, 달, 구름 등 한국의 자연 소재들을 모티프로 했지만 형태를 단순화하여 간결한 추상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1963년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면서 출품한 작품의 경향 또한 달을 주요 모티브로 푸른 색채가 주조를 이루는 두터운 질감의 반추상 작품들이었다. 자연풍경을 형상화한 서정적인 작품들을 통해 국제무대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했던 예술 의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뉴욕시대(1963-74)

작가는 뉴욕에 정착하여 예술 세계의 정수를 보여주는 점화 양식의 추상 회화를 발전시켰다. 뉴욕시기의 초반, 1964년에서 1965년으로 넘어가면서 화면에 자연의 모티프는 사라지고, 순수한 색면과 색점, 색선의 단순한 추상적 구성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작가가 이전까지 진행했던 두터운 질감이 사라지고, 물감을 얇게 펴 발라 번짐 효과를 이용한 제작 기법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케치, 과슈 작업, 십자구도의 유화, 종이나 신문지 유화 작품과 같이 다양한 매재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1970년 첫 점화가 나오기까지의 끊임없는 조형적 실험과 물성 연구의 회화적 방법론을 살펴 볼 수 있도록 했다. 1970년대의 전면점화는 유화 물감이라는 서구적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한국화에서의 먹의 번짐을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운 번짐과 스밈, 농담의 조절, 겹침의 기법을 통해 서정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독자적인 조형양식이다. 대형 화면 위에 색점을 찍고, 그 주변을 네모로 둘러싸는 기본 단위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화면을 가득 채우고, 수많은 점 단위들이 무리를 이루거나 회전하면서 전체적인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푸른 색채의 전면점화로 구성된 특별한 공간을 통해 작가가 평생도록 담아내고자 했던 신비롭고 초자연적인 울림의 세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김환기는 한국적 서정성을 바탕으로 세련되고 정제된 조형언어로 승화시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정립한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다. 그는 1931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1933년 일본대학 예술과 미술부에 입학하였고,《이과회》에서 <종달새 노래할 때>와 <25호실의 기념>이라는 작품으로 입선하면서 신인 화가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또한《아방가르드 양화연구소》,《백만회》,《자유미술가협회》등 여러 미술단체에 참여하여 활발한 작품 활동을 전개했고, 1937년에는 도쿄 아마기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했다. 1938년 《자유미술가협회전》에 <론도>를 출품하여 입선했으며, 이 작품은 현재 등록문화재 535호로 지정되어 있다. 1947년에는 유영국, 이규상과 함께《신사실파》를 결정하고 추상회화의 정착에 기여했다. 1956년부터 3년간 파리에서 작업에 전념했으며,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여하여 명예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뉴욕에 정착하면서 서울과 뉴욕에서 수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활동을 지속하였다. 1970년 한국일보 주최 제1회‘한국미술대상전’에서〈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로 대상을 수상했고, 전면 점화라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전개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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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522-김환기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