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헤 마이네스 루비오 展

 

영원한 빛의 정점

Peak of Eternal Light

 

 

 

바라캇 서울

 

2018. 5. 2(수) ▶ 2018. 6.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58-4 | T.02-730-1949

 

www.barakat.kr

 

 

 

 

바라캇 서울은 2018년 5월 2일 (수)부터 6월 10일 (일)까지 스페인 작가 호르헤 마이네스 루비오(Jorge Mañes Rubio, 1984~)의 개인전 <영원한 빛의 정점 Peak of Eternal Light>을 개최한다. 호르헤 마이네스 루비오는 사라진 문명과 샤머니즘에 관한 주제를 민족지학적 관점으로 연구하고 잊혀진 장소와 이야기에 주목하면서 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러한 시도는 예술의 경계를 넘어 정치, 사회, 환경 문제에 대한 대안적 관점을 제안한다.

바라캇 서울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 <영원한 빛의 정점>은 현대사회에서 잊혀진 고대 문명의 흔적을 ‘달’이라는 미래의 대안적 무대 위에서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고대 문명에서부터 현대 달 탐사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오랫동안 우주 공간을 탐구해왔다. 특히 1950년대 후반 달을 향해 우주선을 쏘아 올렸던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우주 자원 개발은 흔히 인류가 이뤄낸 획기적인 과학 기술의 성과이자 수익성 있는 우주 관광 및 천연자원의 발견으로 인식되어 왔다.

2016년 유럽우주국(ESA) 예술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작가는 달에 정착하게 될 최초의 인류 문명을 구상한다. 인간이 달에 정착하여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궈간다는 가상의 내러티브에서 시작된 이번 전시는 달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는 남극점, 섀클턴 분화구(Shackleton Crater)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곳에서 작가는 지구를 벗어나 끊임없이 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유토피아적 염원을 실현시키면서 달에 정착하는 새로운 인류 문명 건설을 시도한다.

낯선 곳으로 나아가는 인류의 여정은 언제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동반한다. 문명은 광활하게 펼쳐진 세계 안에서 인간이 스스로의 나약함을 직면하고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태동한다. 작가는 “미래의 달 정착민은 어떤 문화 속에서 살게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찬란했지만 현재는 빛바랜 역사 속으로 편입된 과거의 문화유산을 소급해온다. 지나간 역사 속에서 미래의 달 문명을 위한 토대를 찾은 작가의 시선은 인간 존재의 근원을 인류학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인 동시에 인간이 무한한 우주 공간 속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조명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바라캇 서울은 그 동안 고대 예술에 내재된 미와 동시대 예술에 함축된 과거의 유산을 연결하여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호르헤 마이네스 루비오의 <영원한 빛의 정점> 역시 그 연장 선상에 있다. 이번 전시는 영속적인 시ㆍ공간의 개념 안에서 과거 인류가 이룬 문명의 흔적을 되짚어보고, 인간 존재의 근원을 묻는 동시에 더 나아가 미래를 바라보는 여정이 될 것이다.

 

 

 

 

 

 

 
 

호르헤 마이네스 루비오(Jorge Mañes Rubio, b.1984)는 영국 런던 왕립 예술 학교(Royal College of Art, London)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였다.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네덜란드 로테르담 건축 미술관, 영국 런던 디자인 미술관을 비롯하여 전 세계 미술관, 갤러리, 아트센터에 초대되었다. 그는 또한 2015년 S&R 재단의 워싱턴 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테드 시니어 펠로십과 다양한 국제 학회의 객원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2016년 유럽우주국(ESA) 예술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달에 정착하게 될 최초의 인류 문명을 구상한다.

호르헤는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참여하며 ≪저 멀리 떨어져 알 수 없는 욕망 위에 존재하는 아귀들 On Distant Objects and Hungry Gods≫을 통하여 사라진 문명과 샤머니즘에 관한 주제를 민족지학적 관점으로 연구하고, 잊혀진 장소와 이야기에 주목하면서 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했다. 또한 그는 ≪스트리트 푸드 라이팅 Street Food Lighting≫(2012 ― 2016)에서 네덜란드, 스페인, 중국, 한국 등 각국의 노점상, 골목길, 폐허가 된 장소의 황량한 밤거리와 그 안에서 빛나는 인공조명의 풍경에 주목하고 이를 혼합한 영상을 제작하였다. 도시의 양면성은 작가에게 상상의 무대이다. 작가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차원의 도시 문화를 생성하고자 하였다.

≪부오나 포르투나 Buona Fortuna≫(2013-2015)는 1980년 대지진 이후 폐허가 된 이탈리아 남부의 교회와 성당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호르헤는 이곳에 버려진 제단, 파괴된 성물, 조각과 프레스코화 등을 발견하고 이를 새로운 시각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 장소가 내포한 비극적이면서도 숭고하고 초현실적인, “폐허의 미”를 발견하고자 노력하였다. 또 다른 프로젝트 ≪미션: 유토피아 Mission: Utopia≫(2015)는 일본 야마구치 현에 위치한 야키요시다이 국제 아트 빌리지(Akiyoshidai International Art Village) 아티스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한 작업이다. 호르헤는 이 지역에 위치한 우베흥산(UBE Industries)과 협업하면서 프로젝트를 위한 가상의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작가는 후지야마 아키토시(Akitoshi Fujiyama)라는 상상의 인물을 만들고 그 인물이 지역 골프장에서 우연히 운석을 발견한 이후 달 탐사를 꿈꾸게 된다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국가사업으로서의 우주탐험이라는 거대 서사에 가려진 소수의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인간의 보편적 믿음에 의문을 던진다.

호르헤 마이네스 루비오가 진행해 온 프로젝트가 증명하 듯, 작가는 버려진 장소, 오래된 사물과 이야기에 주목하고 이를 종교, 영화, 문학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시키면서 역사적 사실과 픽션 사이를 오가는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인간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사물과 현상을 새롭게 보는 대안적 관점을 끊임없이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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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502-호르헤 마이네스 루비오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