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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수 展
콘트라스트 Contrast_97.0x145.5cm_Oil on Canvas
인사아트 스페이스 Insa Artspace
2018. 4. 11(수) ▶ 2018. 4. 17(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6 | T.02-734-1333
붓꽃 Iris_53.0x41.0cm, Acrylic on Canvas
작업실 벽시계의 날카로운 초침이 시간을 질질 끌고 다닌다. 틈새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멈춰진 공간에서 애써 흔적을 남겨본다. 싫든 좋든 캔버스 위에 붓질하며 지내왔고 미력하나마 그런대로 탄력을 얻어, 가던 길 그대로 갈 것이다. 가만히 보니 잡고 있는 손안의 펜이 햇수로 36년째 손때를 묻히고 있다. 작업실의 찌든 붓 역시 테레핀유에 절dls 채 화석화된 노병의 분열식 모습이다. 수년 전, 숙원이었던 살림을 겸한 작업장을 여기 산자락에 한 채 지었다(2014년-2015년). 속칭 ‘노가다 십장’격으로 만 일 년을 보내며, 그리던 ‘집 한 채’라는 작품을 일구어냈다. 철근, 콘크리트, 벽돌 등 기초과정부터 집안의 여러 내장재까지 전반적인 재료의 쓰임새를 엿볼 수 있었다. 애초 설계와는 달리 땅파기 공사부터 골조 등 집 마무리까지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공사 시작부터 부동침하를 막기 위해 암반이 나올 때까지 흙을 판 후, 다리 교각과 같은 구조물을 세우는 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재료에서 구조물까지 일련의 과정을, 그림 외의 집짓기라는 경험에서 절실히 체험했다.
자작나무 숲 Grove of Birch Trees_180.0x81.0cm_Oil on Canvas
바다와 절벽을 표현한 ‘컨트라스트contrast’는 그동안 즐겨 찾았던 소재이기도 하다. 단순히 삼차원의 공간을 옮긴 느낌보다는 재료의 특징과 화면구성에 치중하였다. 남해안 여행 때, 검푸른 파도와 질곡 어린 바윗덩이의 묘한 대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강렬한 광선 아래서 교차 하는 풍화된 암석 덩이는 세월의 편린이 고스란히 쌓여있었다. 빛을 반사하는 바위 특유의 질량감을 중첩된 터치와 덧대어진 물감의 효과로 극대화 시켜 보았다. ‘맹호도’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흥미로운 조형적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응시하는 정면의 얼굴에서 꼬리로 이어지는 힘찬 동세는 꽉 찬 화면 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다. 네 다리는 수평의 정돈된 모습에서 원근의 고루함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느낌을 확대, 재해석 해 봤다. 자작나무숲에서의 조형적 인상은 회화적 깊이감illusion이 있었다. 경건하리만치 뻗어있는 수직의 나무숲에서 느껴지는 빛의 파동은 내적 울림이었고,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리얼리티 reality의 긴장감은 미적 충동 그 자체였다. 화면 전체를 지배하는 일관된 흐름에서 묘한 에스프리esprit에 젖어본다. 작품 ‘페르소나 persona’에서 이 점을 조형화시켜보았다.
맹호도 Tiger, 부분_223.4x91.0cm_Oil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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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411-한인수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