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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권력展
김주연, 김희라, 박영숙, 윤지선, 임은수, 정정엽, 조영주
청주시립미술관 본관 1,2,3층
2018. 3. 15(목) ▶ 2018. 5. 6(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렬로 18길 50 | T.043-201-2650
“왜 지금까지 위대한 여성미술가들이 존재하지 않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던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Linda Nochlin)의 글이 발표된 때로부터 거의 50년의 시간이 흘렀다. 노클린은 예술에 있어서 “위대함(greatness)”이 설정되는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이후 많은 미술가들, 미술이론가와 미술사가들이 상기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1970년대 서구에서는 남성의 속성과는 다른 여성의 본질(essence)이 있을 것이라고 찾아 헤맸던 여러 여성미술가들의 시도가 있었고, 르네상스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미술가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발굴하는 미술사적 연구와 전시가 이루어졌다. 이후 페미니즘 2세대, 3세대로 불리는 시도들은 여성의 본질에 대한 추구보다는 사회적으로 구조화되고 구성되는 젠더(gender)의 개념을 더욱 다양한 매체와 더욱 다양한 양식으로 탐구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이후 정치적 긴장의 완화,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에 본격적인 탐색으로 인해 여성주의 미술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특히 ‘주체’가 다양한 문화적 주체 위치의 혼합으로 구성된다고 보는 포스트구조주의와, 백인남성의 이성주의적 주체성 개념을 비판하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페미니즘은 보편주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용한 개념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여성주의에 관심을 둔 미술가들은 기존의 권력구조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여성들 안의 차이와 각 개별 여성의 중층적 정체성에 주목하는 작품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1980-90년대 여성주의 미술 그 이후, 최근의 여성 작가들의 미술 속에서 발견되는 한 가지 지점은 여성의 재현이라는 개념 자체를 명확히 한정지으려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오히려 여성을 바라보는 기존의 틀을 불안정하게 하기 위한 전략을 취하며 오히려 기존의 방식으로 바라본 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가진 모순점을 열어보이기 위한 작품의 내용을 구성하기도 한다. <부드러운 권력>전은 이러한 내용을 가진 작가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작품이 전하는 새롭고 유쾌하고 부드러운 힘을 보여주고자 한다. <부드러운 권력>전의 참여작가는 김주연, 김희라, 박영숙, 윤지선, 임은수, 정정엽, 조영주 등 일곱 명의 여성작가들이다. 40대 초반에서 70대에 이르는 이 작가들은, 우리나라 페미니즘 미술 초기부터 명확한 의식을 가지고 활동했던 작가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페미니즘의 개념 아래 한 번도 묶이지 않았던 작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부드러운 권력>전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여성, 혹은 여성의 삶을 재현하는 다양한 양상을 볼 수 있으며, 이들의 작품을 통해 ‘운동’으로서의 페미니즘 ‘이후’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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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부드러운 권력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