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나 展

 

log cabin romance

 

 

 

갤러리 조선

 

2018. 3. 8(목) ▶ 2018. 3. 28(수)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5길 64 | T.02-723-7133

 

www.gallerychosun.com

 

 

 

La rondine_97x130cm_oil on canvas_2017

 

 

갤러리조선은 3월 8일부터 3월 28일까지 김혜나 작가의 개인전 를 진행한다. 김혜나 작가는 성신여대에서 학사를, 홍익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친 후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화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에 만들어진 신작들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 신작들은 겨울과 봄 사이 계절의 변화를 사냥꾼의 시선으로 옮겨온 것이다.

김혜나 작가는 자연을 관찰하는 자신을 숲속 통나무 집에 사는 사냥꾼이라고 상상해본다. 사냥꾼은 숲속을 돌아다니며 동물들을 사냥한다. 먹을 수 있는 잎과 물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이때 사냥꾼의 마음은 산책자의 마음과는 다를 것이다. 사냥꾼이 바라본 자연은 아름답지만 어여쁜 작은 동물과 풀들이 다음날이면 죽은 채로 발견되기도 하는, 서로가 서로의 자리와 역할을 다하려 각자가 고군분투하는 혼란의 장이다. 작가는 이러한 자연의 잔인한 순리와 모순적인 질서를 담담하지만 다채로운 색깔로 풀어내고 있다.

김혜나 작가의 캔버스 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새들과 고양이와 풀과 나무들은 생동하며 동시에 죽어간다. 작가는 살아있던 것들은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다는 명료하고 산뜻한 진리를 조심스럽게, 동시에 단단한 태도로 보여주고 있다. 김혜나 작가가 그리는 대상은 살아있는 생명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겨울 동안 말라서 떨어져 버린 나뭇가지와 잎, 얼어붙은 개울과 같이 살아있기를 멈췄거나 살아있기를 유보한 것들도 함께 등장한다. 이들은 그 자체로 살아있었던 과거를 대변하며, 살아있기를 멈춘 정동의 상태를 강하게 전달한다.

그렇다고 해서 김혜나 작가의 작품이 건조하고 잔인한 것만은 아니다. 작가는 살아있는 것들, 살아있었던 것들, 살아가고자 하는 것들은 한 장면에 뒤섞음으로써 탄생하고 소모되거나 활동하고 소멸하는 자연의 아름다운 리듬 그 자체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길었던 겨울을 지나 봄의 입구에 다다랐다. 본 전시를 통해 죽고 또 다시 살아나는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La rondine_160x160cm_oil on canvas_2017

 

 

Log cabin romance

나는 사냥꾼이에요.

죽은 동물들을 주워와

작은 오두막에서 무두질을 하며 새까만 겨울밤을 지새우는 사냥꾼이에요.

이미 죽어버린 동물을 주워오는 것 뿐이라면 사냥꾼이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리저리 둘러보다 보이는 것은 어두운 낙엽 뿐이지만 오주막 주변에는 가끔 눈인사 나누는 사슴이 한마리,

잠들기전 침대를 미지근하게 데워 놓는

작은 개가 있어요.

 

작가 노트

 

 

La rondine_162x131cm_oil on canvas_2018

 

 

 

 

 
 

 

 
 

vol.20180308-김혜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