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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성 展
사이 [Between]
사이(Between)_162x130cm_Pencil, Oil on Canvas_2004
비디갤러리
2017. 12. 27(수) ▶ 2018. 1. 10(수) 전시오프닝은 따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Closed on Sunday | 관람시간 : 10:30 ~ 18:30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18길 9(명동역 3번출구 나와서 왼쪽) | T.02-3789-3872
사이(Between)_162x130cm_Pencil, acrylic on Canvas_2004
박훈성 조형의 모티브는 꽃이다. 여러 가지 꽃을 다양한 색감과 사실적 필치로 그려낸다. ‘참 잘 그린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꽃의 미감을 뛰어난 솜씨로 묘사해낸다. 그러나 그의 꽃은 근래 우리 미술계에 유행하는 그런 꽃들과는 궤를 달리 한다. 여타의 꽃들이 그 꽃의 아름다움에 포커스를 맞춰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에 비해 그의 꽃은 조형을 구성하기 위한 상징의 오브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가 오랫동안 추구하고 있는 <사이-식물>의 이미지 전개를 위한 은유적 표현의 대상으로 꽃을 차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 캔버스가 아닌, 알루미늄 판은 그 자체가 조형을 구성하는 주역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기하학적인 선 역시 그것들을 보완하는 주역 중의 하나이다.
언뜻 보면 그의 화면은 서정적 사실주의에 맥이 닿아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정교하게 묘사된 꽃을 보면 사실주의의 기법에 속한다. 꽃만 보면 그렇다. 그러나 잘 묘사된 꽃의 형상을 스치며 지나가는 선, 물감의 분무를 가한 방식의 의도는 타의에 의해 꽃의 원형이나 본령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보여준다.
그의 화제인 <사이>는 상대와의 틈새를 뜻한다. 그조차도 조형의 한 방법을 극명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에서이다. 말하자면 어떤 심의적 상징성, 인간의 정신적 상황의 은유이기보다는 기능으로서의 조형방법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박훈성의 작업 의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근작들을 보면 작품 기법이 세련되고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만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의도가 어떠하든, 빼어날 정도로 아름답고 감명 깊은 그의 작품들은 이성적 차가움과 감성적 미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일단 발표되고 나면 보는 이에 의해 다양한 해석이 가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의 작업의도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업을 진행했겠지만 예술이란, 특히 현대미술은 다양한 해석이 덧붙여짐으로써 작품의 존재성을 빛나게 할 수도 있다. 박훈성의 작품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사이(Between)_162x130cm_Pencil, Charcoal, Oil on Canvas_2014
장식성이 뛰어난 그의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호되고 있는 것은 그가 어렵게 작품에 설정한 사물과의 본질이라든지 실재와 허상, 화면과 이미지의 관계 등을 깊이 이해하고 해석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냥 봤을 때 격조와 서정성을 아름답게 보여주기 때문인 것이다. 좀 더 깊이 이해하자면 자연이나 인생의 생성과 소멸에 대해 생각해 볼 단초를 제공하는 정도라고나 할까.
어찌 보면 그의 화면은 인간의 내면을, 감정을 극사실적으로 나타낸 꽃을 통하여, 그리고 화판을 이루는 금속판을 통하여 은유하고 있는지 모른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꽃, 눈을 홀릴 듯이 영롱하고 매혹적인 꽃, 청순한 혹은 육감적인 여인의 향기가 내뿜어질 것 같은 꽃을 싸안고 있는 차가운 느낌의 금속판, 이렇게 차가움과 따사로움의 이중적 구성의 화면은 인간의 이성과 감성을 상징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이미지와 사물과의 관계 탐구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 인식 변화와 개념의 변화를 추적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의 작업에 대한 본령은 자연과 자연, 사물과 사물, 인간과 인간에 대한 시각의 언어들이다. 단지 그 테마들을 사유적이고 명상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그의 작품은 그 아름다운 감성을 단순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깊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조형에 대한 전문적 방법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어려운 조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점이 그의 작품의 품격을 높여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흔히 요즘 미술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는 꽃, 과일 그림이나 극사실 그림들과는 차별화되는 작품이 박훈성의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꽃을 훼손시키는 그 작업적 의도는 현상적인 인간과 사랑에 대한 은근한 비판인지 모른다. 꽃을 주제로 또는 매개로 하여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시각적 효과는 그의 역량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홍익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독일 슈트트가르트 쿤스트아카데미 아우프바우 스투디엄을 졸업한 박훈성은 노화랑, 예술의전당, 일본 큐슈 등에서 46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는 MBC미술대전 대상, 국제판화비엔날레 우수상, 중앙미술대전 장려상,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등 수 많은 상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가나아트갤러리·그리스·태국·일본·이탈리아 등에서 수백 회의 전시에 참가했다.
류석우 미술평론가
사이(Between)_116.8x91cm_Hole, Oil on Canvas_2016
사이(Between)_75x55cm_Object, Hole, Oil on acrylic panel_2008
사이(Between)_53x130cm_Pencil, Oil on Canvas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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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훈성 | Park,Hoon-Sung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 독일 슈트트가르트 쿤스트아카데미 아우프바우스투디움 졸업
개인전 | 서울, 독일, 일본, 중국 등에서46회 개최
수상 | 제1회 MBC미술대전 “대상” | 제5회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 제12회 중앙미술대전 “장려상” | 제10회 한국현대판화가협회공모전 “우수상” | 제6회 공간국제소형판화비엔날레 “우수상” | 제11회 중앙미술대전 “특선” | 제7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단체전 및 국제전 | MBC미술대전 초대작가전, 예술의전당, 과천 | 금호미술관 개관기념전, 금호미술관, 서울 | 중앙미술대전 수상작가 초대전, 호암아트홀, 서울 | 2005 서울미술대전 - 회화,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Seoul Contemporary Art Exhibition in Rome | House of Association of Architects of Rome,Rome | 국제미술전 2004, 훗가이도현대미술관, 일본 등 약300여회 출품
현재 |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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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71226-박훈성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