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展

 

교감 Communion 交感_162×130Cm_혼합재료

 

 

 

인사아트센터

 

2017. 12. 20(수) ▶ 2017. 12. 25(월)

Opening 2017. 12. 20(수) 오후6시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공진 Resonance 共振_162×115Cm_혼합재료 Mixed Media

 

 

화음이 들리는 단색화

 

윤익영/한국미술평론가협회 고문

 

전자레인지나 햇빛을 보며 생활하는 우리는 각종 전자파와 교감하며 생체리듬을 탄다. 전파를 타고 흘러나오는 음악을 감상하며 스마트 폰에 저장된 동영상을 보는 것이 일상의 하나이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야 전자파에 유별난 관심이 없다. 하지만 과학자나 예술가들에게는 그 전자파가 특별한 관심거리가 된다.

 

자연의 기운

과학자들이 전자를 물질파로 보며 파동이니 파장이니 진폭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면 예술가들은 전자 에너지의 기운을 율동적인 선과 변화무쌍한 명암, 다채로운 빛깔로 표현하려 한다. 과학자의 태도를 지녔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자연의 파동과 그 기운을 연구하기 위해 많은 드로잉을 했는데 예로서 그는 강변에 서서 흐르는 물결을 관찰하며 그 결의 움직임을 소상하게 그렸고 계곡과 개천을 찾아 물살의 완급을 그렸다.

동양의 산수화를 봐도 폭포수의 낙차 에너지와 그 기운을 가느다란 필선으로 잘 살려냈고 계곡과 골창에 고이고 흩어지는 물살의 기운을 그려냈다. 동서의 선대 화가들은 바다의 풍랑과 하늘의 번개를 보며 물결치는 파형 무늬와 지그재그 무늬를 만들어 냈다. 후지 산이 보이는 호쿠사이의 바다풍경은 넘실거리는 파도의 선율을 잘 표현한 것이 백미로 유명하다. 모두 다 자연에서 오는 기운생동의 에너지 전율을 표현코자했던 것이다.

 

 

공진 Resonance 共振_162×115Cm_혼합재료 Mixed Media

 

 

파장 에너지의 시각화

음악가가 우리 마음의 떨림을 표현하기 위해 트레몰로를 사용한다면 가시적인 형태로 그 떨림의 에너지를 표현할 때 흔히 사용하는 기호는 ‘ZZZ...’식의 파형 무늬이다. 자연의 트레몰로를 연구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고요한 호수에 두 개의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켜 보았다. 그리고 두 개의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물결 파를 관찰해 보니 두 물결이 서로 만나면서도 결이 파손되지 않고 교차하는 것을 발견했다. 다빈치는 그 현상을 스케치북에 옮겨 그리고 그림 옆에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물결은 마치 멀리 이동하는 운동 같지만 사실은 제자리에서 떨리는 진동의 파장이다”고 적어 두었다.

이승현의 작가노트를 보면 그의 회화적 접근 방식도 유수한 선대 화가들 처럼 자연에 숨겨진 진동과 파장의 떨림을 포착하려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빈치가 동심원 물결에서 진동과 운동을 관찰했거나 대기를 통과하는 빛의 파장을 연구해 공기원근법을 창안했던 것처럼, 이승현도 “모든 생명체들은 각자 고유한 파장을 가진 떨림의 에너지를 발산한다.”며 자신만의 현대적인 방식으로 자연의 내밀한 떨림 곧 생명의 전율을 화폭에 전달하려 한다.

그래서 이승현의 작품에서는 뭔가 전율이 느껴지고 뭔가가 우굴 거리고 꿈틀대는 찌릿찌릿함이 있고, 그는 이 트레몰로를 색조와 리듬의 울림으로 설명코자 한다.

 

 

교감 Communion 交感_162×130Cm_혼합재료

 

 

포노토그래프 발상

화포에 전해진 이 울림은 작가의 말대로 “(모든 파장의) 떨림이 모여 커다란 울림을 만들어 가면서 가시적인 형태와 색채를 갖는다.”는 그 파장의 울림이며, 색채와 선율, 화음과 리듬이 포개져서 울려주는 울림이다.

소리가 매개물을 통해 전파되는 파동 에너지라고 믿는 과학자들은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음파를 시각적으로 나타내려 했고 낭만주의 시대에 파리의 한 인쇄업자였던 레옹 스콧은 1857년 포노토그래프(Phonautograph)를 창안해 진동하는 음향도표를 그려낸다. 이것을 발전시켜 음악을 전자 공학적으로 컴퓨터와 연결하여 얻어낸 음향도표가 영국의 펜비(Fenby)가 고안한 멜로그래프(melograph)이다.

그러나 인상파의 화가들은 호수나 강, 바다의 물살에서 반짝이는 빛의 전파를 육안으로 감지하려 했고, 원색적인 빛과 색상의 현란한 동시대비에서 일종의 교향곡을 상상했다. 회화에 음악적 요소를 넣으려는 시도는 바로크 시대 이후로 더욱 활발하게 지속되었던 터이며 그 영향으로 회화는 점점 리드미컬하고 다이내믹하며 색채가 풍부한 경향으로 발전했다.

시인 아폴리네르가 이름 붙인 ‘오르피즘’ 회화는 들로네나 쿠프카의 추상화에서 보는 것처럼 그야말로 음파의 역동성을 선과 색채로 표현한 포노토그래프 회화이다. 이승현의 미학적 화두는 생체리듬의 파동 에너지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려는 것으로서 근본적으로 오르피즘 맥락과 통한다. 이승현은 바로 “이 파동 에너지를 탐지하고 증폭시키고 교감하면서 떨림과 울림의 본질적인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공진 Resonance 共振_162×115Cm_혼합재료 Mixed Media

 

 

 

초단파 안테나에 걸려든 기운생동

이승현은 오래 동안 구조역학에 깊이 빠져 있던 엔지니어였다. 물체의 균형과 운동에 관한 역학관계를 분석하거나 기계의 하중과 피로를 탐지해 내던 엔지니어였다. 이런 그의 경력을 감안한다면 그의 회화적 접근방식은 다빈치나 그 이후로도 과학과 예술을 접목시키려했던 근대의 인상파, 미래주의, 추상미술로부터 현대의 각종 테크놀로지 작가들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가 늘 염두에 두었던 예술적 모티브는 공학경험에서 얻은 기계적 수치와 데이터그래프 같은 과학적 감각정보였다.

다만, 이승현이 기계를 버리고 붓을 선택한 이유는 자신이 경험한 기계공학에서는 개인적 미적 감정이나 정서를 표현할 틈새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감정의 기복이나 생체리듬, 정신적 내면의 떨림, 손끝으로 전달되는 촉감 같은 인간미를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의 작품들을 아주 오래 전에 처음 대했을 때 화필을 든 그의 손과 필선이 마치 극초단파 안테나처럼 섬세한 진동으로 화폭을 건들기 시작한다고 생각했었다. 그 때 그의 회화적 노선이 지금도 일관되어 다시금 재인하거니와 그는 동원될 수 있는 모든 감각의 문을 열어 놓고 자연이 송신하는 기운의 주파수를 잡아낸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오관으로 느껴지는 살아 있는 그 기운을 담으려 한다.

이와 같이 그의 촉수가 그려내는 드로잉이 거미줄처럼 총총하게 망을 치며 내밀한 감각정보의 파장과 율동을 포개 나가면 그 화포 앞을 지나던 우리는 그 망에 걸려서 뭔가 찌릿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를 움찔거리게 하며 생의 활력을 자극시키려는 그의 회화적 전략에 걸려든 것이다.

 

요즘 우리 화단에서는 단색화에 대한 재평가에 열기를 띠고 있다. 이승현은 그 나름의 독특한 미학적 접근 방식으로 한국 단색화풍을 확장시킨 몇 안 되는 작가 가운데 하나이다. 대부분의 단색화가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접근한 것에 비해 이승현은 그 발상이 물리적이고 역동적인 데서 출발하여 음악적 트레몰로가 흐르는 단색화를 이끌어내 독보적인 주목을 받는다.

                                   2017.10.24

 

교감 Communion 交感_118x90 Cm_혼합재료

 

 

 

 

 

 
 

이승현 | 李 承 炫 | Lee Seung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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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 혁동인, 부산 미술협회, 한국 미술협회 회원 | 부산 미술협회 이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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