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호 사진展

 

보이지 않는 풍경

The invisible Scenery

 

희망 希望_80cmX120cm

 

 

 

가나인사아트센터 본 전시장 1F

 

2017. 11. 22(수) ▶ 2017. 11. 28(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밀애 密愛_150cmX100cm

 

 

결정불가능성과 자연의 경이로움  

 

김석원(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 연구교수)

 

장마가 그친 강가와 겨울 바닷가를 머릿속에 상상해보면 아무런 이유 없이 감성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왜 그런 생각이 발생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도시의 삭막하고 바쁜 일정에서 잠시 휴식과 치유 역할을 하는 공간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고정적 이미지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사람에 따라서 낭만적, 휴식의 공간 일 수도 있지만 어떤 이는 아픔을 간직한 곳일 수도 있고, 치열한 삶의 공간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이처럼 하나의 장소는 데리다(Jacques Derrida)의 말을 빌리면 ‘결정 불가능성’을 항시 품고 있는 공간이다.  김필호는 우리가 고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겨울 바다에서 해초의 강한 생명력에 집중한다. 김필호의 작가 노트에는 사진을 찍을 때 감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장마가 그친 후 찾은 강가, 세차게 몰아치는 물속에 몸부림치듯 흔들리는 수초를 보았을 때, 세차게 흐르는 물살 속에서도 떠내려가지 않으려 몸부림치고 있는 모습에 강한 생명력을 느꼈으며, 추운 겨울 바닷가에서 거센 파도가 칠 때나, 잔잔히 흔들릴 때나 바닷물 속 해초는 유연하지만 강인하게, 때로는 변신의 귀재로 다양한 형상으로 내게 다가와 변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김필호 작가의 근작은 한적한 강가를 관조하면서 자연의 리듬을 시각적으로 조화롭게 표현하였다. 작가가 주목한 수초의 모습은 인간의 삶만큼 강렬하게 다가온다. 이전의 작품 ‘얼음꽃 (Ice Flowers)’ 에서 소재주의를 벗어나서 꽃의 이미지가 지닌 전통적 의미를 통해 감추어진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면 현재의 작품은 식물의 강한 기운을 전면적으로 확장 시킨 부분이 다르다. 작가에는 생명의 강한 기운이 전체 작품을 이끄는 큰 주제로 작동한다. 작가의 의도는 자연의 소박함을 강조하고 나약한 기운을 배제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생존 生存_150cmX100cm

 

 

작가가 해초에서 받은 생생한 인상은 사진을 통해 실제보다 더욱 생생하게 표현하고, 가녀린 식물을 렌즈에 담기 위해서 혼자만의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 내면에서 확신한 것을 사진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진동처럼 느껴지는 것은 바로 살아 있는 생명의 고귀함이다. 나약한 해초가 뿜어내는 생명의 기운은 미미하지만, 김필호는 그 생명의 신호를 포착한다. 그것은 바로 생명의 존엄을 직시한 것이다. 이것은 자연 상태로의 자연이기보다는 사진 적 성취로 포착한 자연이다. 작가는 소박하면서도 의미심장한 강가와 바다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그 속에 고유한 뉘앙스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색채의 상징성을 흑백으로 처리한다. 자연의 거대한 일부이면서 끝없이 펼쳐지는 미지의 강물을 사진으로 재현하기는 절대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자연의 기운’을 관객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기에 그렇다. 김필호의 작품에는 자연의 신비스러움, 생동하는 에너지, 촉각적 감동이 느껴진다. 이것은 강의 공간, 자연의 본성을 작가 스스로가 감성적 교감을 한 것이다. 김필호의 사진은 초현실주의적인 강이 아닌, 한국적인 강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으며, 그의 감성을 이루는 근본적인 모티브인 강은 우리의 정서를 반영한다. 그곳에는 자연 현상 중의 하나인 안개, 잔잔한 수면의 파동, 빛, 반영의 흐름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유유자적(悠悠自適)’ 한 시각으로 재해석했듯이 해초의 강한 생명력을 작가의 고유한 시각으로 해석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오면 자연적 생명은 겨울 동안 웅크렸던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드러낼 것이다.

모든 생명은 미세하게 천천히, 아주 조금씩 움트기 시작한다. 김필호의 이번 신작은 작가 노트에서 “한해 겨울이 지나고, 여름 장마도 지나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경이로운 대자연 앞에 고개 숙여 감사한다” 고 했듯이, 자연과 생명의 경이로운 순간을 독자적인 흑백의 스타일로 조화롭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호 守護_150cmX100cm

 

 

보이지 않는 풍경 The Invisible Scenery

 

지난 "얼음 꽃 (Ice Flowers)" 전시에 이어, 이번 ”보이지 않는 풍경(The Invisible Scenery)” 전시는 물속의 식물, 특히 수초와 해초를 대상으로 순식간 그 모양이 변하여 눈 여겨 보지 않으면 볼 수 없고, 그래서 순간 포착하지 않으면 기록될 수 없는 세계를 표현하고 싶었다.

 

장마가 그친 후 찾은 강가,

세차게 몰아치는 물속에 몸부림치듯 흔들리는 수초를 보았을 때, 세차게 흐르는 물살 속에서도 떠내려 가지 않으려 몸부림치고 있는 모습에 강한 생명력을…

 

여름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

안개 넘어 도도히 흐르는 강물 속에 흔들리는 수초 무리는 마치 희망의 메시지로 내게 다가오는 모습으로 착시되어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추운 겨울 바닷가에서 거센 파도가 칠 때나, 잔잔히 흔들릴 때나 바닷물 속 해초는 유연하지만 강인하게, 때로는 변신의 귀재로 다양한 형상으로 내게 다가와 변하는 그 모습에 취해 해지는 줄 모르고 촬영하였다.

 

세찬 물 속에 흔들리는 수초의 강한 생명력과 유연함을 사진으로 시각화 하는 방법으로 근적외선 촬영법을 선택하고 많은시행착오를 거치며, 연구와 연습도 많이 했다.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학창시절 그 어렵던 적외선 필름 촬영을 했었기에 조금은 쉽게 다가 갈 수 있었다.  카메라, 촬영, 현상(channel swap, false color) 등 촬영 후 작업과, 각 렌즈 특성에 따른 예상 밖의 결과, 광선의 선택과 앵글, 노출시간설정, 장소의 선택 등의 어려움 해결은 새로운 시각의 창작에 큰 힘이 되었다.

 

한해 겨울이 지나고, 여름장마도 지나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경이로운 대 자연 앞에 고개 숙여 감사하고, 또 내일을 기대하며, 어린 맘에 "할아버지, 사진이 백 개도 넘는데 오늘도 또 촬영 나가냐?" 라는 어린 손자의 투정 섞인 말을 뒤로하고 오늘도 무엇인가를 찾아 이른 새벽 집을 나선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늘 부족함에도 따듯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는 사랑하는 가족에 감사한다.

 

2017년 11월 사진가 김 필호

 

 

호반 湖畔_100cmX66cm

 

 

환생 幻生_80cmX120cm

 

 

 

 

 

 

 
 

김필호 | Kim Pil-Ho

 

Education | SoongSil University, B.S | ChungBuk University, M.S

 

Solo Exhibition | 2017  보이지 않는 풍경 The Invisible Scenery(2017.11)–가나인사아트센터 본 전시실,Seoul Korea | 2013 경복궁 박광일 갤러리 & 카페 기획 초대전(2013.1), Seoul Korea | 2012 얼음 꽃 Ice Flowers (2012.2)- GalleryNow, Seoul Korea

 

Individual Booth & Group Exhibition | 2013 KASF-SETEC(2013.6),Seoul Korea | 2012 Korea Photo Festival-SETEC(2012.6), Seoul Korea | 2012 PHOTO FAIR-COEX(2012.4), Seoul Korea | 2012 별이 빛나는 하늘 전(2012.4)-Gallery SKY YEON ,Seoul Korea | 2011 Voice of Nature-Le Salon Exhibition-Gallery SinSang(2011.4), Seoul Korea | 2011 SOAF-COEX(2011.5), Seoul Korea | 2011 KASF-SETEC(2011.8),Seoul Korea | 2011 LA The 38th Annual Korea Festival 2011 International Culture Art Exhibition (2011.9), LA USA

 

present | 한국사진 작가협회 정회원.

 

E-Mail | ghphkim@naver.com

 

 
 

vol.20171122-김필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