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희 展

 

그곳으로

 

그곳으로Ⅰ_162×130cm_Collage, Acrylic on canvas_2017

 

 

 

 

2017. 5. 24(수)▶ 2017. 5. 30(화)

Opening  2017. 5. 24(수) 오후 5시.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00-5 | T.02-736-6669

 

www.galleryis.com

 

 

그곳으로Ⅱ_162×130cm_Collage, Acrylic on canvas_2017

 

 

양승희의 <그곳으로>

 

양승희는 삶의 현장에 선 인물에 주목하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어디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 허리를 숙이고 사색에 잠긴 사람, 우두커니 한 곳을 응시하는 사람, 꿇어 엎드린 사람 등등. 그의 작품을 보면 우리 일상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대부분 진지하게 삶을 돌아보며 사색하는 군상(群像)인데 이런 모습은 인생길을 가면서 부침(浮沈)을 거듭하며 사는 우리 자신의 초상과도 무관치 않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은 목마른 현대인을 표상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어떤 것으로도 만족할 수 없다는 사실, 아무리 채워도 내적인 공복감을 메울 수 없다는 허탈감을 웅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렉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현대사회를 ‘넘치는 풍요 속에서 -- 한시도 떨쳐버리지 못하는 기이한 멜랑콜리’라고 지적하면서 우리의 공허한 현실을 지적하였다. 토크빌의 주장을 빌자면, ‘이 세상의 기쁨으로는 절대 (인간의) 마음을 채울 수 없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우리 시대의 비극은 물질적인 것이 부족한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보다 원천적으로, 궁극적인 실체를 잃었을 때 찾아오는 절망감 때문이다. 양승희가 주제로 삼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즉 인간이 어떻게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양승희의 <그곳으로>(there into)는 지향성을 갖고 있다. 작품의 주제에 대해 그는 ‘하나님이 계신 그곳 또는 임재를 느끼는 것’으로 말한 바 있다. 그렇게 본다면, 작가는 구도적(求道的) 관점에서 삶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구도자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인식은 작품형성에 기초를 마련해주고 있다.

 

 

그곳으로Ⅲ_162×130cm_Collage, Acrylic on canvas_2017

 

 

작품주제와 가까운 개념으로는 ‘구원의 서정(序程)’(order salvation)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일명 ‘구원의 황금고리’로 불리는 이 개념은 절망의 수렁에 빠진 인간이 전능자의 도우심으로 구원에 이르고, 칭의와 성화, 영화의 과정에 이르는 발전 과정으로 요약된다. 그의 작품을 보면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르기까지 숱한 고비를 거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형용하고 있다. 택함을 받기 전, 갈 곳을 잃고 번민하는 인간의 모습, 택함을 받았지만 시험과 연단을 거치며 성숙해지는 모습,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모습 등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삶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인체를 표현할 때 작가는 캔버스위에다 직접 그리기보다 컷아웃(cutout) 수법을 이용하여 형상을 새기는 독특한 과정을 거친다. 컷아웃이란 ‘오려내기’를 뜻하는 것으로 마티스가 만년에 애용한 수법을 말한다. 컷아웃 수법의 장점은 인체를 여러 빛깔로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가 이 수법을 이용하는 것은 인간을 대하는 인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 정, 의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순종과 불순종, 밝음과 어둠, 질서와 카오스의 복합성을 지닌 인간의 특성을 표현하는 데는 그것만큼 적합한 수법이 없다고 인식하였기 때문이리라.

작가의 작품은 평화스럽지만 때로는 좌충우돌하는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림 주위로 나이프로 긁고 후빈 듯한 ‘찰과상’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질곡의 역력한 삶의 흔적을 암시해준다. 이런 힘든 삶에 누군가 우리와 함께 한다면, 커다란 위안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주님 안에서 안식을 찾기까지는 안식이 없었나이다’는 어거스틴의 말처럼 궁극적 존재와 관계를 맺지 못하면 마음의 평안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작가는 이 세상의 불완전한 기쁨을 삶의 기초로 삼기보다 튼튼한 토대위에 세워진, 완전한 기쁨을 인생의 토대로 삼은 사람들의 모습을 표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 가운데는 나무 형체가 있는 일련의 풍경작품도 목격할 수 있는데 그 작품들은 어슴푸레한 저채도의 바탕에 고채도의 나무 이미지가 오버랩되는 구성으로 얼개 지어져 있다. 작품의 배경은 고적하고 퇴락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런 배경처리를 위해 작가는 색을 흡수하는 천을 기용하여 침잠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그럼에 반해 나무 이미지는 형형한 빛을 머금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이렇게 대조법을 사용하는 이면에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암시가 내재되어 있다. 즉 어둠속의 나무는 더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데 그 나무는 따사로운 햇빛과 적당한 비, 토양의 자양분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나무는 외부의 도움으로 활력과 생기가 넘쳐난다. 그것은 종교적 의미에서 풍성한 은혜를 누리는 중이다. 혹자는 이러한 해석에 대해 풍경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반론에 대해서는 예술가가 어떤 작품을 할 때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말함으로써 폭넓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작가가 도입한 나무 이미지는 ‘생명의 가치’를, 어슴푸레한 저녁놀은 곧 ‘암울한 상황’을, 캄캄한 밤은 ‘칠흑같은 세상’을 각각 상징한다. 밤이 깊을수록 밝음의 가치가 더 드러나듯이 이런 대조법을 통해 우리의 삶이 희망을 향해 열려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곳으로Ⅳ_116.7×91cm_Collage, Acrylic on canvas_2017

 

 

삶이란 본래 피곤한 것이고 세상도 희망과는 거리가 멀다. 이 사실을 일찍 받아들일수록 그만큼 실망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므로 돈과 시간만 있으면 어떤 이상적인 자리에 도달할 것이라는 바람은 착각이다. 그런 자리는 천국뿐이며, 타락한 이 땅에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지상천국을 이룰 수 없다. 작가가 말하려는 것은 넘치는 풍요에 도취되는 사이 영혼이 고갈되어가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영혼이 고갈되지 않으려면 영원한 생명이 계속 내 안에 흘러들어야 하며 진리의 로고스를 인생의 등대로 삼아야 한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비록 난파 직전과 같은 절박한 상황에 있더라도 약간 시선을 돌려서 본다면 평화와 소망의 삶이 있으며, 언제나 우리 곁에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은 ‘인간의 구원’이란 주제로 모아지며, ‘구원의 서정’이 어떻게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은유적으로 형용하고 있다. 일체의 서두름도 없고, 보폭의 동요도 없이, 계속 우리를 향한 지속적인 발걸음을 통해... 그의 작품 밑바닥에서부터 은혜를 입은 자의 자유와 평안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는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구도자의 삶을 걷는 작가가 자신의 영적 여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추구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양승희의 그림은 하나님이 바로 우리 영혼의 운명임을 알게 하는 한편의 고백이다.

 

서성록(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그곳으로Ⅴ_91×116.7cm_Collage, Acrylic on canvas_2017

 

 

그곳으로Ⅵ_162×130cm_Collage, Acrylic on canvas_2017

 

 

 

 

 

 
 

양승희

 

1977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2008 | 백석대학교 기독교미술대학원 졸업

 

개인전 | 개인전 3회 2017 이즈갤러리 | 개인전 2회 2012 밀알미술관 | 개인전 1회 2008 아름다운땅

 

단체전 | 2017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영광스러운 교회를 향한 꿈전, 생캠전 (사랑갤러리, 서울) | 2016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14회정기전, 성탄기념전 (사랑갤러리, 서울) | 부활절기념전 ‘새로운 시작’(스페로갤러리, 인천) | 4인4색전 (하늘카페갤러리, 서울) | 사미선 역대회장 초대전 (호민아트갤러리, 서울) | 기독교미술인협회 (조선일보미술관, 서울) | 한울회 (인사아트센터, 서울) | 2015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13회 정기전 (사랑갤러리, 서울) | KCAF 소품전 (필그림하우스 솔로몬갤러리, 경기도) | 사미선 크리스마스전 (사랑갤러리, 서울) | 백석대 동문전 (한전아트센터, 서울) | 2014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12회 정기전, 선교기금 후원전 (사랑갤러리, 서울) | 성탄 소품전 마고스의 경배 (사랑갤러리, 서울) | 하나님의 기쁨 라와 Lawah 展 (사랑갤러리, 서울) | 한울회 (인사아트센터, 서울) | 포이즌 (이즈갤러리, 서울) | 2013 | 원천교회 9인 초대전 (원천갤러리, 서울) | 싱가포르 재소자 자녀를 위한 성탄축하 자선전 (원천갤러리, 서울)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아름다운땅, 서울) | 사미선11회 정기전과 성탄 소품전 (사랑갤러리, 서울) | 한울회 (조선일보미술관, 서울) | 백석대 동문전 (예술의전당, 서울) | 2012 | 아트피스트 부스개인전 (밀알미술관, 서울)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10회 정기전, 성탄 소품전 (아름다운땅, 서울) | 2011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빛으로 오신 당신의 영원한 사랑 (아름다운땅, 서울) | 터展 새성전 건축기금마련전, (아름다운땅, 서울) | 사미선 제9회 정기전 꿈꾸는 자의 고백8 (아름다운땅, 서울) | 이마고데이전 (공평아트홀, 서울) | 2010 | 사미선 제8회 정기전 꿈꾸는 자의 고백7 (아름다운땅, 서울)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아름다운땅, 서울) | 서울홀리클럽 기독미술작가초대전 (유나이티드 갤러리, 서울) | 한러수교 20주년 기념 한러현대미술교류전 ‘EXCHANGE' (손니치 문화센터, 러시아) | 사랑의교회 미술인선교회와 지구촌교회 미술인선교회 교류전-라와(연합), (지구촌갤리, 경기도) | 2009 | 13인의 카드속 그림전 Letter From Heaven (아름다운땅, 서울)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빛으로 오신 당신의 영원한 사랑 (아름다운땅, 서울) | 사미선 제7회 정기전 꿈꾸는 자의 고백6 (아름다운땅, 서울) | 불우이웃돕기 소품전 향유옥합을 깨뜨리는 마음으로 (아름다운땅, 서울) | 크리스마스 소품전 마고스의 경배 (아름다운땅, 서울) | 프로클레임전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 2008 | 성탄축하 소품전 마고스의 경배 (아름다운땅, 서울) | 불우이웃 돕기전 향유옥합을 깨뜨리는 마음으로 (아름다운땅, 서울) | Drawing 언약 아래 認識과 意識전 (아름다운땅, 서울)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아름다운땅, 서울) | 사미선 제6회 정기전 꿈꾸는 자의 고백5 (아름다운땅, 서울) | 꽃 꽃 꽃 ─ Garden of Grace (아름다운땅, 서울) | 2007 | 평양 대부흥 100주년 기념전 양화진 - 그 歷史 위의 役事 (이화아트갤러리, 서울)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아름다운땅, 서울) | 사미선 제5회 정기전 꿈꾸는 자의 고백4 (아름다운땅, 서울) | 2006 | 사미선 초대전 생명의 땅을 밟다 (환 갤러리, 서울) | 사미선 부활절 기념전 (아름다운땅, 서울) | 사미선 제4회 정기전 꿈꾸는 자의 고백3 (아름다운땅, 서울)

 

현재 | 사랑의교회 미술인선교회 회장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문회 부회장 | 한국미술협회,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한울회, 백석기독교미술인선교회 회원

 

E-mail | sarangyang@hanmail.net

 

 
 

vol.20170524-양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