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균 초대展

 

" 山韻(산운) - 힘찬 산야의 울림 "

 

산운-숲_188x92cm_한지에 수묵_2016

 

 

장은선 갤러리

 

2017. 2. 1(수) ▶ 2017. 2. 18(토)

Opening 2017. 2. 1(수) pm 4-6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23-8 | T.02-730-3533

 

www.galleryjang.com

 

 

산운_96x55cm_한지에 수묵_2016

 

 

필묵과 인생 사이를 넘나드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의 세계

 

검은 그림자가 강을 건너올 때면 여전히 나는 산으로 눈을 돌린다. 어릴 때의 버릇이 아직도 남아있는 탓이다. 높은 산 맑은 물 사이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게, 저물녘의 이미지는 늘 검은 산 그림자가 강물에 어리는 모습으로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어디선가 까마귀 몇 마리가 하늘을 가로 질러가면 뒷산 언덕에 놓아주었던 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 풍경이 내 삶에 큰 그늘을 드리우면서 지금도 저물녘 산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된 것이다. 그러니 검은 그림자의 거대하고 막막한, 어쩌면 죽음과도 같은 아득함은 고향의 이미지이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드러내는 중요한 매체다. 저물녘의 검은 산을 좋아하는 버릇은 아마도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와 경계 사이를 떠돌면서 살아왔던 내 삶의 이력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신철균 교수의 산운(山韻) 시리즈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어린 시절의 검은 산 그림자를 경험했다. 내 미의식의 근원에 자리한 그림자는, 그것이 접속하는 맥락에 따라 숭고와 우아 사이를 유영하면서 새로운 미적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어떤 때는 큰 그림 앞에서 한참을 바라볼 때도 있었다. 검은 산을 표현한 속으로 힘찬 붓의 기운이 느껴질 때도 있었고, 마음 깊이 침잠하는 절대고요의 세계가 느껴질 때도 있었다. 내 삶의 맥락에 따라 신철균 교수의 그림은 다양한 모습과 의미로 내 마음에 파동을 일으켰다.

 

종이와 먹물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세계를 해명하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경계와 반(反)경계의 미학을 통해 그 세계를 엿보곤 한다. 먹물을 찍어 화선지 위에 선을 그으면 흰색과 검은색의 선명한 대비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 선을 가까이서 바라보면 종이의 결을 따라 스미는 먹의 흐름을 발견하게 된다. 누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된 것도 아니고 만들려고 마음 먹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자연스러움의 세계다. 매끄러운 공간과 홈 패인 공간의 절묘한 이중주가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곳에 작가의 기운이 더해지자 가슴을 울리는 거대한 산 그림자가 문득 눈앞에 우뚝 선다.

 

 

산운-달빛2_63x36cm_한지에 수묵_2017

 

 

사혁(謝赫)이 그림의 여섯 가지 법을 이야기했을 때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첫 번째로 들었다. 우주의 호흡을 표현하기 위해 시작된 ‘기(氣)’와 언어 저편의 울림을 말하는 ‘운(韻)’이 살아 꿈틀거리는 순간을 그렇게 말한 것이라면, 적공(積功)과 깨달음의 무수한 단계를 겪어야 비로소 한 발 재겨 디딜 수 있는 경지가 바로 기운생동의 세계일 것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묘오(妙悟)의 세계가 그 안에 담겨있어서 기운생동의 의미를 풀어내기는 어렵지만, 우주에 대한 작가의 감흥이 그림을 통해 감상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공명(共鳴)과 감동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리라. 명나라 도종의(陶宗儀)도 기운생동의 경지에서 나온 그림을 최고의 단계인 신품(神品)이라고 분류한 바 있다.

 

‘운(韻)’은 단순한 기교에서 발현되지 않는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어울림에서 오는 효과다. 서로 다른 사물들이 만났는데도 절묘하게 어울려서 새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거기에서 발현되는 울림이 바로 ‘운’이다. 서로 다른 소재,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경계들이 어울려서 만드는 지취(志趣)가 바로 ‘운’이다.

 

신철균 교수의 그림에는 분명히 자신만의 ‘운(韻)’이 스며있다. 검은 산 그림자 앞에서 깊은 울림을 받은 뒤 그러한 감동을 찾아 많은 그림을 만났지만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다. 그의 그림자는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었고, 잊혀 졌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었으며, 삶의 굽이마다 문득 삶의 감흥을 느끼게 하는 묘한 불꽃을 던지기도 했다. 그것은 아마도 필묵의 저편에 스며있는 기운(‘氣運’이 아니라 ‘氣韻’이다!)이 내 지친 삶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명확하게 경계를 나누지 않는 붓의 울림이 그런 힘을 준 것은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진한 먹의 흐름이 종이에 스미면서 만들어내는 절묘한 ‘경계-너머’가 만드는 짙은 그림자, 그것이 만드는 여백들이 신철균 교수의 그림에서 발견하는 내 나름의 예술적 즐거움이다. 미술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인문학도의 눈에, 그의 그림은 생동하는 기운을 품고 있는 산 그림자의 모습으로 보인다. 무수한 경계를 넘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면, 그의 그림은 그 숙명을 부드럽고 조화롭게 넘어서는 필묵 사이로 자연스러움을 배우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김풍기(강원대학교 교수)

 

 

산운-달빛_61x45cm_한지에 수묵_2016

 

 

강원대 교수이신 한국화작가 신철균 선생은 강원도의 울창한 산림풍경을 화폭에 담아왔다. 산간지역에서 자생하는 나무와 숲이 어우러지며 만드는 자연의 모습을 수묵으로 표현한다.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산림의 신비로움을 하얀 종이위에 단색의 먹을 이용하여 재현한다. 작가의 고향이며 삶과 생업의 터전인 강원도는 끊임없는 작업의 영감을 제공하는 작품의 발상지이자 모체이다.   

 

나무와 나무, 산과 산이 어깨동무하며 빚어내는 곡선미와 구릉과 구름이 연출하는 다양한 원근감 등 자연의 다채로움을 작가는 먹의 농담과 여백의 미를 활용하여 그려낸다. ‘매끄러운 공간과 홈 패인 공간의 절묘한 이중주가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곳에 작가의 기운이 더해지자 가슴을 울리는 거대한 산 그림자가 문득 눈앞에 우뚝 선다’며  평론가는 작품의 감상을 전한다. 아울러 무한한 힘의 근원인 자연을 마주한 인간의 겸허한 모습을 나타내는 신철균 선생의 수묵풍경화는 문명의 이기로 자연을 정복하려는 우리의 태도를 반성하게 한다.

작가의 작품들은 한국화의 고즈넉함과 멋을 잘 보여준다. 검정 먹이 물과 붓, 종이를 만나 스며듬, 번짐, 겹침 등의 표현 방법으로 백지위에 세밀한 모노톤 작품세계를 형성한다. 촘촘한 붓질이 그려내는 정확한 묘사와 먹물의 농담으로 표현된 원경의 조화는 대자연의 자유로움과 수묵의 원숙미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새해벽두 고향 산야의 힘찬 기운생동의 정기를 담은 흑백의 자연을 다양한 울림으로 멋지게 그려낸 신철균 선생의 신작 20여점이 장은선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신철균 교수는 강원대 미술교육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춘천미술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 박물관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 12회와 몽골 국립현대미술관 ‘몽골수교25주년기념 몽골초대전’, 일본 知足미술관 ‘현대한국수묵산수화전’ 등 여러 초대전과 단체전에 참가해왔다. 강원도문화상과 강원미술상을 수상했고 국립현대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미국 Southern Illinois University 박물관 등 다양한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강원도 문화재위원이다.

 

 

산운-숲_96x55cm_한지에 수묵_2016

 

 

산운-달밤_96x55cm_한지에 수묵_2017

 

 

산운-금병_96x55cm_한지에 수묵_2016

 

 

ㅁㅁㅁㅁㅁㅁㅁㅁㅁ신철균 초대展

ㅁㅁㅁㅁㅁㅁㅁㅁ2017.2.1(수)-2.18(토)

 

 

 

 

 

 
 

신철균 | 申澈均 | Shin. Cheolkyun

 

1980. 강원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 졸업 | 1983. 강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 1993. 백송화랑(서울) | 1996. 춘천미술관(춘천) | 1997.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서울) | 2000. 먹빛 산의 운치(공평아트센타,서울) | 2001. 먹빛으로 그리는 풍경(춘천미술관,춘천) | 2005. 먹빛으로 노을지다(이형아트센터,서울) |  2007 먹빛으로 노을진 산하(갤러리 해인방,대구) | 2011 먹빛으로 노을지다(일리노이주립대학 박물관,미국) |  2012 강원미술상 수상기념 초대전(춘천문화예술회관) | 2014 먹, 풍경 그리고 산운(갤러리한옥,서울) | 2015 먹빛으로 노을지다(갤러리4F,춘천) | 2016 화첩일기(송암아트리움,춘천) | 2017 장은선갤러리 초대전 (서울)

 

단체전 | 수묵화 새천년의 오늘전(공평아트센터. 서울) | 강원미술대전 초대전(춘천,강릉,원주) | 공평아트센터 개관기념초대전(서울) | 선 갤러리 개관기념 초대전(선갤러리. 서울) | 몽골수교25주년기념 몽골초대전(몽골 국립현대미술관) | 네팔수교40주년기념 초대전(네팔 국립미술관) | 인도네시아수교40주년기념 인도네시아초대전(인도네시아 국립미술관) | 韓.中 교수작품전(항주. 중국). 한일 교류전(일본 춘천) | 환동해권 4개국 미술작품전(중국,일본) | 현대한국수묵산수화전(일본 知足미술관) | 강원도문화상. 강원미술상 수상 | 강원대학교 문화예술대학장(2008~2009)

 

현재 | 강원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 강원도 문화재위원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 강원대학교 | 상명대학교 | 포항시립미술관 | 춘천시 | 춘천KBS | 토야마시 | Southern Illinois University박물관 | 대명리조트 등

 

 
 

vol.20170201-신철균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