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초대展

 

 

 

 

2016. 12. 3(토) ▶ 2017. 1. 26(금)

서울시 종로구 평창36길 20 | T.02-396-8744

 

 

 

 

이승철-2017년 제왕 수탉의 귀환展

 

이승철은 닭을 그린다. 이승철이 그리는 닭은 불안한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쉴 새 없이 모이를 먹는 우리와 가까운 그런 가축이 아니다. 이승철의 닭은 두 발로 단단히 땅을 지지하고 벼슬은 하늘을 향해있다. 눈을 화면을 뚫을 듯 앞을 응시한다. 이승철의 닭들은 통나무처럼 땅을 내딛는다. 부드러운 닭 벼슬은 단단하고 위엄 있는 왕관이 되어 하늘을 향해 뻗어있다. 희고 갈색인 닭은 온갖 색으로 강렬하게 치장했다. 현시대를 깨우듯, 잘못을 꾸짖듯, 거친 붓 자국은 화면을 찍어 내리고 있다. 선의 원시성이 폭발한다. 미술평론가 전혜정씨는 이승철의 닭은 인간에게 길들여졌으면서도 그 본연의 원시성을 잃고 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 프리미티비즘(Primitivism)은 거친 표현 속에 숨어있는 강건한 건강성이다. 우리는 왕관과 같은 닭의 벼슬에서 강렬한 권위를 본다. 닭의 권위는 닭이 스스로의 책임을 다하는 데에서 유래한다. 암탉과 그 알을 지키고 새벽을 깨우는 닭의 모습은 그래서 건강한 권위의 상징이 된다. 이승철의 닭이 바라는 것은 건강한 삶의 에너지이다. 원시적인 건강함이며, 나와 내 가족, 내 국가를 지키려는 강력한 권위이다. 그 힘은 사라지지 않았다. 제왕이 돌아왔다.    

 

프랑스 평론가  장루이는 이승철 작가의 작업은 2017년 십이간지 중 ‘닭의 해’(정유년丁酉年)를 준비한 셈이다. 십이간지는 우화적이고 상징적인 방법을 통해 우리의 정신적, 정서적인 영역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철학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이다. 작가 이승철은 작업의 대상을 바라보는 화가로서의 예민한 의식을 통해 닭이라는 동물의 신비 속에 기꺼이 뛰어들었다. 그렇게 화가의 ‘그린다’는 행위는 실제세계에서 가져 온 형상이나 소재들을 종국에는 상징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화가는 문화의 영역에서 마술사나 무속인과도 맥을 같이하는 요소가 있다. 말하자면 막막한 미래에 대한 설명을 구하는 능동적인 몽상가라고나 할까. 그러한 정신적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작가는 마술적인 변형을 적용해 자신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구상적 요소들을 상징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이승철의 그림 속에서 수탉은 당당한 제왕이다. 수탉의 머리에는 왕관과도 같은 닭벼슬이 있으며 뾰족하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대지를 꽉 움켜쥔 것 같은 모습은 세상을 호령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 같다. 수탉은 절대적인 권력과 원기왕성함의 상징이다. 그림 속에서 닭은 이제 상징이 되었고, 우리는 그림 속의 닭을 바라보다 오히려 닭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말하자면 신비로운 마법의 닭, 주술적인 닭으로 말이다. 제왕 수탉의 귀환展은 종로구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에서 2017년 1월 26일까지 열린다.

 

 

 

 

 

 

 

 

 

 

 

 

 

 

이승철 작가

 

 
 

 

 
 

vol.20161203-이승철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