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월전미술문화재단 선정작가 초대전

 

최성훈 展

 

" 산천풍운 山川風韻 "

 

불영계곡_32x64cm

 

 

 

2016. 11. 10(목) ▶ 2016. 11. 21(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83 | T.02-732-3777

 

 

독락정_33x90cm

 

 

최성훈의 사의적寫意的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

 

병산屛山 최성훈崔成勳은 1980년대 이래 줄곧 산수화의 창작에 매진해왔다. 그간 최성훈에게 있어 산수는 그의 작품세계에 있어서 제재이자 주제였다. 즉 산수가 표현의 대상이었을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산수가 아주 오래 전부터 동아시아의 회화에 있어서 미美의 정수이자 담지체擔持體로 여겨져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성훈 역시 이를 머리와 마음으로 인지하고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간 최성훈이 산수화를 통해 추구했던 것은 실제 경치를 현장에서의 사생寫生을 통해 화폭에 담아냄으로써 생동감을 살리는 한편 그 요체要諦를 그려내는 것이었다. 즉 ‘산수의 전신傳神’을 목표로 한 것이다. 또 동아시아 회화의 핵심인 필묵筆墨의 적극적이고도 다양한 활용 역시 그에게는 중요한 요소였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그의 산수화는 전통시대 문인화가文人畵家들의 산수화와 맥이 닿아있다. 그의 작품이 상당히 전통적 성향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강한 현장감이 조용히 압축되어있다는 점은 새로운 요소이기도 하다.

 

이번 “산천풍운山川風韻”전에 선보이는 작품 역시 산수화이다. 2004년 개인전의 출품작을 통해서 최성훈의 작품 경향을 보면 이번 전시의 출품작과는 차이가 있다. 일점투시에 근거한 구도를 통해 화면의 사실성을 강화하는 한편 담채를 곳곳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운율감 넘치는 먹과의 조화를 꾀한 <가을서정>, <성균관의 늦가을> 등의 작품은 당시 작품세계의 일면을 보여준다. 또한 사찰, 촌가, 탑 등의 건축물을 꼼꼼한 필치로 그려내어 화면의 초점으로 삼고, 주변 자연경관과 대비시켰던 점도 당시 작품의 중요한 특징이었다.

 

 

風韻(풍운)(中.德天)_33x90cm

 

 

이번 전시는 최성훈에게 있어서 4년만의 개인전으로 그의 산수화의 새로운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조용하면서도 큰 변화가 반영되어있다. 우선 채색이 거의 배제된 면을 꼽을 수 있다. <어떤 풍경>, <어떤 가을>, <청풍淸風>처럼 담채가 사용된 경우도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이며, 이번 출품작은 모두 먹이 중점적으로 활용되었다. 이 때문에 화면에 보이는 산, 바위, 나무 등에 보이는 필선이 서예의 필획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먹의 적극적 활용과 “서예와 회화는 뿌리가 같다(서화동원書畵同源)”며 서예적 필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전통시대 문인화의 이상理想과도 연결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이전 작품에 비해 물기가 적은 먹이 사용되어 까칠한 필선과 비백飛白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이 역시 “먹을 금처럼 아끼라(석묵여금惜墨如金)”고 했던 문인화적 태도와 맥을 함께 하는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그의 작품 성향이 문인화의 지향과 같아진 셈이다.

 

이는 최성훈이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그가 동아시아의 근원적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변화일 것이다. 세세한 필획에 의한 묘사가 줄고, 여백의 비중이 커진 점, 인공의 건축물보다 자연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진 점, 원근의 표현을 순화시킨 점 또한 같은 맥락에서 발생한 변화들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보면 최성훈이 화력畵歷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실경이라는 동일한 제재를 다루어왔음에도 작품의 지향이나 성격에 있어서는 큰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다. 즉 실경의 시각적 사실성에서 실경의 내재적 사실성으로 그 초점이 달라진 것이다. 이것이 조형적 변화의 직접적 계기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최성훈은 더 이상 실경에서 시각적 아름다움을 구하지 않는다. 아니 시각적 아름다움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이젠 실경에서 느껴지는 산수의 본질과 이에 반응하는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이 때문에 <풍운風韻>과 같은 작품이 많지 않은 묘사로 넓은 여백에 그려졌음에도 실질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최성훈의 작품을 사의적寫意的 실경산수화라 지칭할 수 있는 이유이다. 이제 그에게는 눈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자연을 바라보고, 이를 통해 본질의 본질을 추출한 뒤, 조형적으로 더 이상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화면을 구축하는 과제가 남았다. 지금까지 밟아온 최성훈 작품의 여정을 살펴본다면 이는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일 것이다. 이제 그의 열정을 믿고 기다려보는 일이 남았다.

 

장 준 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

 

 

風韻(풍운)_64x142cm

 

 

風韻(풍운)_68x134cm

 

 

비 바람 구름_65x94cm

 

 
 

최성훈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 9회

 

전통산수화 소장작가전 (국립현대미술관) | 한국의 자연전 (서울시립미술관) | 한국대학교수작품전 (단원미술관) | 한국현대 수묵 산수화전 (지족 미술관 일본) | 2006, 2007 상해아트페어 (상해 무역관) | 후소회전 (공평아트센터 외)등 단체전 300여회

 

현재 | 성균관대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E-mail | choish@skku.edu

 

 
 

vol.20161110-최성훈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