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주 展

 

" 기억의 편린들....  (Fragments of memory....) "

 

갈등_53.0x33.4cm_oil on canvas_2015

 

 

 

가나아트스페이스

 

2016. 9. 21(수) ▶ 2016. 9. 27(화)

Opening 2016. 9. 21(수) PM 6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6 | T.02-734-1333

 

www.ganaartspace.com

 

 

 

꿈의 대화 2016 90.9x60.6cm oil on canvas

 

 

기억의 편린들 ....

 

어릴 적 외갓집에 가면 제일 먼저 느끼는 것은 바로 냄새다. 커다란 통나무가 쌓여있는 제재소 옆길을 지나 철길에 접어들면 톱밥냄새와 비릿한 바다내음이 뒤섞인 야릇한 냄새를 풍긴다. 왠지 나는 그 냄새가 참 좋았다. 그 곳은 전쟁으로 인해 고향을 떠나 임시로 자리 잡은 판자촌이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좁은 골목길은 언제나 아이들의 딱지치기로 정신이 없다. 그곳엔 아름다운 부둣가가 있으며 나는 자주 삼촌의 손을 잡고 물고기를 보러 갔다. 부둣가는 언제나 즐비했으며 커다란 고무다라엔 싱싱한 생선들이 탈출을 감행하기 위해 꿈틀거렸고 생선비닐은  찬란한 햇빛에 반짝거렸다. 그래서 언제나 밥상엔 생선조림과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굴이 늘 올라와 있던 기억이 난다. 서울서 나고 자란 내게 있어 외갓집의 공간은 색다른 기억의 공간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지금의 일상들이 먼 훗날 과거의 기억들로 남는 것처럼......

 

모든 것이 부질없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죽음을 떠올린다. 삶은 늘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야 함을 알면서도 절망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무엇을 위해 나는 그림을 그릴까? 그리고 또 여러 해가 지나갔다. 민낯이 두려워 화장대 앞에 서서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치장을 하다 다시 지우기를 여러 번 순간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리고 다시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든다. 지난 시간 기억의 편린들이 헛되지 않았기에 슬픔과 기쁨의 다양한 색들을 화폭에 담는다.  마치 버지니아 울프가 결코 안전하게 닿을 수 없는 우리 존재의 핵심을 가부장적 사회에 반기를 들어 여성 스스로의 내면을 제이콥 이라는 인물에 우회적으로 대치시켰던 것처럼, 버지니아 울프는 나에게 현재를 바로 보는 능력과 삶의 방향을 제시 해줄 뿐 아니라 정신적 안식과 공간으로 내게 남는다. 이제 모든 불빛이 꺼지고 달도 지고 무서운 어둠이 나를 잠식해 올지라도 나의 마음은 고요할 것이다. 나무가 꽃을 피우고 또 다시 열매를 맺고 잎을 불사르는 여정처럼 나도 여전히 삶의 가치를 부여잡고 오늘도 희망의 책장을 넘기고 싶다.

 

무언가 아는 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되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부족함이 많은 것을 숨길 수 없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외면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진실성을 구분하는 일이 아닐까?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사물을 박진감 있게 그린다 해도 진실이 담기지 않은 그림은 참다운 그림이라 말할 수 없다. 민낯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지를 새삼 또 느끼며 붓을 든다. 기억의 편린들로 가득한 본인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의 삶이며, 작은 깨달음의 표현이자 우리가 꿈꾸는 이상세계의 바램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색을 통한 이야기들 속에서 기쁨과 희망이 가득하길 바란다. 고통과 죽음의 두려움 사이에서 서성거리며 가는 우리의 삶을 초라하고 외롭지 않게 관계 맺길 바라며. 또한 어설픈 우리네 세상 이야기들을 디오니소스의 여유로운 시선으로 애절하고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앞으로의 여정 또한 생각의 방을 지나 망각의 강을 건너 깃털처럼 자유롭게 영혼의 바다를 헤엄쳐 갈 것이다. 끝으로 부족함을 한결같은 사랑으로 용기와 희망을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2016년. 9월. 신 현주

 

 

능소화1_150.0x72.7cm_oil on canvas_2016

 

 

동물의 왕국_162.2x112.1cm_oil on canvas_2016

 

 

추억 여행_72.7x50.0cm_oil on canvas_2016

 

 

회색도시_90.9x60.6cm_oil on canvas_2015

 

 
 

신현주

 

2016년  가나 스페이스  (서울) | 2014년  가나 인사아트센타(서울)

 

초대 및 개인부스전 | 2016년 의정부 아트페스티발 초대전(예술의전당) | 2015년 부산 국제아트페어 개인 부수전(BIAF) | 2015년 KOPA 2015 아트페어 (COEX)서울 | 2015년 의정부 아트페스티발 초대전(예술의전당) | 2011년 대한민국 미술인의향연전 그 외 단체전

  

현재 | 한국미협

 

 
 

vol.20160921-신현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