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원 展

 

" REASON OF EXISTENCE "

 

GO WITH_200x135cm_ceramic_2016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

 

2016. 6. 28(화) ▶ 2016. 7. 3(일)

Opening 2016. 6. 28(화) PM 5:30

대구광역시 수성구 무학로 180 | T.053-668-1800

 

 

Blue

 

 

원형상圓形像을 통한 ‘존재의 이유’

 

  인류의 삶을 지탱하는 일상의 수리학(數理學)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원(圓)’이라는 기호는 평면 위의 한 점(點)에서 일정한 거리에 있는 점들로 이루어진 곡선, 즉 동그라미를 뜻하는 학술적 개념이다.

 그러나 태초 이래 인류가 활용해온 생활교서(敎書)에는 시공(時空)을 초월한 원심(圓心)으로 천체(天體)가 돌아가는 대우주(하늘)의 시작과 끝이 없는 불멸의 정신개벽을‘원’의 구성 원리로 삼았다. 하여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원’의 개념에서 출발하여“숫자로 자연을 다스린다”고 했다. 바로 원은 인류문명의 발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천동설과 천문학의 시원(始原)이다.

 조각가 이정원은 그러한 고대 형이상학과 현대의 실용주의를 넘나들며 자아(自我)의식 또는 무의식과 내적 감정을 끊임없이 교류하면서‘원’의 테두리 안에서 자연과 만물의 실재를 조형기법으로 원형상(圓形像)을 새겨온  작가다. 그는 사전에 치밀한 구상과 계획을 세우고 작업에 들어가는 여느 작가들과는 달리 자신이 알지 못하는, 또한 알 수 없는 이른바 ‘미지의 세계’인 대우주와 자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작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애초부터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이 진행하는 작업은 완성도에서 어떠한 결론으로 매듭지어질 지 알 수 없지만 스스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작업에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적 형상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무의식과 의식의 놀이처럼 느껴지고 새로운 조합에 따른 기대감 때문이다.

 작가가 체험하는 무의식 세계는 무엇보다 조형언어를 발견하는 인식의 장(場)이 될 뿐 아니라 자신과의 내적 소통과 창조의 모티브를 가능케 해준다. 그래선지‘원’을 통해 내적 형상을 발견하고 이를 다시 작품‘원형’으로 가시화 하는 과정에서 무의식 세계를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무의식은 테두리 안에 있는 모든 구조들을 통합시키는 방향성을 지향하며‘원’의 형상을 통하여 인생에 대한 존재 이유를 작품으로 담아낸다.

 

 

CIRCLE-GREEN_50cm_ceramic_2015

 

 

 이러한 무의식의 작용은 실제 작업을 진행하면서 끊임없이 체험하게 되고 ‘원’의 형상은 단지 외적 적응을 위한 최소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를 시작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 전체 내적 형상을 대상으로 표현력을 높여간다. 각 단계마다 내적 형상은 점차 변화되어 작가 자신의 모습으로 완성도가 갖추어지고 의식화 된 무의식의 세계 또한 확대되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원’은 구체적 대상체로서가 아니라 내부에서 순수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로 작용하여 기하학적 추상으로 시각적 메타포를 완성해 가게 마련이다. 하여 전체적인 형상이 아닌 무의식 세계 속에서 건져낸 원자구조와 같은 작은 이미지의 조각을 화면 안에서 구성하게 되고 내부에서 건져낸 형상으로 외부의 의식세계에서 조형원리를 기초로 내적 형상을 조율하고 묘한 감흥까지 일으키게 된다.

 그가 주로 추구해온 모티브‘원(Circle)’에 대한‘아키타입(原型象徵․Archetype)’은 시대와 동서양을 막론하고 완전성과 초월성을 추구하는 무한대(無限大)의 보편적인 가치와 형태로 인식되어 왔다. 때문에 태초 이래 인류의 정신세계를 다양한 형태로 창조할 수 있는 조형 발상의 원천으로 많은 예술작품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특히 아키타입 가운데 철학적으로 가장 성숙된 상징은 시작과 끝이 없는 단순한‘원형(圓形)’의 완벽성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리투스(Heraclitus)는 출발점이 되기도 하고 완결성의 의미도 내포한 ‘원’의 형상을 가리켜 “시작과 끝은 한 가지다”라고 했다.

 이렇듯‘원’의 형태는 태곳적부터 인류에게 미학적 가치를 부여하였으며 억겁의 세월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하나의 유기적인 체계를 이루는 초월적 전체성(全體性․Totality )이라는 의미로 발전되어 왔다.

 작가 이정원은 이러한‘원’의 형상을 도조(陶彫)기법으로 표현하였다.

‘도조’는 세라믹 스컬프쳐(Ceramic Sculpture)의 번역어로 도자조각(陶磁彫刻)의 줄임말이다. 이는 조각의 영향을 받은 현대도예의 조형성을 지칭하는 오브제 도예, 조형도자 등과 함께 쓰이기도 하였다.

‘불’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다.‘불’은 형태를 바꾸고 색상을 바꾸고, 질감을 바꾸고, 냄새를 바꾸고, 오감으로 감지되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세상만물이 생성하고 윤회(輪廻)하는 음양오행의 순환원리와 같다.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인류의 역사는 흙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얘기다.  

 

 

MY STORY-1_21x50cm_ceramic_2015

 

 

 그런 의미에서 작가 이정원의 도조 작업은 가장 자연스럽게 시작되어 자연의 아늑한 품으로 돌아가는 데 창작의 목표를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흙을 반죽하고 빚고 굽고 유약을 바르고 다시 굽고 만족스럽지 못하면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새롭게 성형하기를 반복한다. 흙이 지닌 무한한 생명력과 이를 매개로 한 도자예술은 현대적 개념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변화와 발전적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이 설치된 공간에는 조각의 의미를 찾고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성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도자예술은 흙으로 빚는 대표적인 공예기법이다. 하지만 조각분야에서 흙은 주물을 위한 원형을 제작하는 데 그치거나 에스키스를 하는 역할에 머무르게 마련이다. 흙에 대한 물성과 성형과정, 그리고 건조, 소성(燒成) 과정에서 일어나는 조각적인 요소로 발전할 재료로서의 역할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각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뜻 깊은 활동 중의 하나로 평가할 수 있는 문화예술이다. 그 조각예술의 표현 대상으로 사용하는 점토는 동서고금을 통하여 인간의 창작의지를 표출시키는 가장 중요한 재료로 존재해 왔으며 거기에 담겨 있는 정신적 실체는 형이상학을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원형’이 인류의 삶에 성공적인 상징 언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완결성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정신세계와 서로 부합하기 때문이다.

 작가 이정원의 조형의지는 결론적으로 말해‘원’의 구성 원리인 자연의 본질과 그 자연에서 생성하는 만휘군상(萬彙群象)의 순수한 형상을 구현해보고자 하는 집념에서 도조적 표현력에 천착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미애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 팀장 ·미술학 박사)

 

 

With the wind

 

 

YOUTH-BLUE_24x223cm_ceramic_2016

 

 
 

이정원 | Lee, Joung Won

 

선화예술고등학교 졸업 (85) |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89) |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93)

 

MBC구상조각대전 (무역센터) | 선후전 (예술의전당) | 선화34인전(청남갤러리) | 이화조각전 (덕원갤러리)(인사아트센타)(갤러리Meme) | 노원미술협회창립초대전 (서울온천) | 선화동문전3회 (공평갤러리) (동덕갤러리) | 한국조각가 협회전2회 (서울시립미술관) (코사스페이스갤러리) | 이대미대동문전9회 (봉산문화회관),(수성아트피아),(G갤러리) | Ewha Alumni Sculpture Art Exhibition (Lynn J.Gallery) | Women in motion (Lorang Fine Art Gallery) | 2015 GIAF 경남국제아트페어 (창원컨벤션센터) | GIAF연장전(소나무갤러리) | 2015 한국미술 새바람전 (한전 아트센터 기획전시관) | 2015 서울아트쇼(코엑스) | 2015 선화인 나눔전(space선)

 

한국조각가협회회원, 이화조각전회원, 녹미전회원

 

E-mail | yidl85@hanmail.net

 

 
 

vol.20160628-이정원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