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신 초대展

 

157912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53x72.7cm_Acrylic on canvas_2016

 

 

2016. 4. 21(목) ▶ 2016. 5. 4(수)

대전시 유성구 봉명서로 7-12번지 | T.042-825-7187

 

 

153591-1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116.7x91cm_Acrylic on canvas_2015

 

 

이영신의 ‘꿈꾸는 여인’

 

이영신의 그림에는 화관을 쓴 여인들이 상수(常數)로 등장한다. 머리는 행복을 상징하는 예쁜 꽃으로 곱게 단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는 잔치집처럼 떠들썩하다. 두 손을 가슴에 얹거나 귀를 틀어막고 열창하는 모습에서 흥겨운 한때를 보내는 여인을 떠올리게 한다. 얼굴에는 중년티가 묻어나지만 그들의 해맑은 표정에는 고사리만한 손에 빨간 봉숭아물을 들이고 책갈피에 은행잎을 끼우며 낭만을 즐겼던, 꿈 많았던 소녀시절을 엿볼 수 있다.

그의 노래하는 여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도 2회 개인전때부터 그 낌새를 엿볼 수 있는데 그 무렵에는 남녀가 입맞춤을 하는 등 행복한 여인이 모습을 그렸다가 이듬해인 2007년 “오페라 하우스를 가다”란 주제로 가진 전시에서는 본격적으로 여인(들)이 독창을 하거나 합창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힘껏 내지르는 모습인데 즐겁고 환한 표정에서 절로 그들의 행복감이 전해질 것만같다. 2010년의 개인전도 같은 양상을 띠었다. 그때 전시에선 복스럽게 생긴 여인들이 화관을 쓰거나 머리를 말아올린 채 합창에 열중이다. 꿈과 열정을 담아 노래하는 여인들이란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개인전의 레퍼토리 역시 노래하는 여인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종래의 인물 중심에서 탈피해 머리에 치장을 화려하게 하고 색동 무늬와 같은 추상적 패턴을 기용하는 등 조형문제에 좀더 주의를 기울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대체로 노래하는 여인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이영신은 왜 이처럼 노래하는 여인에 주목하는 걸까? 그의 초기작품에 나타난 여인들은 건조한 삶과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을 표출했다면 제3회전부터는 자신의 꿈을 키우고 간직하며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살아가는 여인을 표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에 따르면, “TV 드라마에서처럼 누구는 주인공이고 누구는 엑스트라가 될 수 없다. 모두가 각자 인생의 주인공들로서 인간의 관계성에 따라 서로의 고유 색깔이 정해질 뿐이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흔히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의 실재와는 상관없이 어떤 지위에 있느냐, 얼마나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대부분은 그렇게 판단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작가는 그것이 잘못된 인식임을 확언하고 있다.

 

 

157914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45.5x38cm_Acrylic on canvas_2016

 

 

그의 그림에서는 누구나 다 평등하다. 모두가 주인공이며 역할은 노래부르는 일이다. 두 눈을 부릅뜬 여인, 목청껏 노래하는 여인, 눈꼬리를 치켜올리거나 예쁘게 보이려고 입모양을 억지로 오므린 사람 등 익살과 유머감각이 넘친다. 어떤 비극조차도 그림에 있어선 희극으로 바꿀 수 있는 여유와 풍부함을 선사한다.

폴 투리니에(Paul Tourier)는 ‘꿈꾸는 어른’이란 책에서 인간의 불행은 현대사회의 인간성 상실에서 원인을 찾았다. 모든 사람이 ‘기술적인 시각’으로만 문제를 보는 바람에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논지이다. 가령 성에 대한 지침서를 읽을 경우 어떻게 사랑을 나눌 것인가 하는 것은 없고 기술적인 묘사만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기술적인 요령’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맡기는 하나의 약속임을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술은 필요하지만 그것은 사물의 한 단면이며, 그 일면조차도 비인간적인 단면임을 직시하라고 요구한다.

이영신의 그림을 보면 현실의 어떤 중압감도 이겨나갈 힘이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 추측하게 된다. 노래를 부르는 일이 즐거워서 일까? 노래하는 일은 표피적인 현상일뿐 본질은 아니다. 더 깊은 실재와 더 넓은 배경이 있을 것이다. 루벰 알레스(Rubem Alves)는 “소망은 미래를 향한 음악이며, 믿음은 그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필자가 보기에 여인들은 소망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며 믿음의 여인들이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영혼이 없는 세계는 권태를 내뿜고 권태는 사람들을 고뇌로 이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157916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41x53cm_Acrylic on canvas_2016

 

 

소망을 따라 사는 사람들은 반대로 내적인 충만함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것은 자신의 개인적 통찰과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앎이며 평범한 교육과정을 통해서는 전달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림에선 내적 충만은 리드미컬한 붓놀림과 화려한 칼라로 나타난다. 주인공의 상태를 나타내는 머리는 짧은 터치로 점철되어 있다. 색깔도 온갖 화사한 색상이 다 동원된다. 머리카락을 나타냈다고 보기에는 그 표현이 실재와 거리감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표현은 주인공의 즐거운 마음상태를 전달하려는 기호쯤으로 이해된다. 그것은 튼튼한 삶의 구조에 합류되었을 때나 가능한 만족감이 아닐까. 작가는 무엇을 바라보는가가 무엇을 쟁취하였는가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은연중 강조하고 있다.

어찌 영혼보다 물질이 중요하겠는가. 욕망을 위한 경쟁속에서 우리는 삶의 중요한 부분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계속 앞으로만 달음질치는 경향이 있다. 생각으로는 이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행동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투리니에의 말이 아니더라도 생각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행동과 생각이 서로 발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마치 보행자의 두 다리처럼 행동과 생각이 같이 앞으로 움직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노래부르는 여인들이야말로 생각과 행동이 같이 가는 사람들이며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장본인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사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신나게 꿈을 ‘부르고’ 있는 중이다. <꿈꾸는 여인>이란 타이틀을 붙인 것도 따지고 보면 꿈과 소망을 동경하며 그것의 리듬에 맞추어 살고 있는 것을 형용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물질에 집착하지도, 경쟁에 동요하지도 않기에 그들은 행복할 수가 있다. 웃음은 얼마나 인생의 소중한 활력소인가. 그들은 아예 함박웃음을 달고 산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소망의 아리아이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위로와 희망을 갖게 한다. 이영신이 원하는 것이 이것뿐일까? 아니다. 나는 이것보다 더 큰 것을 작가가 원한다고 본다. 누구나 그림의 주인공처럼 인생의 무대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노래 부르는 여인들이 찬란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서성록 (평론가,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157915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31.8x41cm_Acrylic on canvas_2016

 

 

꿈꾸는 여인- 꿈을 부르다

 

꿈을 찾아 집을 나섰습니다.

석양이 비취는 어느 날

너무 멀어져서 다시 돌아오는 길을 잃지 않도록

추억의 길 옆에 아름다운 꿈이 담긴 조약돌을 하나씩 놓고 갑니다.

 

인생이라는 함께 가는 길 위에서

내 인생의 힘듦과 지침을 고백할 때

누군가 내 등을 두드려 줌과 같이

세상을 향해서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분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제 그림을 보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꿈꾸는

그런 꿈을 부릅니다.

 

이영신 작가노트

 

 

130907 꿈꾸는여인- 꿈을부르다_91x116.7cm_Acrylic on canvas_2013

 

 
 

이영신 | LEE, Young-Shin

 

이화여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입학 및 졸업

 

개인전 및 개인부스전 | 19회 | 한국, 말레이시아 | 갤러리 메르헨, 갤러리 그린홀리데이, 여미갤러리, 갤러리토스트, Gallery Plug Factory(Korea), 이브갤러리,  카페크렘, 인터블고 미술관, 남이섬 노래박물관, 리더스갤러리수, 아산병원갤러리,  인사아트센타, 인사갤러리, 관훈미술관, 지구촌갤러리, ARTSERI Gallery(Kuala Lumpr), 대전무역회관, 예술의 전당, 남이섬 호텔 이영신작가방

 

개인전 | 2016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 갤러리메르헨, 대전 | 2016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 그린 홀리데이, 강화도 | 2015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 여미갤러리, 서산 | 2015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 갤러리토스트, 서울 | 2014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 Gallery Plug Factory, Korea | 2013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 이브갤러리, 서울 | 2013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   카페크렘, 서울 | 2013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  인터블고 미술관, 대구 | 2012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  남이섬 노래박물관, 가평 | 2012 꿈꾸는 여인-The Dreaming Woman says, "You are So beautiful."  리더스갤러리수, 서울 | 2010 꿈꾸는 여인-The day, There,  아산병원갤러리, 서울 | 2007 꿈꾸는 여인-오페라하우스가다(The Dreaming Woman-on the stage),  인사아트센타, 서울 | 2006 꿈꾸는 여인(The Dreaming Woman), 인사갤러리, 서울 | 1996 새(The Bird), 관훈미술관, 서울

 

개인부스전 | 2015 부부전 (지구촌갤러리 수지 & 분당) | 2014 남이섬후원,말레이지아초청 부부전 (ARTSERI Gallery, Kuala Lumpr) | 2013 대전국제아트쇼2013 (대전무역회관) | 2012 아트뉴웨이브부스전 (예술의 전당, 서울) | 2012~상설   남이섬 호텔 이영신작가방 (남이섬, 가평)

 

아트페어 및 단체전 | 110여회 | 한국, 일본, 싱가폴, 말레이지아 | Plug Factory 상설전(일본), 싱가포르재소자 자녀를 위한 자선전(싱가포르), ARTISERI opening art exhibition(쿠알라룸푸르), Apart Art Fair(싱가포르), 말레이지아 아트 엑스포(쿠알라룸푸르), 3인전, 한일미술문화교류전(일본), 아트미션전, 현대미술 41인전(박수근미술관), 강동미협 아트페스티벌,  신이화전, 이서전, 한강의 흐름전, 강동여성작가전, 유나이티드 아트페스티벌 대상전, 대한민국미술대전, 녹미회전, 이화기독미술인전, 남부현대미술제, 국제교감예술제, INNER PROCESS전, 미술세계대상전, 갤러리아쿠아 초대 단체전

         

작품소장 | 한국산업은행 | (주)수성엔지니어링 | 남이섬이영신작가방 | 산의산화덕구이 |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 대구경북자동차부품진흥공단 | 이브자리 | Seri Pacific Hotel(Kuala Lumpur) | 개인소장 다수

 

작품동영상 | https://youtu.be/-4d8pZle66g (2Min.) | https://youtu.be/IECqCJUC9dU (2Min.)

 

 
 

vol.20160421-이영신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