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빈 26th 개인전 가온갤러리 초대

 

김가빈 초대展

 

Fish Rhapsody-fr161_60x53cm_세라믹스, 칠보, 유리, 아크릴, 장지, 비단

 

 

 

 

2016. 3. 16(수) ▶ 2016. 3. 26(토)

인천광역시 중구 자유공원로 12 | T.032-777-9140

* 본 전시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사업입니다.

 

www.iecs.go.kr

 

 

 

Fish Rhapsody-fr164_60x30cm_세라믹스, 칠보, 유리,아크릴, 장지, 비단

 

 

김가빈의 자연과 삶, 그 고귀하고 행복한 연(緣)

-색과 이미지로 짓는 관계의 보석 같은 영롱함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향한 작가 김가빈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자연과 삶에서 느끼는 다양한 심상들을 칠보와 도자라는 거푸집에 가둔 채 순수조형으로서의 가치를 추구해온 그의 예술은 형식적이고 구조적인 것, 획일적인 것으로부터의 탈피로부터 싹을 틔웠으며, 생명력에 관한 담론을 조형적 틀 내에서 거둬왔다. 특히 그의 근작들은 우리네 삶의 여로를 관통하는 획득과 비움, 생사의 소멸과 기억, 현실을 밑동으로 한 여러 단상을 포함한 아름다운 ‘관계’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이는 일일이 불에 담금질하여 완성되는 정성만큼이나 우리의 삶의 많은 이야기들을 투사하는데, 그 내레이션 아래 표상된 꽃과 나무, 나비 등의 오브제는 우리와 작가 자신의 자아를 훑는 조형언어이자 표피적인 시선의 고정과는 다른 내적인 본질에 대한 물음에 방점이 있음을 가리킨다.(홍경한 미술평론가)-

 

○ 작가 김가빈 작업의 시각적 특징은 광휘에 찬 색깔, 그 현란함에 있다. 다양하다고 평가하기엔 부족할 정도로 그는 곱디고운 색으로 자신의 감성을 대리하고, 보는 이들의 미감을 일깨우며 공간감을 연출하거나 묘사를 일궈낸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이미지는 생동감 있게 화면에 부유한다. 지속적으로 담아온 소재인 꽃이나 나무 등과 친밀하고 유효한 거리를 유지한 채 화자와 타자 간 미적 감흥의 잇는 매개로 작동한다. 즉, 그에게 있어 색과 이미지는 관자의 시선을 유도하는 가시적 장치이자, 함의된 내용과 연계된 의도된 언어로 자리하며, 미학적으론 회화적 지층을 뚫고 일어서는 조형요소의 한 지류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작가 작업의 내적 특징은 마음 한편 어딘가에 묻혀있던 심상의 흔적들이 화면 위로 돌출되면서 기존 전통채색화를 벗어난 형식미와 고답적 원칙들을 배척한다는 사실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심상이란 공간성과 시간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공간이 지닌 유무형의 개념을 관통하고 공간자체의 특성에 대한 서술을 바탕으로 한다. 이 부분은 인식 가능한 형상을 지닌 그의 그림 속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표현의 적시성을 위한 대상의 명확성에서 확연히 두드러진다.

그의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는 작화적 시점에서 진행되는 공간의 재구성이다. 작가의 섬세한 조율과 공력에 의한 공간의 재조립은 근본적으로 재배열과 재해석을 통해 이뤄진다. 사각과 원형, 추상화적인 단순한 배경 위에 컬러를 입히고 다시 그 위에 손으로 하나씩 다듬어 똑 같은 모양이 없는 꽃과 화병, 나무와 나비 등을 방생한다. 자연적이면서 도시적인 이 표상들은 비획일적이지만 세련된 배경과 어우러지면서 과거의 공간과 현재의 공간을 잉태하고, 시간의 흐름마저 정지시킨다.  

이러한 조형방식은 차원이 다른 세계가 일체를 형성하는 형국으로 전개되고 타자들에게 익숙하지만 또 다른 층위의 감성을 제공한다. 의미론적으로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탈현실이라는 두 차원을 연결 짓는 실질적 고리이며, 시공의 배열에 따른 ‘차이’의 증좌이기도 하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현재와 과거를 덮는 그리드(grid)와 갈음된다. 평범한 것을 고귀한 것으로 치환하는 예민한 독해와 삶에 대한 깊은 애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질료와 색감, 이미지의 결합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표현하려는 예술적, 기술적 가능성과 맞닿아 있다. 단순한 구도, 간결한 형태, 화사한 색을 통한 화두를 효과적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도 기실 이와 같은 애정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완성된 회화적 공간, 표면적 가시화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가치를 획득하게 되는 주요 원인이 된다.

 

 

Fish Rhapsody-fr165_60x30cm_세라믹스, 칠보, 유리, 아크릴, 장지, 비단

 

 

○ 누군가 시도 하지 않은 작업에 연속성을 부여한다는 건 쉽지 않다. 이미 자리 잡은 채색화로 세속으로부터의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음에도 그것의 습속을 거부한 채 빼어난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으로 없던 길을 걷기란 때로 무모하다. 아니, 대개는 보다 편하고 안락한 쪽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고행이 수반됨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탓이다. 하지만 김가빈은 20여년 가까이 끝없는 변화를 추구하며 새로움에 탐닉해 왔다. 지난 17번의 개인전마다 달랐고, 2012년과 올해가 또 다름이 그것을 증명한다.(사실 김가빈은 청와대를 비롯해 공공기관에 작품이 걸렸고, 다수에 개인 소장등, 그에 따른 안위도 컸으나 그것이 주는 위안에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전혀 다른 것, 낯선 것에 천착했다.)

실제로 한 가지의 오브제를 통해 다른 조형을 만들고 회화와 접목하여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녹록한 과정이 아니다. 그의 말처럼 장인정신으로 만들고, 오리고, 굽고, 갈고, 그려야만 가능한 것으로, 그의 작품에서 드러난 보석 같은 느낌은 이러한 진득한 걸음의 결과이며, 그렇기에 칠보와 도자기라는 유리질 이상의 여운은 합당하게 전이된다. 그래서인지 그 맛도 참 고운데, 회화와 부조 사이, 작가의 손에 의한 인위와 불에 의해 생성되는 무위의 틈, 금, 은, 동, 청옥, 수정, 진주, 마노, 호박 등의 보석과 같은 느낌을 주는 영롱함만큼 묘한 신비감 등이 그것이다.  

이번에 발표하는 그의 대표 신작들은 위의 관점을 대리한다. 일례로 ‘퀸즈베이스’ 시리즈는 화려함의 대명사로 거론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자료에 따르면 예로부터 가정의 편안과 번영 등을 기원하며  귀한 화병을 소장했다고 하는데, 컬러의 아름다움과 추구상의 다양한 문양에서 읽을 수 있듯 세라믹과 칠보에 수금을 입힌 작가의 ‘퀸즈베이스’가 보다 명료한 미를 발한다. 여기서 말하는 미란 바로 기존의 장식적인 미가 아닌 작가에 의한 유일의 ‘예술미’를 지정한다.

또 다른 작품 ‘너를 위한 기도’는 작가의 정성과 장인정신이 알알이 박힌 작품으로 꼽힌다. 수많은 오브제와 환상적인 꽃들의 구성으로 우리의 삶에 많은 이야기들을 표현하고 우리가 맺고 있는 모든 인연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투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야말로 작가의 순순한 심상을 고스란히 전이시킨 작업이라 해도 그르지 않다. 이외, 김가빈의 심성을 반영한 작업은 꽃무리 서클 형식의 ‘기쁨주다’ 연작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이 작업과 관련해 “쉽게 버리고, 쉽게 돌아서고, 쉽게 변하는 현대에 인간의 삶에 영원히 변치 않는 보석과 같은 아름다움과 향기를 심어 모든 이들에게 행복한 존재감을 주기 위한 작업이다.”고 설명한다.  그의 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메시지는 ‘관계’에 있다. 그것도 마치 보석 같이 영롱한 관계, 희망적이고 기쁨을 잉태한 관계를 말한다. 이는 각기 다른 천여 개의 오브제를 통해 나타나고 개별적이면서 집합된 도상에서 발현된다. 따라서 그의 오브제들은 인간 삶의 단면들이거나 개인 누군가의 여정일 수도 있으며, 원인과 현상, 정신과 물질마저 포괄하는 조형언어이다. 그야말로 보석 같이 변치 않는 믿음으로 모든 인연과 생에 대한 고귀함과 그 가치, 존재와 부재에 대한 깊은 성찰 등을 연상케 하는 작업인 셈이다.

 

 

 

Queens vase R1413_115x115cm_칠보, 유리 석채, 분채

 

 

○ 이처럼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 형식과 내용에 무의식적 수동에 따라 비정형적인 피안의 세계가 기능을 넘어 집약되어있음을 어렵지 않게 체감할 수 있다. 촘촘하게 얽히고설킨 이미지들과 하나씩 손으로 구워 입힌 칠보와 세라믹을 다루는 치밀함과 우연성이 빚은 화(火)의 정적은 기존 채색의 기를 뛰어넘기에 부족함 없는 내력을 증명한다. 특히 형상을 만들어 사유의 여백을 심고 자신만의 어법을 새롭게 구성해나가는 작가의 모습에서 심신을 담금질하는 과정, 수양의 시간을 읽는다. 이는 장인에 버금가는 작업과정으로, 또한 사물의 가치에 정신의 가치를 더하는 행로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합당하며, 치밀한 계획 아래 금속으로 정제된 그의 작업에서 그리고 과정의 지난함으로 완성되는 밀도와 시간 및 공력이 뒷받침된 세밀함에서 이견을 낳지 못한다.

다양한 상징과 언어들을 통해 창의되는 김가빈의 화두는 결과적으로 관계라는 안과 겉의 문제에서 ‘안’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밖의 언어를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철학적이다. 또한 그 어떤 것, 그 어떤 존재에 대해서도 자기동일성이나 자기 존재를 부정하는 간격의 삽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분석적이다. 이쯤 되면 김가빈 작품의 외피적 눈여김은 작품의 고귀성과 접근되기에 수월하게 풀어져 버림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내적 미감의 상태를 더욱 강조하고 외(外)를 보여주면서 내(內)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들은 장식적인 이유로 인한 시선의 멈춤과는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비록 추정이긴 하나, 시간이 지나 다시 들여다봐도 외적인 고정적, 불변적 '미'에 작가 자신의 마음 속 어딘가에 머물고 있는 내적인 ‘미’가 결합된 이상성, 한낱 사물에 지나지 않는 것도 그의 손을 거치면서 소중한 하나의 생명이자 고귀한 미적 언어로 피어나는 과정의 순연함에 대한 필자의 긍정적 판단은 그릇되지 않을 듯싶다. 왜냐하면 예술이란 언제나 그 길에서만이 새로운 나침반을 형성해왔으며,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을 극복할 때 비로소 달성할 수 있는 단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이 하지 않은 예술과 예술가를 향한 김가빈의 행적과 조타에 관한 상찬은 여전히 유효하다.

 

홍경한(미술평론가)

 

 

 

still life A144_60x80cm_칠보, 세라믹, 유리 석채, 분채

 

 

 

 

 
 

김가빈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 동양화과 |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

 

개인전 및 부스개인전 26회

 

단체전 310여회

 

현재 | 한국미술협회 | 인천미술협회 | 홍익여성한국화회 | 서울여류화가회 | 재인홍익동문회 | 한국여성작가회 | 인천여성작가회 | 인천한국화회 | 인천여성비엔날레 | 인천미술초대작가회 | 현장확인전 회원 | 전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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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60316-김가빈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