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섭 展

 

" 쇠똥구리 "

 

공(空)_F.R.P ,스테인레스, 철_1900x1900x3360mm_2015

 

 

가나인사아트센터

 

2015. 10. 21(수) ▶ 2015. 10. 27(화)

Opening 2015. 10. 21(수) PM 5

서울 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쇠똥구리(소똥을 굴리는 방법 “둘”)_F.R.P_800x835x800mm_2015

 

 

박민섭의 '공감적 상상력'

 

박민섭은 ‘이야기꾼’에 비유된다. 그가 ‘수다장이’라는 뜻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뜻에서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숨가쁜 일상속에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그의 예술은 우리의 삶과 일상을 성찰하는 데 중요한 중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필자는 그를 ‘이야기꾼’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형상, 즉 이미지를 통해서인데 소의 의인화를 통해, 다시 말해 우화(寓話)로써 인간의 삶을 풍자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렇듯 그가 우화의 형식을 빌린 이유는 서사구조를 나이브하게 드러내기보다는 유머와 풍자를 곁들임으로써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우화라는 비교적 가벼운 장치를 이용하고 있지만 그가 다루는 주제는 짐짓 숙고해볼만한 것들이다. 그의 작품을 주제별로 분류하면 ‘피에로’, ‘아픔에 관한 이야기’, ‘사회갈등’, ‘쇠똥구리’ 등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피에로’를 주제로 한 것으로는 물구나무를 선 피에로와 공굴리기를 하는 피에로를 들 수 있다. 물구나무를 서서 공을 굴리는 것이나 동그란 공 위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나 무엇 하나 쉬운 일은 없다. 작가가 이 작품에서 전달하려는 것은 그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곡예를 해야 하는 ‘피에로’ 자신일 것이다. 특히 컬러안경을 이마 위로 걷어 올린 피에로는 관객에게 묘기를 선사하지만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흔건하다. 작가는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피에로를 통해 그의 고달픈 삶을 조명하였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희비(喜悲)의 광경들을 목격하게 된다. 때로는 정말 겪고 싶지 않은, 슬프고도 괴로운 일도 접하게 되고  때로는 가족의 울타리안에서 마음의 갈피속에 오래 간직하고 싶은 사랑스럽고 즐거운 일도 경험하게 된다.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장면들 역시 박민섭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의 예리한 시선은 우리 ‘삶의 주요 국면들’을 놓치지 않고 추적해가는 것이다. <피에타>는 깊은 슬픔속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숭고한 정신을, <자장가>는 사회의 위험으로부터 어린 아이를 지켜주려 애쓰는 부모의 심정을 표현한 것이고, <그리운 날에>는 갯바위에서 먼저 세상을 떠나보낸 아이를 그리워하는 부모의 절절한 심정을 담고 있다.  

 

한편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담은 <집으로>는 자전거에 호박을 싣고 휘파람을 불며 귀가하는 농부를 형상화한 것이며, <장날>은 어미 소가 장을 본 후 새끼소와 손잡고 귀가하는 정겨운 모습을 실어낸 것이다. 어미 소의 손에는 장바구니가 들려있고, 아이 손에는 사탕이 들려있는데 이같은 아이와 엄마의 모습을 통해 일상의 행복을 담았다. 또한 <프러포즈>에서는 사랑에 빠진 남성이 설레는 마음으로 꽃을 들고 연인을 기다리고 있다.

 

 

맞짱_고재,철_6400x2000x1250mm_2015

 

 

그런가 하면 소의 대결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 풍조를 담은 작품도 엿볼 수 있다. <버티기>가 더 이상 뒤로 물러날 수 없다는 듯 비장한 분위기의 작품이라면, <맞짱>은 싸움을 벌이는 투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를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작품에서 패기만만한 젊은 소가 있는 힘껏 상대를 밀쳐내려고 하고 있다면, 다른 한쪽에 한옥 고재로 제작된 늙은 소의 모습도 만만치 않다. 이 작품에서 누가 유리하고 더 강력한가 하는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같다. 그보다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치열한 갈등구조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작가는 여기에서 신구세대의 갈등, 노사 갈등, 이념 갈등, 지역 갈등 등 우리 사회가 지닌 대립과 갈등의 요소들을 포괄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같다. 또한 작가는 각각의 소 형상에 서로 다른 재료와 표현법을 적용함으로써 주제의식을 한층 극대화시킴과 동시에 사회문제를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해내고 있다.

 

<쇠똥구리>는 분비물을 굴리는 쇠똥구리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소는 자신보다 몇십배가 큰 덩어리를 밀어내려고 하지만 그 일이 버거워만 보인다. 왜냐하면 아무리 밀어보아도  끄덕도 하지 않을만큼 덩어리가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사소한 것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나머지 중심을 잃어버리고 사소한 일과 불필요한 일에 끌려다니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을 토로하지 않나 싶다. 소유욕과 명예욕, 성욕 등 각종 이름의 욕망이 그러한데 중세인들은 이것을 ‘아바리티아’(avaritia)라고 명명한 바 있다.

 

<공(空)>에서도 그러한 양상이 똑같이 펼쳐지는데 어깨에 인 짐은 주인공을 옥죄는 원인이 되지만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어처구니없게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 그가 힘겹게 들고 있는 것은 ‘빈 공’, 그야말로 덧없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바니타스의 현대적 버전이 아닐 수 없다.

 

박민섭의 조각은 지극히 현실적인 데서 모티브를 취한다. 자녀에 대한 애틋한 심정, 깊은 골이 패인 우리 사회의 갈등문제, 욕망의 사슬에 포획된 현대인들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타인의 모습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바로 이점이 사람들에게 공감과 친근감을 주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삶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희로애락을 놓치지 않고 표현하는 작가이다. 주제에 접근하는 그의 표현법을 보면 <맞짱>,<버티기>,<피에타> 등에서 보듯이 매우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터치에서 오는 투박한 질료감을 구사하고 있다. 형식은 내용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고 볼 때, 이는 타인의 상처와 고통을 이해하려는 적절한 수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 자신이 삶이란 드라마의 참여자이다.  따라서 작가가 인생 문제로 시름하고 고민하며 그들과 함께 아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예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공감(Emphathy)를 주요한 예술의 방법론으로 받아들여 왔다. 미술가들이 공감을 발휘하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립스와 피셔 등은 이 개념을 강력히 내세우기도 했다. 예술작품에서 인물이나 대상을 분석적이고 심리적인 이해로 그치는 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그들을 정말로 이해하려면 상대방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Empatheria) 이런 면에서 박민섭은 타인의 관점을 잘 이해하는 ‘공감적 상상력’의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타자에 대한 공감이 조각이라는 파도에 실려 우리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서성록(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삐에로_청동, 스테인리스 스틸, 오석_400x400x1100mm_2015

 

 

피에타_청동, 오석_270x270x420mm_2015

 

 

버티기_청동, 오석_700x330x270mm_2015

 

 
 

박민섭 | 朴珉燮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졸,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조각과 졸

           

개인전 | 2015 인사아트센터(서울) | 2014 아산갤러리 초대전(아산) | 2014 갤러리마크 초대전(서울) | 2014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서울국제조각페스타) | 2013 인사아트센터(서울) | 2012 장은선갤러리 초대전(서울) | 2005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서울) | 2004 인사아트센터(서울)

  

OPEN STUDIO | 2004~2005  고양 구산동 STUDIO

 

아트페어 | 2015  고양미술장터 (일산 호수공원) | 2015  아트쇼부산 (BEXCO) | 2014  KIAF 14(COEX) | 2014  아시아 호텔아트페어(서울 롯데호텔) | 2014  부산 화랑미술제(BEXCO) | 2014  서울 오픈아트페어(COEX) | 2014  아트쇼부산 (BEXCO) | 2014  아시아 호텔아트페어 (홍콩 마르코폴로 호텔) | 2013  홍콩 컨템퍼러리 아트페어 (그레이스 호텔) | 2012  북경아트엑스포 (북경국제무역중심) | 2011  상하이 아트페어 (상하이 마트)중국

 

초대전 및 기획전 | 2015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15(조각을 음미하라) 야외광장 | 2015  미술여행 –2, 보.물.섬 – 예술로 돌아온것들 - (양평군립미술관) | 2015  고양꽃박람회 향기로운 조각전 (고양시 호수공원) | 2014  개관3주년기념 야외설치미술전-2 DREAM LIGHT (양평군립미술관) | 2014  조각가가 제안하는 아름다운세상 (광화문광장) | 2013  한일현대미술전, 시미지 갤러리 (요꼬하마) | 2012  한,일 현대미술의 흐름전(제주국제예술센터) | 2011  한탄강 현대야외조각흐름전 | 2010  아산시 야외조각 초대전 ( 이순신종합운동장 ) | 2009  아산성웅이순신축제기념 현대미술초대전 아산-이스탄불(온양민속박기획전시실) | 2009  GIAF광화문 국제아트 페스티벌 ( 세종문화회관 ) | 2008  황소걸음전 (장은선갤러리 ) | 2007  고양 국제조각 심포지움 (일산미관광장 ) | 2006  아산출향작가 초대전(아산갤러리 ) | 2006  신한갤러리 ( 연극조각 프로젝트 ) 부자와 빈자에대한 사소한 단상전 | 2006  파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 조각 초대전 | 2005  당림미술관 ( 개관7주년 초대전 ) | 2004  야외공간 프로젝트 ( 세종문화회관 )

 

단체전 | 1991~2013 | 홍익조각회전 ( 문예진흥원미술관 ) | 한국미술협회전 ( 문예진흥원미술관 ) | 한국조각가협회전 ( 세종문화회관 )  | 한국구상조각회전 (세종문화회관 ) | MBC미술대전 ( 예술의전당미술관 ) | 대한민국미술대전 ( 국립현대미술관 ) | 고양시미술협회전 ( 호수갤러리 ) | 고양조각가협회전 ( 일산미관광장 ) 외 다수  

 

수상 | 1992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 1994-98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4회 | 1990-93  MBC 미술대전 입선 2회

 

작품소장 | 외도 조각 공원, 부산 성심학원 (부산진여고,부산양정고등학교)이사장 동상 | 전쟁기념관 피난민 행렬상 제작 (전쟁기념관) | 전쟁기념관 무기 장비류 발전상 제작 (전쟁기념관) | 중외제약 초대 사장 및 회장 동상 | 안양시 현충탑 12(군,경,민)인 조각상 | 연세대 안, 이과 병동 청파 기념관내 청파선생 흉상 | 위인영정 조각 (세종대왕외 9인) | 한국은행 대구지점 | 수원시 롯데마트 천천점 | 썬스타 회장 흉상 | 도시개발공사 신대방지구 | 주택공사 동두천 송내 4 블록 | 미아동 경남아파트 | 수원시 롯데마트 천천점 | 성남시 분당동 백궁프라자 | 서울시 용비어천가 분수조각 | 양재동 하이브랜드 | 고양시 행신동 SK 아파트 | 안산시 대우 8차 푸르지오아파트 | 안양시 평촌동 키즈맘 센타 | 제 천코아루 | 서울시 미아동 롯데백화점 | 거제 코아루 | 아산시 롯데캐슬 아파트 | 아산시GS 자이 아파트 | 아산시 STX애듀파크 | 서울시 삼성 레미안 | 천안시 3.1동립만세운동 인물군상 | 아산시 삼성트라펠리스 | 우성타워 | 서울시 두산위브 | 인천시 골든스카이 관문 | 유한대학교 유일한 박사 흉상 제작 | 문경시 점촌 문화의 거리 | 연세대학교 유일한 박사 흉상제작 | 천안백석 아이파크 2차 | 양지사 |  서울시 동자동 쌍용 오피스텔

 

현재 | 고양조각가협회회장 | 서울시립대강사 | 홍익조각회 | 한국미술협회 | 한국조각가협회 | 한국구상조각가회 회원

 

E-mail | mso911@hanmail.net

 

SITE | https://minsubpark.com/

 

Blog | https://blog.naver.com/msp3245

 

 
 

vol.20151021-박민섭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