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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 초대展
하늘나무_162.2x130.3cm_Mixed media on Canvas_2014
진부령미술관
2015. 7. 4(토) ▶ 2015. 9. 15(화) Opening 2015. 7. 4(토) PM 1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진부령로 663 | T.033-680-3366, 681-7667
내 영혼의 소생-Day_116.8x91cm_Mixed media on Panel_2014
윤 경, 잿빛 나무의 역설
윤 경의 회화는 무채색으로 덮인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 살을 파고드는 찬바람, 앙상한 가지, 색과 꽃의 상실, 빛의 결핍, 우울한 회색 톤이 화면을 덮는다. 그림은 마치 동토와도 같이 쓸쓸하고 을씨년스럽다. 이렇듯 그의 풍경화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헐벗은 나무들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그의 그림을 이해하려면 먼저 우리는 풍경을 인생의 은유로 표현한 17C 풍경화가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의 화가 얀 반 호연(Jan van Goyen)이나 야곱 루이스달(Jacob Ruisdael)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풍경속에 심오한 인생진리를 담아낸 바 있다. 이들이 그런 풍경화에 주력했던 것은 인생을 지상에서 영원으로 가는 ‘순례’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개혁주의 미학자이자 신학자인 아브라함 카이퍼(A. Kuyper)가 이야기했듯이 17C회화는 종교개혁이 잉태한 열매로 기독교적 세계관의 물결이 예술의 영역까지 흘러들어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풍경을 어떤 물리적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영원으로 가는 도정(道程)’이자 ‘영광스러운 신성의 극장’으로 여겼던 것이다.
윤 경의 그림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화면에 등장하는 헐벗은 나무들은 우리의 굴곡 많은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비유컨대 우리 인생은 낮보다는 밤이 더 긴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밤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지만 우리의 예상은 항상 빗나간다. 윤 경의 겨울나무는 황량하고 처량하여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토록 화려했던 가을의 정취는 빛바랜 추억이 되었을 뿐이고 이제는 앙상한 가지만 남았을 뿐이다. 생명은 마비되었고 이쯤이면 우리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낸다.
그러나 여기에 반전(反轉)이 숨어 있다. 칠흑 같은 어둠의 반짝임이 그것이다. 그 반짝임은 흰 눈일 수도 있고 아침의 햇살일 수도 있으며 광명한 빛일 수도 있다. 절망적 상황 속에서 그런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경이에 다름 아니다. <하늘 나무>에서 보듯이 빛은 어둠을 이기고 나무들을 비춘다. 나무들은 손상된 모습에서 어엿한 생명체로서 자기의 존재성을 되찾는다.
이런 변화는 <내 영혼의 소생>에서 더욱 뚜렷하다. 아직 계절은 겨울의 문턱을 넘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나무는 본연의 자체를 드러내며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된다. 자신을 에워싸던 어둠은 사라지고 따듯한 햇살이 마치 ‘부활의 기쁨’을 축복하듯이 나무를 반기고 있다. 이 회복은 일련의 <싯딤나무> 연작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겨울나무들이 고통의 시간에서 벗어나 기쁨을 만끽하고 있고 무지갯빛 색깔들은 자신의 기쁨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겨울을 이긴 나무들이 기지개를 활짝 펴고 계절의 리듬에 맞추어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군집을 이룬 나무들이 한없이 풍성한 하나님의 선하심을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작가는 우리의 인생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이런 일련의 작품을 통해 불쌍한 인간을 회복시키시는 그리스도의 은혜를 궁극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분의 희생이 있었기에 죄인에서 의인으로 거듭나 하늘영광을 바라볼 수 있게끔 해준 사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것이다. 만일 옛 사람이 인생의 무거운 짐을 벗는 것이 그의 유일한 관심사였다면, 새 사람은 영광스런 찬미의 노래를 부르며 그의 시선을 꿋꿋이 하늘에 고정시킬 것이다.
내 영혼의 소생-Night_116.8x91cm_Mixed media on Panel_2014
그렇기 때문에 감사와 찬미는 그의 예술에 있어 ‘노른자위’가 된다. 작가는 <하늘나무>를 통해 감사를 표시하며, 그 감사의 정점에 하나님을 찬미하는 <Soli Deo>가 놓여 있다. 이 작품은 여러 종이와 부스러기들이 모여 나무라는 온전한 형체를 갖추고 있다. 지극히 작은 자라도 외면치 않으시고 무한한 사랑으로 돌보시는 그 분의 자비로움을 형용한 작품이다. 이렇듯 그의 작품에서 밤이 어둔 영혼의 세계를 상징한다면, 빛은 하나님의 은혜를, 산재한 나무쪼가리는 상한 영혼을, 온전한 나무형상은 회복된 인간을 각각 상징한다. 요컨대 암흑 같은 세상에서 상하고 병든 영혼을 돌보시고 구원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체로 그의 작품은 ‘허물 많은 인간’을 표현한 듯 곳곳마다 흠집이 나있고 갈라졌으며, 무언가 결핍된 모습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그가 인간을 ‘허물 많은 존재’로 본다는 것은 죄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연약한 존재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작품은 “죽어서 말라비틀어진 마른 뼈와도 같이 버려진 나무에 생기를 불어넣고, 생명의 나무로 새롭게 부활시키는 작업”(작가노트)으로 요약된다. ‘마른 뼈와도 같이 버려진 나무’가 ‘생명의 나무’로 되살아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영혼의 부활, 즉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 태어남을 표현하는 것이다. C.S 루이스가 말하였듯이 “셰익스피어와 햄릿이 서로 만나야한다면, 그 만남을 주선하는 이는 셰익스피어야 한다. 햄릿은 아무 것도 주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햄릿이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싶어 한들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결국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를 곤경에서 구출해줄 사람은 셰익스피어밖에 없는 것이다. 윤 경이 구속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인간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흥미롭게도 그의 작품은 깊은 밤의 세계에 쏠려 있다. 밤은 편히 휴식을 취하며 잠자는 시간이기도 하다. <별이 빛나는 밤에>, <평안의 시간>과 같은 작품들은 모두 밤의 세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영혼의 밤이 영영 끝나지 않을 것같은 암울한 순간과도 맞닥뜨리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모태에서 나올 때부터 어둠과 슬픔으로 가득 찼고 앞으로도 땅에 묻히는 날까지 어둠과 슬픔이 우리를 괴롭힐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깊은 밤의 초대를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때야말로 질적인 변화를 도모하기에 결정적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어둠은 몹시 괴롭지만 동시에 신비는 어둠속에서 전개된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윤 경은 깊은 밤 속에서 중생의 기쁨을 맛보고 겨울의 시련에서 인생의 참모습을 찾아내며, 상처 입은 나무에서 새 생명을 발견하는 하나의 역설을 말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윤 경의 작품들은 우리 영혼이 어둠속에서 새롭게 부화되는 것을 의미심장하게 암시하고 있다. 빛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어둠은 두려움을 안겨주지만 진짜 빛은 어둠속에서 가장 찬란하다. 어둠이 양분(養分)이 된다고나 할까, 형용할 수 없는 오묘한 평안이 우리 영혼에 낯설기만 한 깊은 밤에 찾아온다는 것은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윤 경의 작품에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그의 작품이 인생의 심오한 진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서성록(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Rebirth tree_45.5x53cm_Mixed media on Canvas_2015
Yoon Kyong, Paradox of Ashy Tree
Yoon Kyong’s paintings remind us of snowy winter with achromatic colors. Cold wind digging the flesh, skinny branches, losses of colors and flowers, lack of light and gloomy gray tones cover the canvas. The paintings are solitary and dreary like a frozen land. Like this, her landscape paintings are surrounded by bare trees in layers, contrary to our expectations, so we come to be curious of what the artist’s intention is.
In order to understand her paintings, we first, need to recall the landscape painters in the 17th century, who expressed the landscape as a metaphor for life. Dutch Painter Jan van Goyen or Jacob Ruisdael is representative, who put the profound truth of life into the landscape. They devoted themselves to such landscape paintings because they considered life a ‘pilgrimage’ from earth to eternity. As Reformist Aesthetician and Theologian A. Kuyper said, the 17th century paintings were the fruits conceived by the Reformation, in which the wave of the Christian world view had flowed into the realm of art and had deep influences. They considered the landscape not a physical object, but a ‘path to eternity’ and a ‘theater of glorious divinity.’
Yoon Kyong’s works also can be understood in this context. The bare trees on the canvas is a reminder of our lives full of ups and downs. As a figure of speech, we feel as if the night is longer than the day in our lives. We want the night to pass faster, but our expectation always misses.
Yoon Kyong’s winter trees are bleak, desolate and even pathetic. The mood of autumn which was so gorgeous became just a faded memory, and now, there are skinny branches left. The life was paralyzed, and our patience shows its bottom here.
However, a reversal is hidden here: a sparkle in pitch darkness. The sparkle may be white snow, morning sun, or brilliant light. It is a wonder to be able to see such an amazing sight in a desperate situation. As seen in Heaven Tree (Haneullamu), light beats darkness and illuminates trees. The trees regain their existence as decent living organisms out of damaged appearance.
These changes are clearer in The Rebirth of My Soul. Yet, it did not exceed the threshold of the winter season, nevertheless, trees are revealing the inherent self and recovered in full view. The darkness that surrounded itself disappears and warm sunshine welcomes the trees as if it blesses ‘the joy of the Resurrection.’ This recovery is revealed obviously in Shittah Tree Series. Winter trees enjoy pleasure breaking away from the time of pain, and rainbow colors emit their joy as they like. The trees that won the winter stretches itself wide and show singing and dancing in tune with the rhythm of the season. It is noted that the trees that formed a community enjoy infinitely rich goodness of God.
As stated above, the artist expresses our lives metaphorically. The artist ultimately shows Christ’s Grace that recovers poor man through this series of works. The artist enables us to face the fact that we could be born again as righteous men, out of sinners and look at the glory of the Heaven, thanks to His Sacrifice. If his only concern were that the old self takes off his heavy load, the new self would fix his gaze to the Heaven, singing glorious songs of praise.
벚꽃엔딩_40.9x53cm_Mixed media on Canvas_2015
So, thanks and praises are ‘the yolk’ of her art. The artist expresses gratitude through Heaven Tree, and at the apex of the gratitude, there is Soli Deo that gives praise to God. This work takes a perfect shape of a tree with several papers and debris collected. This is a work that depicts His Mercifulness that does not turn away and care for even the least with His Endless Love. Like this, in her works, the night symbolizes the dark spirit world, while the light symbolizes God’s Grace; scattered pieces of wood, damaged soul; and the perfect tree shape, the restored man. In sum, it shows God’s Love that cared for and saved the sick and injured souls in the dark world.
Overall, her works have flaws and cracks here and there as if they express ‘human with many faults,’ and take looks in which something is lacking. In other words, the fact that she sees man as a ‘being with numerous faults’ means that she sees the man as a vulnerable being that cannot be free from the lure of sin. Her works are summarized as “a work to put life into a dead, abandoned tree like a dry bone and revive it as a tree of life anew” (Artist’s Statement). By showing that an abandoned tree like dry bone is reborn as a ‘tree of life,’ she expresses the resurrection of the soul, that is, a new birth in Christ. As C.S. Lewis puts it, “If Shakespeare and Hamlet had to meet each other, the arranger of the meeting must be Shakespeare. For Hamlet cannot lead anything.” Even if Hamlet wants to meet Shakespeare, it is a realistically impossible story. Eventually, Hamlet is a character in Shakespeare’ work, so Shakespeare is the only person who could rescue him in trouble. Yoon Kyong could take the beauty of redemption as a topic probably because she had a deep insight into human existence.
Interestingly enough, her works are inclined to the world of midnight. Night is a time when one takes a comfortable rest and sleep. All works such as Starry Night and Time of Peace focus on the world of night. However, we sometimes come across a gloomy moment as if the night of the soul will not ever end up. In a time like this, we feel as if we have been filled with darkness and sorrow since we came from the matrix and they would torment us till the day when we would be buried in the earth. So, no one welcomes the invitation from midnight. However, this is the decisive moment for planning a qualitative change. Darkness is very painful, but at the same time, we need to face the fact that the mystery develops itself in the darkness.
Yoon Kyong tells us a paradox in which we taste the joy of rebirth in midnight, find the realities of life in the hardship of the winter, and discover a new life in wounded trees. For this reason, Yoon Kyong’s works significantly imply the fact that our souls are newly hatched in the darkness. To light seekers, the darkness inflicts fear, but the real light is most brilliant in the dark. Shall I say that darkness comes in two? The fact that indescribable, mysterious peace visits our life in unfamiliar midnight is nothing but an enigmatic story. We cannot take our eyes off Yoon Kyong’s works, maybe because her works have a mysterious truth of life!
Seo, Seong-rok (Prof. Andong University, Fine Art Department)
Soli Deo_53x45.5cm_Mixed media on Panel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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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
2014 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 미술학 박사 수료 | 1989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M.F.A.) | 1986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B.F.A.)
개인전 | 2015 진부령미술관 초대전, 고성군립 진부령미술관 | 2014 제1회 개인전, 갤러리 라메르 | 2013 대한민국 크리스천 아트피스트 개인 부스전, 광림교회
단체전 | 2015 이화기독미술인회전 (제1회), 횃불회관 트리니티 갤러리 | 사)한국여류화가협회 정기전 (제43회),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 <부활을 노래하다> PISHON전, 극동방송국 극동갤러리 | <꿈을 나누다> 태백전,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 2014 강남미술협회전 (제20회), 역삼미술관 | 이서전 (제43회), 인사아트센터 | PISHON전, 이즈갤러리,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 2013 COCO전, 예술의 전당 | 2011 제7회 이마고데이전, 춘천 보라미 미술관, 춘천 호반요양병원 | 1987-88 지향전(제1회, 제2회), 관훈 갤러리 외 | 1987 제7회 한국현대판화 공모전 입상전, 바탕골 미술관 | 1986 이화여대 창립 100주년 기념 국내외 작가전, 덕수궁 현대미술관 | AD-86전, 제3미술관
아트페어 | 2014-15 SOAF 서울오픈아트페어 (제9회, 제10회), 코엑스
현재 | PISHON | 이서회 | 강남미술협회 | 한국여류화가협회 | 이화기독미술인 회원
E-mail | crayu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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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50704-윤경 초대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