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정 展

 

Chupa Chups(gold) 백자, 수금, Ceramic, Gold Luster, 45x40x80cm, 2015

 

 

갤러리 구

 

2015. 3. 27(금) ▶ 2015. 4. 26(일)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53길 32 채원빌딩 3F | T.02-514-1132

 

www.gallerykoo.com

 

 

야누리우스 Ianuarius 정면, 청자, 수금, Celadon, Gold Luster, 27x27x45cm, 2015

 

 

유의정은 홍익대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했다. 그러나 그의 작업에서는 도예만이 아니라 복합적인 정서가 흐른다. 조각처럼 상당히 작업이 크고 웅장하며 기념비적이면서, 작업 속에 담겨진 동, 서양을 막론한 많은 엠블럼들이 차용되어 새로운 의미 작용을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각종 엠블럼 이외에도 모뉴멘트의 주변을 메우고 있는 조연들은 각각의 스토리를 구성하면서도 중심과도 교차하는 다양한 작용을 한다. 이 같은 특징들은 작가가 전통적인 조각에서 추구하는 기본적인 틀과 도예에서의 기법들을 한 작업 안에서 보일 수 있도록 장치를 해 온 것이다. 한편으로는 도예는 하나의 중심적인 기법일 뿐,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예술 본연의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유의정이 그동안 진행해 온 많은 작업들에서는 동시대가 추구하는 선호 ‘브랜드’가 기호작용의 주요한 역할을 한다. 초기작에서는 나이키, 아디다스 로고 등을 사용하고, 작품 중심에 축구공이나 농구공을 결합하는 아상블라주 방식을 많이 사용하였다. 여기에는 개인적인 선호도 있지만 작가가 사회, 문화적인 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만한 시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접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범위가 아주 넓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글과 페이스북을 비롯한 샤넬, 루이비통, 벤츠 등등의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작가의 작업 범위도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위부터 100위까지의 글로벌 브랜드를 도자 표면을 장식하는 문양으로 새겨 넣은 <2014년의 기록>은 그의 의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고민에는 ‘도자기’라는 것이 본래 어떤 용도로 일반인들에게 사용되거나 혹은 반대로 우상화되어 왔는지에 대한 역사적 연계성이 담겨져 있다. 그릇이나 주전자, 다도 등으로 흔하게 쓰이던 생활 속 물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박물관에서 감상을 해야 하는 최고의 예술품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복숭아나 학처럼 그 시대에서 가장 높이 추구하는 상징적 의미들이 담긴 모양이 도자기 속에 담기게 되고, 수백 년 후에는 그 의미를 찾기 위해 많은 학자들과 대중들이 발굴과 탐구, 연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유의정은 이 점에 착안하여 오늘날 유행하는 브랜드를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사람들이 추구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고, 또다시 수백 년이 흐르게 되었을 때 미래에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게 될 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도자기는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전해지는 ‘매체(medium)'의 역할을 하게 되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엠블럼들을 해석하게 된다.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업들은 명품 도자기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운학문 매병과 달항아리가 중심에 있다. 유의정은 가장 도자기다운 도자기로 알려진 운학문 매병과 달항아리를 탐구하면서 지속적으로 이 작품들이 ‘왜 가장 뛰어난 도자기로 인정받는지’ 고민한다. 또한 그 고민에 덧붙여서는 그것이 공예에서 예술로 변화 되는 과정에도 주목한다.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 보여 질 작품 <야누리우스>(Ianuarius)는 작가의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데, 매병청자를 재해석 한 이 작품은 한 쪽 면은 청동 조각상에서나 보일 법한 뚜렷한 손자국들이 남아 있으며, 다른 한쪽은 물레 위에서 매끈하게 다듬어진 매병 본래의 모습을 하고 있어 두 개의 상반된 역사적 가치를 한 자리에 모았다.

 

또한 최근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달항아리의 ‘이미지’를 탐구하면서, 수백 년 전의 제작 의도와 다르게 재생산되는 변화된 달항아리의 기능에 주목한다. 즉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사용되었던 달항아리가 ‘고귀한 가치’의 대명사가 되어 미술시장에서 고가의 예술품으로 인정되는 오늘의 현실을 돌아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재현하기 위하여 작가는 캐스팅이라는 기법을 사용하여 여러 개로 복제 및 재생산 된 달 항아리를 제작하여 전시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의 작품 중 ‘Chupa Chups’ 엠블럼을 수금 방식으로 제작한 작업도 선보인다. 추파춥스는 살바도르 달리가 로고를 만들었다고도 하여 유명하지만 막대 사탕이 기계화되어 본격적으로 대량생산된 사탕이기도 하다. 계산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탕이면서 동시에 가장 사랑받는 사탕에 금색을 덧입혀 극강의 가치를 보이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금색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금이 지닌 가치도 과거에는 물건의 가격을 매기는 정도에 그쳤지만, 현재에는 물질가치의 상징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추파춥스라는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에 금이 지닌 사회적인 의미를 더하여 어떤 새로운 의미를 새롭게 갖게 될지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같은 작업들은 오늘날 주목받고 있는 현상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될 자료인 것이다.

 

고윤정

 

 

the skin of desire, Celadon, 29x29x48(h)cm, 2015, Detail

 

 
 

유의정 | Yoo EuiJeong | 兪義正

 

2014 홍익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 2010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예과 졸업 | 2006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유리과 졸업

 

개인전 | 2015 <The Skin of Desire> Gallery Koo, 서울, 한국 | 2014 <유의정 개인전> 두원아트센터 , 부산, 한국 | 2011 <진화가면(進化假面)> 송은아트큐브, 서울, 한국 | 2010 <방어기제(防禦機制)> UM Gallery, 서울, 한국 | 2010 <방어기제(防禦機制)> 무심갤러리, 청주, 한국

 

단체전 다수

 

레지던시 | 2015-2016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청주, 한국 | 2015 클레이아크김해 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김해, 한국 | 2015 <노마딕레지던스-인도>, Kalakshetra Foundation, 첸나이, 인도 | 2014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창작스튜디오 교류 작가, 서울, 한국 | 2014 클레이아크김해 미술관 입주 작가, 김해, 한국

 

작품소장 | 노르웨이 국립 장식예술 박물관(National museum of Decorative Arts) | 한향림 현대도자 미술관 | 서울신문사

 

수상 | 2011 제30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 ‘대상’ 수상, 서울, 한국

 

 
 

vol.20150327-유의정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