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의 마조히즘 展

 

고창선 | 구동희 | 박준범 | 손몽주 | 오용석 | 임상빈 | 정재연

 

정재연作

 

 

서울대학교 미술관(MoA)

 

2015. 2. 4(수) ▶ 2015. 4. 19(일)

Opening 2015. 2. 4(수) PM 4:00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산 56-1 | T.02-880-9504

 

www.snumoa.org

 

 

임상빈作

 

 

최근 현대미술계에서는 관객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 작품들이 빠르게 증가해 왔다. 전시장에 배치된 작품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작품을 이해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시각외의 여러 감각을 총동원하여 작품을 감상하고 그 제작 과정에까지 참여하는 방식으로 변화는 큰 사건임이 분명하다. <숭고의 마조히즘>전은 이렇게 관객과 작가가 맺게 되는 새로운 관계를 ‘숭고’와 ‘마조히즘’이라는 두 개의 개념을 통해서 다루어 보고자 하는 전시이다.

 

일반적으로 ‘숭고’란 광활하고 압도적인 자연 앞에서 인간이 느끼게 되는, 두려우면서도 동시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을 말한다. 현대 예술에서도 ‘숭고’의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데, 관객들이 난해한 현대예술을 접했을 때 느끼는 이중적 감정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관객이 작품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당혹스러움과 불편함을 경험하지만, 동시에 예술 작품에 대한 감동과 매혹을 느끼는 경험이 그러하다. 작가 역시 작품의 일부분을 관객의 참여에 맡긴 채 전시공간에 작품을 남겨두면 불안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결과와 과정에서 희열을 경험하기도 한다.

 

예술 작품을 둘러싸고 쾌와 불쾌의 감정이 결합된 미적 체험을 ‘숭고’라는 개념을 가지고 설명한다면, 이러한 이중적인 심리는 고통과 쾌락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마조히즘의 개념과도 연결시켜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조히즘이란 타인에게 물리적이거나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면서 만족을 느끼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여기에는 고통을 주는 자와 받는 자 사이의 오고가는 권력 관계가 발생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권력을 가지고 있던 남성이 일시적으로 여성에게 권력을 넘겨주면, 여성은 그 때부터 권력을 가진 듯 ‘연기’하게 된다. 실제 권력은 여전히 이 모든 상황을 연출한 주체인 남성이 가지고 있으며 진실로 여성이 권력을 가지기를 희망하는 것은 아니므로 여성의 행동이 ‘연기’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숭고와 마조히즘이 지닌 상반되는 감정의 공존과 그 권력 관계는 현대예술에 있어서 작가 혹은 작품과 관객간의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숭고의 마조히즘>전에 전시된 작품들을 통해서 예술의 권력을 둘러싼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서울대학교 미술관

 

 

손몽주作

 

 

고창선作

 

 

오용석作

 
 

 

 
 

vol.20150204-숭고의 마조히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