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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홍 展
" 금지된 땅–영식이의 하루 "
63x53cm_2014
류가헌 ryugaheon
2015. 1. 20(화) ▶ 2015. 2. 1(일)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10 | T.02-720-2010
63x53cm_2014
우리나라 최초로 사진가들이 제정한 사진상인 ‘온빛사진상’. 2011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사진가들이 직접 신진 사진가를 발굴하여 시상하고 그들의 작품을 소개해오고 있다. 2014년에도 어김없이, 다양한 주제, 완성도 높은 작품들의 뜨거운 경쟁 끝에 사진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최종 수상작이 결정되었다. 제4회 온빛사진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은 사진가 임재홍의 <금지된 땅-영식이의 하루>다.
<영식이의 하루> 사진 속 주인공 이영식 씨는 올해 49세다. 1980년 당시에는 열네 살 소년이었다. 누나와 함께 집 근처 시냇가에 놀러나갔던 소년은, 물 위에 떠있는 동그랗고 이상하게 생긴, 처음 보는 물건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집어든 물건은 큰 폭발음과 함께 폭발해 소년의 양손과 왼쪽 눈의 시력을 빼앗아갔다. 6. 25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이 땅 산하에 남아있던 플라스틱폭탄(M-14발목지뢰)이었던 것이다.
초로의 영식 씨가 된 지금에도, 살이 뜯기는 고통과 화약 냄새,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보이지도 않는 그 때의 공포는 잊히지 않는다. 또한 영식 씨로 살고 있지만, 여전히 어린 영식이던 시절 그 날의 사건이 이후의 삶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두 손을 잃고 한 쪽 눈밖에 쓸 수 없지만, 그렇기에 짊어져야 할 힘든 짐과 흘려야 했던 눈물이 더 많았다. 그의 삶은 여전히 열네 살 소년 ‘영식이’의 지속되는 삶인 것이다. 전쟁 또한 엄연한 현실로서 여전히 지속 중이다. 그래서 사진의 제목이 <영식이의 하루>다.
사진은 이영식 씨의 일상을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좇고 있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운전을 하고, 식사를 하는 단조로운 하루다. 작가가 담담한 시선으로 좇은 그 단순한 일상 속에 역설적으로 부각되는 것은 ‘잃어버린 손’이다. 수상자 임재홍은 과장되지 않고 절제된 시선의 흑백 사진으로, 글쓰기의 대유법처럼 한 개인을 깊숙이 조명하여 중첩된 전쟁의 상처들을 표현한 것이다. 어느 때는 ‘침묵이 가장 큰 고함’일 수 있듯이, 이 고요한 사진의 화법이 꼭 그러하다.
임재홍은 이미 수년전부터 ‘전쟁’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가 사진으로 담아내고 싶었던 것은, 지나가버린 역사로서의 전쟁이 아니라 여전히 지속되는 현실로서의 전쟁이었다. 2007년과 2008년 일본에서 열린 두 차례 개인전 ‘끝나지 않은 전쟁의 비극‘을 통해 그러한 의지와 작가적 색채를 드러낸 그가, 10여년의 숙련기를 거쳐 이루어낸 결실이 ’금지된 땅-영식이의 하루’다.
임재홍은 이영식 씨 이외에도 또 다른 숱한 ‘영식이’의 삶도 추적하는 중이다. 2015년 1월 20일부터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수상작 ‘영식씨의 하루’ 이외에도 그 일부가 함께 선보여진다.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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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50120-임재홍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