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연 展

 

" 무의미로의 회귀 "

 

the canvas(black lace)_Acrylic on Canvas_120x78cm_2012

 

 

갤러리 도스

  

2014. 12. 10(수) ▶ 2014. 12. 16(화)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7길 37 | T.02-737-4678

 

www.gallerydos.com

 

 

the canvas(with memory of my mother)_133x113cm_2013

 

 

 

the canvas(with memory of my mother)을 위한 드로잉_종이에 연필_2013

 

 

빈 캔버스에 머물기

 

 나에게 비어있는, 흰 캔버스는 작고도 얇은 창과 같은 건축적인 공간이다. 그것은 무언가 그려지기 위한 사물이라기보다 때로는 뼈와 피부를 가지고 있고, 때로는 틀과 촘촘히 짜여진 막을 가지며 빛이 머물고 그림자가 드리워진 침묵의 공간이다. 익숙했기에 보이지 않았던 빈 캔버스에 나는 머물렀고, 그것은 잠시 여기를 잊게 하며 저 너머의 기억들을 불러주었다. 침묵의 순간에 나는 비로소 어떤 울림과도 같은 침묵 이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the canvas(black lace)_Acrylic on Canvas_120x78cm_2012

 

 

창을 위한 레이스_종이에 스크레치_40x42cm_2012

 

 

캔버스 조각하기

 

캔버스에 작은 조각들을 무수히 파내려 간다. 캔버스를 조각하는 것은 다소 단순하고 지루한 순간 순간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것은 저 너머를 향한 묵묵한 발걸음이며, 침묵을 향한 적극적인 귀 기울임이다. 한땀 한땀 수를 놓듯 파내려 가는 조각들은 하룻밤을 뒤로하고 어느새 아련한 그리움들을 불러낸다. 그것은 때로는 과장된 레이스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수평선처럼 펼쳐진 빈공간이 되어준다. 간밤의 간절했던 나의 기도는 아무것도 아닌 작은 조각이 되어 힘없이 떨어지고 또 떨어졌다. 수북히 쌓여진 작은 조각들.......앙상하게 드러나는 캔버스의 뼈대에서 느껴지는 삶의 쓸쓸함과 무상함이 느껴진다. 그것은 우주의 무한한 시간 사이, 순간에 불과한 우리네 삶의 단면과도 닮아있을 것만 같다. 나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삶의 무늬를 짜듯 캔버스를 자아낸다.

 

김서연

 
 

 

 
 

vol.20141210-김서연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