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홍섭 展

 

" 시간을 찍다 "

 

time #1_Fineart Baryta_Archival Pigment Print_2014

 

  

리서울 갤러리

  

2014. 12. 3(수) ▶ 2014. 12. 9(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23-2 | T.02-720-0319

 

www.leeseoul.com

 

 

time #8, Fineart Baryta, Archival Pigment Print, 2014

 

 

time #6, Fineart Baryta, Archival Pigment Print, 2014

 

 

사진은 이미 있는 것, 존재하는 것에 기생한다. 그 사물의 표면에 다가가 렌즈를 갖다 댄다. 그런데 이 사진은 정작 대상은 부재하고 그 대상이 비춰진 수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상 없는 곳에서 대상이 보여 진다. 결국 이 사진은 허상, 환영을 찍고 있다. 그 이미지는 이른바 유령이고 귀신같은 이미지다. 있다고 하기도 어렵고 없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그림자, 잔영은 그런 것이다. 사실 모든 이미지는 환영이다. 최초의 이미지는 수면에 비친 누군가의 상이었다. 나르키소스는 그런 의미에서 이미지를 발견한 사람, 최초의 화가이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비추는 수면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그 허상, 환영에 속아 표면 아래로 사라진다. 그렇게 수면은 최초의 거울, 최초의 화면이었다. 물은 주체에게 거대한 환영을 요구한다. 수면 밑바닥을 보여주지 않고 다만 그 표면에서 일어나는 환영만을 안겨준다. 그러나 물은 표면만이 아니라 표면에서 바닥까지 하나로 이루어진 거대한 질료덩어리다. 질료덩어리의 흔들림과 뒤척임이 수면위에 흔들리고 굴절된 상을 만들어준다.

 

 

 

time #5, Fineart Baryta, Archival Pigment Print, 2014

 

 

 

time #2, Fineart Baryta, Archival Pigment Print, 2014

 

 

time #3, Fineart Baryta, Archival Pigment Print, 2014

 

 

작가가 촬영한 것은, 결국 물이다. 그런데 물/수면은 비어있지 않아 주변의 것들을 담고 반사한다. 물은 거울처럼 비출 뿐이다. 그것은 기다린다. 존재가 다가오면 비춰주고 사라지면 닫는다. 그렇게 수면은 화면이 되어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물에 비친 하늘과 건물, 나무 등은 분명 현실계의 풍경이지만 동시에 그림자와 같은 반사된 상에 불과하다. 순간 실재와 가짜가 뒤섞이며 헷갈린다. 이런 사진은 ‘실재와 재현, 진짜와 가짜의 혼동에서 오는 인식론적 즐거움을 주는 작업’의 일종이기도 하다. 물에 비친 이미지는 그 자체로 자율적인 하나의 세계를 열어준다. 그것 또한 실재 세계와 다른 또 다른 세계이다. 그러니까 이미지로서의 세계다. 그러나 이 이미지로서의 세계가 현실계를 다시 보게 해주는 한편 어떤 고리를 걸고 있다.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

 

 
 

변홍섭

 

개인전 | 2014 시간을 찍다 리서울 갤러리 (서울 인사동) | 2004 숨은 얼굴 찾기 학고재 갤러리 (서울 인사동) | 2001 변홍섭 사진전 갤러리 LUX (서울 인사동)

 

단체전 | 2013 4인전 한벽원갤러리(서울 삼청동) | 2011 4인전 한벽원갤러리(서울 삼청동) | 2006 대구 계성학교 100주년 기념 사진전(대구) | 2005 흔들림전 토포하우스(서울 인사동) | 2003 동아일보사진동우회 40주년 기념전 인사아트센터(서울 인사동) | 2000 대한민국사진대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서울 동숭동) | 1995 동아일보사진콘테스트 일민미술관(서울 세종로) 외 단체전 31회 출품

 

 
 

vol.20141203-변홍섭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