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영 展

 

시공_45.5x53cm

 

 

가나아트스페이스 2F

 

2014. 5. 28(수) ▶ 2014. 6. 3(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19 | T.02-725-9258

 

www.insaartcenter.com

 

 

비소리_60.6x72cm

 

 

창... (마음을 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해

마음과 감성의 눈으로 모든 아름다운 소리들을

나의 삶속에 소중히 간직할 수 있었다.

 

창은 바로 내 모든 희망과 삶의 탈출구이자

희망의 문이기도 하다.

또한 창은 우주와 내가 사는 작은 사회와의

연결을 위한 나의 희망과 꿈의 통로였고

창을 통해 나는 신선한 공기와 햇빛을 받았으며

무언으로 전달되는 우주의 이야기들을 즐겼고

나의 꿈과 희망 그리고 행복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들리지 않는 내게 사회와의 벽은 너무도 두꺼웠으나

창을 통해 나는 나의 내면의 소리들을 내보낼수 있었고

외부의 소리들을 접할 수 있었다.

나의 작품 모두는 창을 통해 이루어 졌으며

나의 삶 속에 깨달은 모든 나의 희망과 행복을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창은 나누자는 내 감성의 결과이자 닫힌 사회와

소통하고자 하는 나의 작은 희망의 바램이다.

 

그림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재미있게 만들었다.

다양한 재료는 모래를 이용하면서 콜라주를 사용하는 것, 아크릴로 터치하는 것,

부드러운 붓으로 유화를 터치하는 것을 활용했다.  

 

 

꿈_27.3x34cm

 

 

삶, 마음의 눈으로 보다, 내면의 귀로 듣다

 

홍경한(미술평론가)

1. 번뜩이는 아이디어, 시각적 현란함이 두드러지는 동시대미술에서 작가 신선영의 회화는 (상대적으로)잔잔한 여운을 심어준다. 비 내리는 장면을 담은 <빗소리>와 같은 작품에서처럼 누구나 마주하는 풍경의 일부가 등장할 땐 차라리 담담하게 다가오기까지 한다. 적어도 현대미술이 지향하고 있는 낯설게 하기, 개념의 전횡에 무기력한 상황에서 망막에 맺히는 형상으로만 판단하면 그렇다.

하지만 신선영의 그림을 작가의 입장에서 헤아리면 전혀 다른 의미가 부여된다. 즉,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작가에게 <빗소리>는 비의 소리가 결여된 비일 뿐이며, 물질에 대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식의 판정일 따름, 그것이 확인되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보편성과 평범함, 충분히 익숙하다고 할 수 있는 풍경과 우리 주변에 안착되어 있는 일상이 작가 본인에겐 그 어떤 것들보다 특별한 것임을 엿볼 수 있다. 나아가 눈이 아닌 마음과 감성으로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소리들을 자신의 삶속에 기록하고 있음을 지정한다.   

폭 넓게 보아 작가 신선영의 그림에는 작가 자신의 삶이 녹아 있다. 인생이라는 여정 가운데 누구나 수없이 되묻곤 하는 삶에 대한 질문을 그림이라는 매제로 여미는 중이다. 이때 서술의 모태가 되는 것은 세월 위에 터를 잡고 있던 내면의 감정과 기억, 그 단면들이며 그 배경은 타자와의 소통, 객체에 대한 이해로 한다. 그리고 그것의 상징은 ‘창(窓)’이다.

실제로 그에게 있어 ‘창’은 작가 의식 깊숙이 자리 잡은 근원적 고독, 서로 다른 세계를 잇는 교량이자 내면의 눈을 가리키는 기호이다. 암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면서 현시적 관점에서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재해석 및 분석하는 기준이며, 내일을 적시하는 조용한 몸부림의 실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들리지 않는 내게 사회와의 벽은 너무도 두꺼웠으나 창을 통해 나는 나의 내면의 소리들을 내보낼 수 있었고 외부의 소리들을 접할 수 있었다. 나의 작품 모두는 창을 통해 이루어 졌으며 나의 삶 속에 깨달은 모든 나의 희망과 행복을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창은 나누자는 내 감성의 결과이자 닫힌 사회와 소통하고자 하는 나의 작은 희망의 바램이다.”라는 그의 발언은 이질적이지 않다.

 

 

에펠탑_21x34cm

 

 

2. 미술심리학의 관점에서 그의 그림에는 자유의지가 부유한다. 그 의지 아래 불통의 해소와 작가적 서사가 따로 또 같이 각인되어 있다. 흡사 다락방에 켜켜이 쌓인 먼지처럼 흩어질세라 그림 속에 애틋함으로 각인시켜 놓듯,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부유하고 불현듯 떠올라 눈을 감지 못하는 많은 재생의 단초들이 단순화된 심미적 풍경 아래 서술되고 있다.   

일례로 <꿈>, <빛 창>, <시공> 등의 작업을 보면 그가 자신의 이야기들을 일기와 같이 작거나 큰 화면에 공기처럼 빨아들이고 다시 밖으로 내뿜으며 시각화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공>에서의 파랗거나 <에펠탑>에서처럼 붉은 빛이 전면에 도포된 그림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작가의 단상들이 차분하게 들어서 있으며, 코끼리 한 마리가 등장하는 <시공>의 푸름은 절제된 구도와 더불어 작가의 감성이 손 가는대로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표출되고 있다. 그것은 기쁨을 고양하고 공유하는 세상을 자극하면서 일상에서 흔히 놓치고 마는 것들을 소중히 경험하며 간직하려는 양태, 상처와 아픔, 슬픔이나 고통 없이 해맑고 안락한 삶에 있어 고운 결을 갖고 싶다는 작가적 표현의 반증이다.

조형적인 관점에서 그의 풍경들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풀어주는 매력이 있다. 공간에 관한 규정이나 색과 형상 등을 아우르는 일체의 조형요소 외에도 심상과 이미지 간 상호관계의 생성은 그의 작업에서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언어들이다. 때문에 구성상 안과 밖은 모호하고, 격리된 사회와 안착된 내적 무의식적 통합이 감각의 작용 아래 담지 되기도 한다. 특히 교합과 개별이 혼재하는 도상은 공간감과 거리감 따위의 일차적인 도식행위마저 들어서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다보니 때론 근경과 원경 구별마저 없다. 사실 이는 엄연한 현실을 바탕으로 하는 기억들이란 늘 픽셀처럼 고른 분포를 지니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듯, 어느 것에도 우위란 없다는 개념이 전제되어 있는 탓이 크다. 그런 연유로 드러남 역시 다분히 평면적이다.

마지막으로 형상을 보자. ‘창’을 비롯해 의자, 사람, 코끼리 등 특정한 인식을 유추토록 하는 소수의 형상들은 대략 3가지 정도로 해석의 단초를 제공한다. 첫 번째는 화면 귀퉁이에서 공간을 배회하고 있는 인식의 증좌들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시공의 표상이요, 난각을 깨뜨리고 밖으로 나와 탈피해 비상의 의지를 상징한다. 두 번째로 이 형상들은 실존을 가리키는 부표이면서 동시에 변화와 탈바꿈이라는 거친 숨결이며 이제라도 자신만의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가려는 도약의 메타포(metaphor)이다. 그리고 <시공>이나 <에펠탑>의 배경에서처럼 드러나 있지만 감춰진 것, 잘 보이지는 않으나 드러난 것(Illusion), 그리고 그 두 가지가 교묘한 조응을 통해 합일되는 과정을 짚어볼 수 있다. 이 세 가지 모두 신선영 작업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빛창_72.7x60cm

 

3. 오늘날 신선영의 그림들에선 그려가는 행위 속에서 비로소 눈을 뜨고 귀가 열림을 살피게 한다. 자신만의 우주를 만들고 거닐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음 역시 찾을 수 있다. 더불어 대부분의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화사함, 편안한 미감은 색감이라는 미술 자체의 감각균형을 보여준다. 여기에 형태와 색채가 제공해주는 보편적 정서의 갈구, 재료와 장르를 넘나드는 교차(필요할 경우 모래를 이용하거나 콜라주를 적용하고, 아크릴, 유화 등을 넘나든다.), 보고 있으나 보지 못하고 드러나 있으나 드러난 것이 아닌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영원의 창(eternal window)’에서 작가에 의한 현전의 상정을 본다.

물론 그의 창은 높고 폐쇄적이며 견실한 로마네스크적 창과는 다른, 그렇다고 거대한 창으로 이루어진 뾰족한 고딕의 창과도 닮지 않은 창으로, 그 ‘영원의 창’은 어떠한 것에 대한 갈증과 지향적인 길, 나아감 등 그가 숨 쉬고 있는 이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조타로 구실한다. 그건 차라리 빛을 받아 새로운 스펙트럼을 쏟아 놓는 중세 스테인드글라스를 떠올리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현실적으로 신선영에게 있어 그림은(또는 창은)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과 세상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다. 작가의 입장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는 오랜 시간 애증처럼 따라다니던 침묵의 어둠으로부터의 단절,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무음의 세상에서 벗어난다는 두려움에 과감히 매스를 들이대는 것과 진배없어 보인다. 그 속에서 이상을 발견하고 다시 해체하는 수순을 반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랄 수 있기에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로써의 기능도 부족함이 없다. 그렇게 그는 지금도 어둠을 뚫고 나와 스펙트럼을 관통한 화사한 빛처럼 추억과 편린들을 파노라마를 생성해 내고 있다.

한편 그의 작업과 관련해 조언하고 싶은 부분은, 장르를 다양화 하고 본질에 다가설 수 있도록 보다 실험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심안으로 읽어낸 마음의 풍경들을 마치 기록화처럼 화면 위에 펼쳐놓는 지금의 조형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확장된 시각언어로의 재촉도 요구된다는 것이다. 늘 그러했던 것처럼 자아를 표상화하기 위한 용기와 극복의 의지만 저버리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더욱 활기차고 역동적인 예술이 태어날 수도 있다. 마티스가 그러했고 베토벤이 그러했으며 운보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신선영

 

전주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 전주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 2014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 2008 전주 전북예술회관 (전주)

 

단체전 | 2013 한 중 일 장애인 교류전 (서울시립경희궁미술관/서울) | 2013 50주년 의정부 아트페스티벌전 (의정부예술의전당/의정부) | 2013 현대미술초대전 2013 작가들 이상의 날개전 (의정부예술의전당/의정부) | 2013 제3회 아름다운 동행전 (세아갤러리/동두천) | 2013 대국민화합미술제 (공평아트센터/서울) | 2013 장애인 아트페어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그리고’ (용산전쟁기념관 갤러리세자르/서울) | 2013 전국 청각장애인작가 작품전 (용산전쟁기념관 갤러리세자르/서울) | 2013 경기국제미술창작협회 7회 정기 회원전 (반월아트홀/포천) | 2013 찾아온 미술관전 (영북도서관/포천) | 2013~2014 송구영신전 (세아갤러리/동두천)

 

공모전 | 2013 국토해양환경미술대전 특선 | 2013 제4회 장애인미술가의 「희망」 축제한마당 입선 | 2013 전국회룡미술대전 입선

 

현재 | 국제창작미술협회, 한국농아인협회, 의정부미술협회

 

 
 

vol.20140528-신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