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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옥 展
새를 통한 알레고리'실상과 허상'
경인미술관 5전시관
2014. 3. 26(수) ▶ 2014. 4. 1(화) Opening 2014. 3. 26(수) pm12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11-4, 구 관훈동 30-1 | T.02-733-4448 (ARS 9)
휴식_45.5x53.0cm_수묵+혼합재료_2013
새를 통한 알레고리 ‘실상과 허상’
황 효 순(미술사 박사) 작가가 그림을 그릴 때 특별한 소제에 천착하는 경우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작가의식의 반영이라 볼 수 있다. 작가가 본 사물을 표현한다는 것은 그 사물 자체이기이전에 사물에 대한 작가의 인식, 그 자체의 내부 작용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작가 김정옥의 작품을 보면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소재들은 새가 주된 테마이고, 돌과 나뭇잎, 그리고 약간의 다른 사물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 새와 돌들은 모두 아주 작은 크기를 갖고 있다. 독수리나, 공작, 백조 같은 화려하거나 힘센 새들이 아니고, 거대한 바위나 자갈이 아닌 아주 작은 새들과 동글동글한 조약돌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행복한 삶을 꿈꾸며 굴러 굴러 온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였다.
사실 새는 동서를 막론하고 고대로부터 민속신앙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민담에 등장하는 새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 견해도 있으나, 대개는 천상과 지상을 이어주는 전달자이자 영혼의 매개자로 토템의 대상이 되어 솟대 위에 앉아 있기도 하였으며, 기독교에서는 대홍수 이후 노아에게 신의 용서를 뜻하는 올리브가지를 물어다 주기도하였던 영특한 존재로 인식된다.
필자는 김정옥의 작품에 등장하는 새의 모습을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 등장하는 실상과 허상의 존재, 즉 현실의 알레고리로 보았다. 인간 육신은 실재이고 현상이듯 새의 현상인 실재는 실상의 모습으로, 삶의 무대에 선 인간으로, 윤곽선으로만 표현된 새들을 허구 즉, 존재하지 않는 허상을 찾는 군중의 모습으로 보았다. 이것은 인간의 삶 속에서 진행되는 갈등의 표현이기도 하다. 채워지지 않은 욕심도 허상이듯,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허구로 된 허상과 실재적인 현실 앞에서 갈증을 느낀다. 실존의 새는 주인공이 되어 무대 중심에 있고, 허상의 새들은 실존의 새를 향해 집중하고 있지만 주인공인 실존의 새도 고독에 갇혀 있다. 특히 깨지기 쉬운 유리잔 안에 담겨진 새는 화려한 현신의 꿈이다. 이것은 어쩌면 인간이 쫒고자하는 대상이 결국은 꿈에 불과하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여름_72.7x90.9cm_수묵+혼합재료_2013
김정옥은 이런 주제들을 위해 화면의 분할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구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사각의 틀 안에 원으로 윤곽을 넣고, 그 안에 새나 돌, 나뭇잎을 그려 넣었다. 또한 외곽으로 허상의 새들을 좌우에 배치하여 시선을 응집시키고 있다. 조형의 변화를 위해서는 집중 된 원안을 채색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외곽을 수묵의 단계로 농담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사실 김정옥은 오래 전부터 수묵화작업으로 풍경을 다루어 오던 화가로, 먹의 쓰임을 어느 정도는 터득하고 있는 작가이다. 작품을 오랫동안 해 왔으므로 어쩌면 그 쪽에 더 익숙한 수묵의 사용법은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 보여지는 붓의 운용에서는 몇 작품을 예외로 하면 자유로운 먹선이나 필법보다는 정형화된 선과 색의 쓰임이 보편화 되어 있다. 그것은 특정 주제의 표현의 위한 방편인 듯 보인다. 작가는 아직 익숙치 않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염려를 하지만 작가가 자신의 세계를 넘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려는 의지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바람직한 시도로 보인다.
이번 전시작품 중, 몇 작품에서 보여주는 화면의 중심에는 윤곽으로만 처리된 새들이 화면의 중심에 들어와 있다. 검게 칠해진 화면 안에 희 여백을 채운 새들의 모습은 강하게 시선을 잡아끈다. 이것은 어쩌면 힘을 가하지 않은 흰 부분이 실상처럼 인식되는 효과를 주는 한국화의 매력이기도 하다.
작가는 어린시절 담장 위에 앉았던 새들, 숲 속 계곡에서 찾아다니던 조약돌이나 물위에 떠 있던 단풍잎들을 찾아다니던 시간을 기억하며, 화면에서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하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그 쫒던 꿈들이 허상으로 다가오고 잃어버린 어린 시절이 갈망과 향수가 될지라도 작가에게는 차분히 현실의 알레고리로 인식될 것이다.
풍경_45.5x53.0cm_수묵+혼합재료_2014
회상_91.0x116.8cm_수묵+혼합재료_2012
회상_45.5x53.0cm_수묵+혼합재료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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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옥
주요전시 | 대전국제아트쇼(대전무역전시관) | 2013.대전미술제(대전시립미술관) | 한국미술협회전(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충남아트페스티벌 대상(충청남도) |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2011) | 계룡산의 4계(대전시민회관)
현재 | 대전광역시미술대전 초대작가 | 한국미술협회 | 표현회 | 대전여성미술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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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40326-김정옥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