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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넓지도 않은 세상 展
in the World of Truthiness
Aleksandar Popovic, Shipment_107x122 cm_oil on canvas_2012_사진제공=앤드앤갤러
앤드앤갤러리 and.n gallery
2014. 2. 4 (화) ▶ 2014. 2. 22 (수)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32길 32 | T. 02-542-7710
참여작가 | Luca Coser 루카 코서ㅣAleksandar Popovic 알렉산더 포포빅ㅣ이길렬
Luca Coser_1+1=1 series_2010-2011_사진제공=앤드앤갤러리
세상을 바라보는 이태리, 체코, 한국 작가 3인의 각기 다른 시선
유럽과 뉴욕을 오가며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체코 출신 작가 Aleksandar Popovic 알렉산더 포포빅 과 이태리 작가Luca Coser 루카 코서, ‘사진긁기’ 라는 독창적인 표현기법으로 한국 미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국내작가 이길렬의 3인전 “in the World of Truthiness - 그리 넓지도 않은 세상” 展 이 ‘and.n gallery 앤드앤갤러리’ 에서 열린다. 오는 2월 4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이태리, 체코, 한국’ 이라는 각기 다른 시대적, 문화적 배경에서 나고 자라온 세 명 작가의 각기 다른 주관적 시선을 통해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엿볼 수 있다.
‘and.n gallery 앤드앤갤러리’ 는 2014년 또 다른 시작을 시작을 맞이하는 ‘킵스갤러리서울 포토그래피’의 새로운 이름으로, 사진, 회화, 드로잉, 설치에 이르는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바탕으로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표현방식의 다양성을 모색함으로써 그간 현대미술이 가져온 소통의 부재라는 문제에서 벗어나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전시가 될 것이다.
현재는 물리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아주 짧은 순간인 동시에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모멘텀이며 우리의 총체적 삶과 사고를 대변하는 일종의 심리적 풍경이다. 이번 전시에서 세 명의 작가는 각자의 방식을 통해 그들이 마주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이때 그 순간들은 삶 속에서의 현실 그대로를 보여주거나, 원하는 이상을 제시하기도 하고, 과거의 기억과 경험이 만들어낸 상상이 더해져 새로운 형상으로 재구성된다.
Aleksandar Popovic 알렉산더 포포빅은 현재 뉴욕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체코출신의 중견작가로,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사유하며 그만의 신선한 조형 어법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의 작품 속 공간은 특정장소의 재현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작가의 의식 속에 내재된 장소의 추상성에 집중한다. 그의 작품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대담하게 구획된 분할된 화면의 전개, 그리고 이를 내려다보는 듯한 부감법적인 구도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언제나 그 위에서 관망하고 있는 사람이 등장한다. 하지만 관람자의 위치가 원근법적 원칙에서 벗어나 있어 사실적인 느낌보다는 몽환적이고 신비스럽기까지 한 어떤 공간을 체험하게 해준다. 또한 작가는 사실적인 색채와 비사실적인 색채를 화면 속에 함께 주입함으로써 한 화면 안에서 현실성과 환상적인 느낌을 동시에 느끼게 만들어 감상자를 화면 안으로 적극 끌어들인다.
이번 “in the World of Truthiness - 그리 넓지도 않은 세상”展 을 통해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이는 이태리작가 Luca Coser 루카 코서는 그의 대표 작 “1+1=1”(2009-2011) 시리즈 중 페이퍼 드로잉 12점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유년시절의 기억에서부터 시작된다. 희미한 잔상들, 소리, 냄새, 향기, 색감, 형태, 감촉 등 그 시간과 공간이 남긴 모든 감각적 경험들은 관찰과 재인식의 반복적 과정을 통해 재구성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기억 속의 또 다른 기억들은 작가가 말하는 일명 ‘Fake Memory 조작된 기억’-독일의 영화감독 Wim Wenders의 영화가 그에게 남긴 허상의 기억들과 결합되고 해체됨을 반복하며 실재와 허구를 넘나드는 또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프레임 속 정교한 테크닉과 묘사 또한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그 어디에도 특정 공간이나 사물 혹은 영화에 관한 설명은 등장하지 않는다. 작가에게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의식과 감성 그리고 시각의 산물이자 손끝의 감각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행위로써 그의 작품이 어린 아이의 낙서를 연상케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길렬_Untitled_Photo Scratch_25.4x20.3cm_2010_사진제공=앤드앤갤러리
이길렬의 작품은 차분하고 조용하다. 마치 시간이 멈춰져 있는 듯한 그의 풍경은 보는 이의 눈과 발길을 멈춰 서게 한다. 수년간 ‘Pick-up’ 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해 오던 작가는 줍는 행위를 통하여 줍는 주체와 수집 당하는 물질인 객체, 시간과 장소성에 대하여 다의적 관심사를 표현해왔다. 그리고 그 관심은 최근 몇 년 사이 직접 찍은 인화물에서 즉흥적으로 이미지를 제거해나가는 일명 ‘사진긁기’ 라는 독창적인 표현기법으로 한층 더 심도 있게 발전하였다. 작가는 사진 속 불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지움으로써 또 다른 풍경을 그려낸다. 작가에 의하여 대상이 된 그 공간이나 풍경은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작가의 개입을 통하여 일상의 이미지를 닮은 모호한 상상력의 결과물로 재창조된다. 어쩌면 그의 기억 속에만 존재할 지워지고 벗겨진 여백 뒤의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잊혀졌던 또 다른 기억을 환기시킨다. 최소한의 선들과 색만이 남아있는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비움’ 이라는 행위를 통해 비로서 ‘채움’이 실현됨을 깨닫게 된다.
다원화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진실과 거짓, 진짜와 가짜, 현실과 가상현실의 모호한 경계의 선을 넘나든다. 그리고 어느새 이들을 구분 짓는 것 조차 무의미해지고 눈앞에 보이는 것이, 들리는 것이 진실이 되고 현실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 세 명의 작가는 제각기 세상을 바라보고 각자가 느끼는 세상을 다양한 방식과 매체로 시각화한다. 서로 다르지만 닮아있는, 닮았지만 서로 다른 이들의 시간과 공간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작품 곳곳에 담긴 감정의 기록들을 찾아내고 또 공감하게 하여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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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40204-그리 넓지도 않은 세상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