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정 展

 

망각의 자유

 

Next: 21 Nov 2001: unplugged_130.3x145.5cm_acrylic on canvas_2013

 

 

갤러리 예담 컨템포러리

GALLERY YEDAM CONTEMPORARY

 

2013. 12. 20(금) ▶ 2014. 1. 4(토)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26-2 | T.070-7433-0257

 

www.yedam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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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二氣)적 이미지의 집성

 

갤러리 예담 컨템포러리

서유정 작가의 근작들에는 상이한 이미지들의 충돌과 절충이 반복되며 난해하고 복잡한 형상들로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마블링 같은 우연의 효과와 도식화된 장식적 패턴의 사용, 그로테스크한 혼성적 형상들과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의 이질적 결합은 서로 대립하면서 동시에 불편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곧 이분법적 접근, 대립과 모순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기 보다는 사이의 ‘경계’를 지시하기도 하고, 서로 대치관계에 있는 두 지점이 실은 접촉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형식적인 대비와 더불어 의미론적 대비도 함께 뜻하고 있다. 작가는 통제와 자유, 과잉과 결핍, 질서와 혼란, 파괴와 치유, 순수와 에로스, 망각과 지각에 관한 경계를 동시에 말하고자 하며 이런 일련의 상반된 사고의 경계에 있을 때가 가장 흥미롭다고 한다.

화면 가득 메워진 미묘한 이미지들은 제도화된 사회의 권력과 금기에 도전하는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 인문학적인 관심과 사유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실재와 가공의 세계가 공존하는 불분명한 관계와 거기서 비롯된 과잉 생산된 이미지의 지형학이다. 자본의 힘에 의해 통제되는 권력과 금기에 도전하는 환경적 징후들, 자연과 인공, 성(聖)과 속(俗), 억압과 도전, 파괴와 회복, 자본과 상실에 대한 결핍된 산물들이다. 인간의 이기에서 비롯된 모순된 양상들은 신화적인 우상과 야성적인 상징으로 나타나고 권력과 생산의 탐욕이 배출해 내는 모순과 불합리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 주제 ‘망각의 자유’는 성장제일문명의 풍요로운 시대에 사는 우리의 정신은 그만큼 넉넉한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시한다. 제도와 문화, 일상생활의 반복의 굴레와 종속을 통해 어떤 미묘한 쾌감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해 반문한다. 문명의 이기 속에 매혹과 욕망, 품위와 광기가 간음하는 세계, 현실과 환상 사이의 환각세계, 현대인의 강박과 공포, 불안과 중독에 관한 함의를 내포한다.

망각은 여러 가지 형태로 일어난다. 개인의 망각은 사소한 건망증에서 자기보호를 위한 무의식의 억압, 그리고 착각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비극은 인간의 집단적 본능과 욕구의 되풀이이자, 권력과 지배의 속성이기도 하다. 또한 역사적으로 되풀이되는 집단의 망각 외에도 집단 패닉, 대중의 광기, 집단 이기심 등 다양한 암묵적 합의에 의해 증명된 사실조차도 망각을 반복한다. 작가는 망각하고 싶은 것과 망각해야 하는 것, 망각해선 안 되는 것과 망각 한다는 것에 대한 능동과 수동, 의식과 무의식을 대비시켜 나타내고 있다. 망각의 자유는 착각의 자유이다. 망각의 자유는 부도덕의 자유이다. 왜? 망각하려 하는가, 그렇다면 무엇을 망각하고 무엇이 망각되었는가?

가늠할 수 없는 진지함과 교묘하게 구성된 불완전성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당혹스러움을 마주하게 하며 원시적인 화려함과 생생한 이미지들은 다소 폭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는 망각과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 망각이 개인과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인간을 지배하는 감정과 느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망각에 진정 자유로운 것일까? 작가는 현실 속에서 기괴한 상황을 연출하는 모순된 양상의 불합리를 묘사하고 있다. 우리에게 공공의 집체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는 시발점에 서게 한다.

 

 

The secret interview-Monday 1 may_145.5X112cm_acrylic on canvas_2013

 

 

Don’t wake me up in gold afternoon_145.5x97cm_acrylic on canvas_2012

 

 

DMZ_the lost garden_162x72.7cm_acrylic on canvas_2013

 

 

DMZ_drown with green_162x72.7cm_acrylic on canvas_2013

 

 
 

서유정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박사 수료 | Pratt Institute 회화과 대학원 졸업 | 홍익대학교 판화과 및 동 대학원 졸업 | 부산예술고등학교 졸업

 

1997년 <Collagraphy Show>를 시작으로 2013년 <FREEDOM OF OBLIVION> 전시를 비롯하여 총 12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환기미술관의 <젊은 작가들의 한국 현대 미술의 검증과 모색>전, 뉴욕의 2x13Gallery <Surface Tension>전과 서울 오픈 아트페어, 부산 비엔날레 특별전 등을 포함해 70여회의 그룹전 및 국제전에 참여하였다. 신 미술대전 대상, 현대 판화가 협회 공모전 우수상, 2004 Manhattan Arts 국제공모전 우수상 및 12여회의 수상경력과 함께 현재 홍익 판화가 협회, 현대 판화가 협회와 한국 조형 예술학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vol.20131220-서유정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