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l Island

 

Dall Island_62.5x69cm_먹, 호분_2013

 

 

  인천 연정갤러리

 

2013. 12. 20(금) ▶ 2013. 12. 30(월)

Opening 2013. 12. 21(토) pm 6.

 인천 연수구 옥련동 93 | T.032-854-1860

서울 인사아트센타

 

2013. 12. 25(수) ▶ 2013. 12. 31(화)

Opening 2013. 12. 26(목) pm 6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Dall Island_59x26cm_먹, 호분_2013

 

 

세 번째, 또 다른 길에 서서

임원빈의 세 번째 개인전은 ‘필묵, 피안의 세계의 미학’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2007년의 첫 번째 개인전 <비움을 통한 채움의 미학>, 2010년의 두 번째 개인전인 <전통 수묵의 분방한 해석과 일탈의 심미>에 이어 새로운 주제의식을 드러내주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첫 번째 개인전에서 보여준 ‘분방한 수묵의 실험’과 ‘비움을 통한 채움’(이경모)이라는 언설은 묵에 대한 집념과 다양한 실험의식의 발로로 읽힌다. 생명을 노래하는 듯한 자유로운 묵법의 사용은 이후 이어진 두 번째의 개인전에서 그 절정을 맛보고 있는 듯하다. 거침없었던 묵의 사용은 차분하게 절제되고 다듬어져, 묵이 다른 요소와 재료까지 끌어안는 포용력까지 보여주면서 그 회화적 가능성을 실험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그런 그에게 이번의 세 번째 전시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을 듯하다. 서투른 필자의 시각으로 그에게 일어난 중요한 몇 가지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묵에 대한 고집에서 한 발짝 떨어져 관조하는 자세가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분방한 수묵의 사용에서 먹을 금처럼 아끼는(惜墨如金) 단계로 이동한 그가 선택한 다음 길은 과감히 그것을 버리는 것이었다. 그는 여전히 자연과 생명을 노래하지만, 고답적인 전통에서 벗어나 현대회화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Dall Island_100x30cm_먹, 호분_2013

 

 

기법 면에서 보자면 그가 택한 길은 이전까지의 묵 위주의 경향을 버리고 필선을 중시하는 데로 나아가고 있지만, 이는 사실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진정 중요한 것은 기법이나 재료를 초월한 동시대성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이번 전시는 의미심장하다고 볼 수 있다. 색채가 가미된 필선으로 해석한 월미도를 비롯한 자연은 보편타당한 자연의 질서를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결과로 보이며, 동시에 보편적인 회화미학으로의 전이(轉移)로 파악할 수 있다. 이제 익숙해서 손쉬웠던 묵법으로부터 벗어난 그에게 묵도, 필도 아닌 무한한 회화로서의 가능성이 열린 지점이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가 구현하는 필 역시 전통적인 필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동양회화의 공필(工筆)과도 한참 멀어 보이는 그의 가는 필선은 오히려 현대회화의 ‘긋기’ 개념과 더 친근해 보인다. 긋고 쌓았다가 다시 지우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만들어낸 화면의 효과는 동양회화라기보다는 보편적인 현대회화의 양상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는 움직임(action)과 연극성(theatricality)이 중요한 개념을 이루는 회화 개념을 보여주는 태도로 읽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 점에서 그의 실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Dall Island_116x91cm_먹, 호분_2013

 

 

그의 회화에서 피안(彼岸)은 여기에도, 혹은 저기에도 속하지 않은 자유로운 그곳에 위치할 것이다. 마치 이제는 묵에도, 필에도 속하지 않는 더 광활한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그는 동양화라는 말로부터 자유로운 그 어딘가에서 ‘지금, 여기’를 반영하는 보편적인 회화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 다음의 그의 길이 어디로 향할지 사뭇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지하게 먹을 탐구하는 탐묵(探墨)을 거쳐 먹과 질펀하게 노니는 희묵(戱墨), 그리고 이제는 그러한 묵법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자율적 질서를 갖는 운필(運筆)의 묘를 실험한다. 자연에 천착해온 시선은 여전히 거두지 않았으나, 화지 위에 자연을 방생하는 태도를 벗어나 비로소 자연의 질서와 그가 추구하는 화면의 질서가 만나는 지점에 서 있는 듯하다. 묵법이 면이라면 운필은 선에 가깝다. 임원빈은 그가 구축해놓은 묵법의 질서 속에 생경한 필묵을 더함으로써 자칫 이질적인 요소의 충돌로 보일지도 모를 두 요소를 집요하고도 지난한 과정을 통해 화해시키고 있다. 그은 선을 뒤덮고 다시 긋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어쩌면 그는 진정으로 그만의 자연을 흉중(胸中)에 담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평론  박석태

  

 

Dall Island_67.5x36cm,135x66cm,67.5x36cm_먹, 호분_2013

 

 

Dall Island_118x48.5cm_먹, 호분_2013

 

 
 

■ 단원 (旦原) 임원빈 (任元彬)

 

단국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동 대학원 미술교육과 석사

 

개인전 | 2007 제1회 개인전 (라메르 갤러리) (연정갤러리) | 2010 제2회 개인전 (경기예고 갤러리) (연정갤러리) | 2013 제3회 개인전 (연정갤러리) (인사아트센터)

 

현재 | 원미고등학교 | 한국미협 | 인천미협 | 후소회 | 이묵서회 | 석인자회 | 충남한국화회 | 소원회 | 동상이몽 | 충청남도 초대작가  활동 중

 

 
 

vol.20131220-임원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