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도시-꽃 展

 

김민정 | 김인 | 문재선 | 송미숙 | 예 미 | 이원경 | 인사 빙클러

 

 

 

비영리 매개공간

스페이스 씨

SPACE SSEE

 

2013. 12. 18(수) ▶ 2013. 12. 31(화)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30번길 37-6(대흥동 2층) | T.070-4124-5501

기획 | 유현주(독립큐레이터) | 주관 | 생태미학예술연구소

작가와의 대화 & 오프닝 퍼포먼스 | 임동산 - 인도무용가 | 김조년 - 한남대 명예교수)

시간 | 2013. 12. 18(수) 4 pm~

관람시간 | 평일 11:00 am ~ 19:00 pm(주말 동일)

 

e-mailspacessee01@naver.com | Site | https://cafe.naver.com/spacessee

 

 

2013 스페이스 씨SPACE SSEE 기획전

 

“지속가능한 도시-꽃”

 

독립큐레이터 유현주

21세기 미래의 도시는 어떤 모습이 될까?

장 누벨이 언급한 것처럼, 장소적 의미를 벗어나 ‘탈영토화’ 된 네트워크로 모든 공간이 도시와 연결되면서, 큰 도시이건 시골이건 간에, 미래의 우리의 삶은 더욱 더 도시적 그물망 안에서 공존할 수밖에 없는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 이대로의 도시적 환경 안에서 사람들은 과연 행복한가? 혹은 앞으로 행복해질 것인가?” “지속가능한 도시-꽃”전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행복을 묻는 것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도 이 전시는 경제성장과 기술발전이 가져올 도시의 유토피아적 미래상에 대해 도시인들 스스로 잠시 ‘괄호’ 칠 것을 제안한다. 왜냐하면 도시문명 속에서 마치 ‘향기 없는 꽃’처럼 복제되고 사물화 되어가는 자연과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도시의 기계적 리듬에 의해 서서히 비인간화 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꿈꾸는 이 전시는 ‘코기토Cogito’의 이성적 사유, 즉 “나는 생각하고 있기에 존재”한다는 식의 관념적 사유가 아니라, ‘생각되지 않는 것’, 오로지 ‘감각’으로만 아는 것들, 들판의 수많은 이름 모를 꽃들만큼이나 다종다양한 우주의 미세한 생명의 숨결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인간과 자연 그리고 ‘도시와 자연’의 보이지 않는 ‘연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예미_좌_제국1_acrylic on canvas_91.0x116.7cm_2013 | 우_제단_인조모피,마네킹,조화등 설치_2013

 

 

“지속가능한 도시-꽃”전은 과거의 전통적인 삶보다 더욱 불안하고 원자화된 도시내부의 삶을 추적해 나가면서, 자본주의 경제성장 이데올로기에 맞물린 도시생태의 환경을 비판적으로 조망한다. 김민정, 김인, 문재선, 송미숙, 예미, 이원경, 인사 빙클러(독일), 이 7인의 작가들은 대량상품생산과 과잉소비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교환가치에 의해 이루어지는 도시생태와 사물화 된 자연에 대해 폭로한다. 무엇보다도 인간 자신도 자연이지만 도시문명에 길들여진 채 건강한 야생성을 잃어버리고 있음을 이들은 주목한다. 예미의 작품은 그림의 상부에 위치한 붉은 색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해, 달, 꽃잎’과 대조적으로 그림 아래쪽에 놓인 차갑고 건조한 인간사회의 현실을 대비시켜 풍자한다(예미, <제국1>, acrylic on canvas, 91.0x116.7cm,2013). 이와 마찬가지로 김인의 작품에서 보이는 ‘기계화된 자연’, 예컨대 복제된 것처럼 보이는 ‘49개’의 동일한 소(김인, <49>, acrylic on canvas, 97x162cm,2013), 아름답지만 향기 없는 ‘27개’의 꽃(김인, <27>, acrylic on canvas, 90x130cm, 2013)의 이미지도 도시의 생명 없는 자연을 은유한다. 실제로 작가들은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에서 드는 수많은 사례들에서 보듯, 자연을 왜곡시키는 기형적인 대량생산과 단일경작이 낳은 끔찍한 결과를 잘 알고 있다. 이원경의 작품 ‘사라지는 아이들’의 테마는 단일경작을 위해 살포되는 화학 살충제로 인해 꿀벌이 감소하는 현상을 진지하게 고찰한 것을 표현한 것이다(이원경,<사라지는 아이들>,13 Aluminum Wire / Variable Installations, 2013). 실제 이러한 예로, 환경도시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현재 친환경 가스를 대량 추출하는 옥수수 단일경작에 몰두한 독일의 에코산업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그린’산업들이 꿀을 생산하는 다른 식물종자들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는 벌들이 병을 앓아 개체 수를 감소시키는 엉뚱한 결과를 낳고 말았기 때문이다. 인사 빙클러의 작품은 에코적 이슈조차 자본의 이해와 결탁하는 상황을 말해준다. 초록의 옥수수 밭 위로 불쑥 솟아난 앙상한 가지의 나무는 고사하는 중이고, 이 사진 아래 암세포가 자라는 드로잉은 그러한 질병을 상징화한다(인사 빙클러, <Can you hear me?>, digital mixture with drawing of dying tree, 120x90cm, 2013, here only photo). 생태도시에 대한 또 다른 글로벌리즘적 요구는 ‘그린’을 브랜드화 하고 인위적으로 조형하는 등 매우 특이한 사이비-그린(pseudo-green) 현상을 만들었다. ‘플래스틱 서저리(성형수술)’를 가지고 ‘말 바꾸기’의 패러디를 한 김민정의 작품 ‘Plastic Green(인공그린)’은 바로 그러한 인위적 녹색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공잔디, 도로표지판, 학교나 산 둘레의 경계를 만드는 녹색철조망, 남과 나를 가르는 녹색 펜스, 녹색봉지의 쓰레기들”은 바로 도시가 숨기는 자연, 혹은 ‘거짓’ 자연 위에 세운 도시의 생태를 고발하는 리포트인 셈이다(김민정, <Plastic Green>, 사진, 녹색 실, 녹색쓰레기, 못, 53x40cm, 2013). 따라서 본 전시는 이처럼 “상품생산사회의 식민주의에서 벗어나 자연과의 관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것으로부터, 자연이 자연답지 못함을 애도하고 우주의 시공간을 순환하는 소우주의 생명-인간을 마치 항해자의 눈으로 신비하게 관찰하는 문재선의 의식(儀式)의 드로잉(문제선, <공감각적 흑백피부>, c-print, 2011-2012)에 이르는, 자연에 대한 감각적 전환을 시도한다. 이와 더불어 한국미술사를 전공하는 이론가의 시선에서 송미숙은 ‘도시생태의 부재’라는 개념을 “靴. 遊. 濻. 羽. 昊. 恥. 曲. 香”의 텍스트로 풀어낸 작품 ‘點點點’(점점 사라지는 것들)을 통해 개념미술적 작업을 선보인다(송미숙, <點點點>, 텍스트, 2013). 참여 작가 모두 현재의 자본주의의 생태적 환경이 우리를 건조한 삶, 생명 없는 도시로 내몰고 있는 것에 대해 자신만의 언어, 즉 회화, 사진, 드로잉, 조각, 설치, 텍스트 및 영상으로 이야기한다. 그럼으로써 ‘지속가능한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자연과 결국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말없이 저기 우리를 향해 웃는 이름 없는 ‘타자-자연’인 ‘꽃’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이들은 모두 각자의 개성 넘치는 이미지와 텍스트로 전달하고 있다.

 

 

김인_49_acrylic on canvas_130.5x80.5cm_2013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필자가 2013년 3월에 개시한 <생태미학예술연구소>의 회원이거나 생태학적 문제에 커다란 관심을 갖는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생태미학예술연구소>의 회원들인 예미와 이원경은 최근 대전, 서울, 경기도, 홍콩 등지를 넘나들며 왕성한 전시활동을 하는 가운데, 생태적 위기와 자연, 생명, 도시 환경의 구체적 공부에 대한 목마름을 연구소에서 채워가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다. <생태미학예술연구소>의 회원이자 명지대 미술사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문화유산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송미숙은 이번 전시에서 ‘도시생태의 부재’라는 개념을 가지고 창작텍스트를 선보인다. 독일작가 인사 빙클러는 공주자연미술비엔날레(2004)에 참가한 바가 있으며, 일찍이 체르노빌 참사를 전시와 심포지엄의 주제로 삼아 기획하였고,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에 유럽의 작가들과 합류해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전시를 개최한 바 있으며, 현재 독일 뤼네브루크(Lüneburg) 대학에서 ‘소셜랜드아트’ 분야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인 작가이다.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을 하나로 통합한 총체적 예술그룹인 <SORO>를 운영하며 퍼포먼스를 비롯한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개척하고 일본의 뱅크아트(Bank Art) 등 해외 여러 곳에서 초대되어 전시공연을 해온 문재선(문래예술공장)작가와, 2010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석사를 마친 후 미국과 벨기에 등지에서 했던 레지던시 및 미국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시경력을 가지고 현재 고양스튜디오에서 작업 중인 김민정작가는 대전에서 시작된 이 작은 연구소에 관심을 가진 옵저버들이다. 2008년 대전시립미술관의 “넥스트코드Next code”전을 계기로 기량 있는 작업을 알린 김인 작가 또한 오랫동안 자본주의 사회와 권력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인간 실존의 관계를 연구하였고 도시생태적 문제들을 다루는 이번 전시주제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이원경_사라지는 아이들_13 Aluminum Wire Variable Installations_2013

 

 

인사 빙클러_Can you hear me?_digital mixture with drawing of dying tree_120x90cm_2013

here only photo

 

 

김민정_Plastic Green_사진, 녹색실, 녹색 쓰레기, 못_53x40cm_2013

 

 

문재선_공감각적 흑백피부_광학현미경 촬영-설치 부분, c print_182x257mm_2013

 

 

송미숙_點點點_텍스트, 가변설치_2013

 

 
 

 

 
 

vol.20131218-지속가능한 도시-꽃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