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ter Garden 展

 

구도 마키코_밤에도 날 수 있다_117x117cm_oil on canvas_2008

 

 

롯데갤러리(안양점)

 

2013. 11. 9(토) ▶ 2013. 11. 27(수)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88-1번지 롯데백화점 7층 | T. 031-463-2715

 

www.blog.naver.com/lottegallery

 

 

 

다나카 코키_불을 당겨주오_DVD(3min3sec)_2002

 

 

극소 사회 그리고 정신 변화를 초래하는

새로운 일본 예술의 역사적 위치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전반에 일본은 갑작스러운 자연적, 사회적 재해와 버블경제의 종식으로 인해 경제 발전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깨져 버리고,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화와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발달로 하나의 이데올로기를 수용하는 것을 저지당하는 사회 상황이 되었다. 그로써 작가들은 개개인의 미학과 라이프 스타일을 작품 속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게 되었고, 지극히 개인주의적 제작 활동에 개념적 윤곽을 부여하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 속에 일본의 ‘마이크로팝(Micropop)’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들은 개인적인 해석과 행동 원리를 형성하고, 범용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이나 눈에 띄지 않는 장소를 유희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사람들 사이의 자유로운 소통 및 자발적 행동을 끌어내는 것에 힘썼다. 이러한 방법은 작가와 관람객 모두의 눈에 익은 세계에 대한 감각을 새롭게 함으로써 현대 산업사회의 억압적 규칙이나 개인의 판단력을 흡수해 버리는 글로벌 미디어의 거대한 영향력에 굴복하지 않기를 권면하고 있다.  

 

 

사에키 히로에_무제_82x179cm_pencil, acrylic on paper_2007

 

 

전시회의 타이틀인 ‘윈터가든(winter garden)’은 두 가지의 상반된 의미를 내포한다. 한 가지는 문자 그대로 ‘잎이 진 겨울 정원’을, 또 한 가지는 ‘온실’을 의미한다. 이렇게 하나의 표현 안에 두 가지의 정반대 의미가 공존하는 것에, 이번 전시회가 보여주고자 하는 역설이 담겨 있다. 첫 번째 ‘잎이 진 겨울 정원’는 세계적 경제 위기와 주거 환경의 획일화, 그리고 지방 문화의 소멸과 같은 글로벌화 시대의 부작용으로 인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의미인 ‘온실’은 인공적이고 폐쇄적인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는 식물, 곤충, 흙 속 미생물 등 유기물이 삶의 다양한 층위를 형성하고 있는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기토 히로시_별_182x242cm_acrylic, pigment, paper on panel_1992

 

 

전시는 방법적으로 세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카테고리는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촉발되는 연상 과정을 드로잉, 비디오, 사운드, 설치작품 등 다양한 매체로 구현한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카테고리는 관객에게 사물을 분별하는 과정의 변화를 간접 체험시키기도 하고, 충격이나 영향을 흡수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번째는 만화, 애니메이션, SF소설, 컴퓨터게임, 코미디 등 현대 일본의 서브 컬처를 독창적으로 사용해 작가의 내적 신화를 투영하거나, 퍼포먼스를 통해 신체의 물질성을 포착하는, 장소에 대한 상식을 뛰어넘는 표현을 보여주는 회화, 비디오, 퍼포먼스, 특정 장소용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된다. 세 번째는 식물이나 동물, 광물 등의 자기재생 구조를 모방하여, 외적 현상이 신체에 미치는 효과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환경을 만드는 회화 및 조각, 일러스트레이션 등이 포함된다.

 

 

 

아오키 료코_픽션하우스(부분)_42x94.6cm_pen, watercolor on paper_2009

 

 

이번 전시를 통해 주류 문화에 강요된 표준적 표현을 창조적으로 왜곡함으로써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일본 현대 작가 14인의 가치 철학과 다양성으로 경험하고, 일본 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는 마이크로팝의 실체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야기 료타_비닐VINYL_silicone, purified water, record player, freezer_2005~8(2)

 

 

야마모토 케이스케_untitlled(2)_50x65cm_oil and color pencil on paper_2006

 

 

오치아이타무_미끄럼타는고양이_152x223.7cm_color pencil, pencil on paper_2007

 

 

이즈미 타로_큐로스 동굴(2)_DVD (8min37sec)_2005

 

 

치바 마사야_우는 얼굴_160x93.3x30.7cm_oil on canvas, woods_2008

 

 

한다 마사노리_A의 바다(대답하는 바다)_88x178.5cm_

oil, felt-tip pen on tile, mounted on wood panel_2007

 

 

ChimPom_잘 나가는 친구들 같아_type-C-print(31x62cm),DVD(3min43sec)_2008

 

 

 
 

■ 구도 마키코

구도 마키코는 사춘기의 무의식을 반영하는 몽환적인 광경을 그린다. 어린 시절의 순진무구한 추억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서 인용된듯한 유령과도 같은 이미지에 의해 침식된다. 그런 이미지는 동화책의 삽화처럼 평면화되고 과장되어 있다. 여기서는 색이 의미 없이 작품 평면상의 여러 부분에 할당되어 관객의 눈이 형식적인 디자인을 따라 움직이도록 유도해 간다. 작가가 색을 사용하는 스타일을 보면 미적 자립성을 주장하는 동시에 형식적인 조작을 넘어 감정적인 연상까지도 불러일으킨다.

1978년 아오모리현(??) 출신 | 2002년 조시미술대학 유화과 졸업. 현재 가나가와 거주

work | 2006년 Marc Foxx, L.A., 미국 | ‘Heroines’ The Arnold and Marie Schwartz Gallery Met at the Metropolitan Opera, 뉴욕, 미국 | 2007년 고야마 토미오 갤러리, 도쿄, 일본 | ‘프리티 베이비’ 포트워스근대미술관, 텍사스, 미국 | 2009년 ‘NEOTENY JAPAN-다카하시 컬렉션 1990년 이후의 현대미술가’ 우에노노모리미술관, 도쿄, 일본

 

다나카 코키

비디오아트를 중심으로 제작하는 다나카 코키는 자기 자신의 행위에 의해 발생한 일상의 사물이나 현상의 섬세한 변용을 기록한다. 평범한 일과 그 효과를 극명하게 표현함으로써 작가는 사물을 통상적인 기능으로부터 떼어내 ‘단순 물체’로서의 독자적인 존재임을 주장한다. 동시에 그의 비디오는 자연현상이나 범용적인 일용품에 내재돼 있는 기하학형 ‘미(美)’를 보여준다. 다나카의 비디오가 시사하는 것은 사물과 인간 정신의 상호작용이다. 이름없는 존재로서의 사물에 대한 관찰이 사람의 지각을 상식 너머의 지점까지 이끄는 한편, 제 각각의 현상은 거기서 미적 가치와 철학적 고찰을 이끌어내는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의미를 부여 받는다.

1975년 도치기현(?木?) 출신 | 2005년 도쿄예술대학대학원 미술연구과 석사과정 수료. 현재 미국 L.A.거주

work | 2004년 ‘롯폰기크로싱:현대일본미술의 새로운 비전 2004’ 모리미술관, 도쿄, 일본 | 2006년 ‘2006타이페이 비엔날레:더티 요가’ 타이페이미술관, 타이완 | 2007년 ‘평범하지 않은:일본에서 온 새로운 비디오’ L.A.현대미술관(MOCA), L.A., 미국  | 2008년 ‘제7회 광주비엔날레, 연례보고:일 년 동안의 전시’ 광주, 한국 | 2009년 ‘단순한 몸짓과 즉흥 조각’ 아오야마/메구로, 도쿄, 일본

 

사에키 히로에

사에키 히로에는 무수한 숫자의 세밀한 선을 집적시켜 복잡한 드로잉을 제작한다. 세밀한 선을 반복해서 긋는 작업이 그물눈을 만들어내고 또 거기서 면과 미묘한 색상이 생겨난다. 그 부위로부터 또 다시 다양한 기생물체가 뻗어 나와 꽃이나 덩굴 같은 것들을 매달고 있다. 그 물체는 이질적인 것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표현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복합적인 생명체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사에키의 드로잉은 합성의 과정 속에서 분류되기 어려운 이종(異種) 혼합적인 성질을 획득한다.

1978년 오사카부(大阪府) 출신 | 2001년 교토세이카대학 미술학부 디자인학과 비주얼커뮤니케이션디자인코스 졸업.

work | 2008년 ‘아티스트파일2008-현대의 작가들’ 국립신미술관, 도쿄, 일본 | 2009년 ‘NEOTENY JAPAN-다카하시 컬렉션 1990년 이후의 현대미술가’ 우에노노모리미술관, 도쿄, 일본 | ‘사에키 히로에 개인전’ 이시이 타카 갤러리, 도쿄, 일본 | ‘Incidental Affairs’ 산토리뮤지엄(덴포잔), 오사카, 일본

 

스기토 히로시

스기토 히로시는 1990년대 후반에 대두한 일본 화가 중 대표 주자다. 그는 구상회화 작업을 통해 형식적인 구성으로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면서 드로잉과도 같은 유연함을 표현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작가는 활동 초창기부터 풍경 속에 기하학적인 형태를 구성해 왔다. 삼각형, 사다리꼴, 타원들의 모양이 탑, 산, 다리, 연못 등으로 변화해 크기와 균형을 바꿔가며, 그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구상적인 이미지와 기하학적인 형태는 다양한 사물이 일정한 형식적 구조를 통해 함께 변용하는, 신축자재의 세상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work | 2006년 ‘April Song’ 반지조각정원미술관, 시즈오카, 일본 | ‘포커스’ 포트워스미술관, 텍사스, 미국 | 2007년 ‘여름으로의 문-마이크로팝(Micropop)의 시대’ 미토예술관 현대미술갤러리, 미토, 일본 | 2008년 ‘제7회 광주비엔날레’ 광주미술관 비엔날레홀, 광주, 한국 | 2009년 Marc Foxx, L.A., 미국

 

아오키 료코

아오키 료코는 드로잉 전문 아티스트다. 그의 드로잉은 유사성이 없는 사물들을 유추관계로 결부시킨다. 물체의 윤곽을 잡은 한 줄의 심플한 선, 그리고 미세하게 흔들리는 선의 집합과 분산을 통해 꽃과 뼈대, 강물의 흐름과 산등성이의 요철처럼 정반대의 사물이 만나 서로 치환된다. 또한 서로 다른 잡다한 체험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이미지로 응축되는 모습은 꿈의 구조와 닮아 있다. ‘태양’이라는 제목의 2009년 설치작품에서는 나무와 단편들의 분산, 자수(刺繡)에서 얻은 모티브, 그리고 지도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 등을 조합한 14장의 드로잉이 오려진 선명한 색상의 종이, 천 조각 등과 함께 전시된다. 그것은 단편화에도 불구하고 분해와 재생을 반복하는 생성과정에 포함된 모든 생명체의 유기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work | 2005년 ‘HAMMER PROJECTS Ryoko Aoki’ L.A. UCLA 아만드해머 문화센터 미술관, 미국 | 2006년 ‘Psychic Scope’ Space*C, 서울, 한국 | 2007년 ‘다큐멘타12’ 카셀, 독일 | ‘여름으로의 문-마이크로팝의 시대’ 미토예술관 현대미술갤러리, 미토, 일본 | 2008년 ‘삶이 형태가 될 때-미래와의 대화/브라질, 일본’ 상파울로근대미술관, 상파울로, 브라질

 

야기 료타

야기 료타는 레코드나 비디오처럼 누가 사용해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범용물 또는 장치를 그 관용적(慣用的)인 용도로부터 떼어내 색다르게 사용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작가는 일상 속에 존재하지만 쉽게 인지되지 않는, 합리성과는 거리가 있는 소리나 시각현상을 표현한다. 작가의 대표작이기도 한 05~08년의 ‘Vinyl’은 퍼포머가 얼음으로 만든 레코드판을 턴테이블 위에서 돌리는 작품이다. 레코드판의 홈이 곡 재생에 의한 마찰이나 온도 상승에 의해 녹기 시작하면 곡은 점차 단순한 음을 반복하게 된다. 멜로디가 암시하고 있던 문화적 문맥으로부터 해방된 음은 청중의 감각에 직접 호소하면서 그들의 개인적인 기억을 뒤흔든다. 이렇게 음이 붕괴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미미한 울림을 찾아내 그 무명성과 신체적 충격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다루는 작업은 관객들로 하여금 평소와는 또 다른 시간의 지속을 체험하게 한다.

work | 2007년 ‘Exhibition as media’ 고베아트빌리지센터, 효고현, 일본 | ‘criterium70:Lyota Yagi’ 미토예술관 현대미술갤러리, 미토, 일본 | 2008년 ‘회로’ 무인도프로덕션, 도쿄, 일본 | ‘오픈스페이스2008:emergencies! 008야기료타’ ‘회전’ | NTT인터커뮤니케이션센터(ICC), 도쿄, 일본 | 2009년 ‘Re:Membering - Next of JAPAN’ alternative Space LOOP, 서울, 한국

 

야마모토 케이스케

야마모토 케이스케는 회화와 조각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의 회화양식은 조각과의 관계 속에서 진화해 왔다. 그것은 기하학형과 식물의 이미지를 조합함으로써 장식적인 디자인과의 유추관계는 원시적인 자연과 미래도시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적인 세계의 비전을 표현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이용된다. 그의 회화와 드로잉에서 대각선은 회화평면의 커팅처럼 분할되고, 소용돌이나 원추형은 달팽이 혹은 꽃봉오리와 같은 자연계의 생물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이렇듯 유동하는 세상의 비전을 포착해 용해되고 형성되는 사물의 신체적 인상을 전달하고 있다.

work | 2007년 ‘비옥한 땅’ 고야마 토미오 갤러리, 도쿄, 일본 | ‘Strange Brew’ 맥스 랭 갤러리, 뉴욕, 미국 | 2008년 ‘Kaleidoscopic Dots’ 헬레네 리보그 컨템포러리, 코펜하겐, 덴마크 | ‘VOCA展’ 우에노노모리미술관, 도쿄, 일본   

 

오치아이 타무

1990년대 후반에 활동을 시작한 오치아이 타무는 상상력에 의한 놀이를 유도하는 유연한 공간을 창조해 왔다. 그의 드로잉, 회화, 비디오 등 모든 부분에서 문자와 이미지, 추상과 구상 같은 상이한 요소가 늘 뒤바뀌고는 한다. 작가의 캔버스 앞면은 종종 순백으로 칠해져 마치 낙서를 유발하는 백지처럼 다양한 지식과 경험의 조각들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러한 이종(異種)간의 혼합 공간에서의 유기적인 필적은 구체적인 이미지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다. 사소한 부분을 연상(連想) 유희의 실마리로 삼음으로써, 작가 스스로 세상에 대해 독자적인 방법으로 해석해 나갈 때에 하나의 자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작가는 관객이 스스로의 감각을 통해 변화 과정을 체감할 수 있는 지각(知?)의 놀이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work | 2005년 ‘도이체방크 컬렉션 25년’ 구겐하임미술관, 베를린, 독일  | 2006년 ‘occhiali & libreli’ arndt & Partner. 취리히, 스위스 | 2007년 ‘할큄, 피 또는 고양이조각’ 고야마 토미오 갤러리, 도쿄, 일본 | ‘여름으로의 문-마이크로팝(Micropop)의 시대’ 미토예술관 현대미술갤러리, 미토, 일본 | 2008년 ‘Tiam O’Shian Ⅳ’ 팀갤러리, 뉴욕, 미국

 

이즈미 타로

이즈미 타로는 일상의 사물이나 장소의 특수한 상황을 이용해 퍼포먼스를 펼치고 그 결과를 비디오에 기록한다. 그는 또 복도나 계단 같은 어떤 중간에 위치한 장소를 이용해 비디오 작품을 만든다. 그의 퍼포먼스는 보기만 해도 웃음을 유발하는데, 하찮으며 부조리하기까지 한 그 유머러스한 왜곡을 통해 사람의 신체가 갖는 물질적 존재감을 전달하는 순간적 행위를 촉발시켜, 합리적인 해석으로는 측정 불가능한 정신세계의 활동을 명백히 보여준다.

1976년 나라현 출신 | 2002년 다마미술대학원 미술연구과 석사과정 수료. 현재 도쿄 거주

work | 2007년 ‘평범하지 않은:일본에서 온 새로운 비디오’ L.A.현대미술관(MOCA) L.A., 미국 | 2008년 ‘미술과 삶 사이’ 제네바현대미술센터, 제네바, 스위스 | ‘마술사의 빵/개기일식’ 히로미요시이, 도쿄, 일본 | ‘굴뚝청소부’ 아트39바젤, 바젤, 스위스 | 2009년 ‘산이 생기지 않고 구멍이 생겨버렸다’ NADiff a/p/a/r/t, 도쿄, 일본

 

치바 마사야

치바 마사야의 한 쌍의 가면이나 나무 봉 위의 미완성 혹은 파괴된 것처럼 보이는 조각은 폐허가 된 건물이나 무성한 초목 속에 서 있는 황폐해진 무인 세계의 광경을 그린다. 폐허의 모습은 오래된 문명이 멸망하고 새로운 문명이 아직 태동되지 않은 과도기의 세상을 연상케 한다. 작가의 은유적인 메시지는 독자적 기법에 의해 강화되고 있다. 물감을 두텁게 칠함으로써, 캔버스 표면에 바위나 퇴적을 연상케 하는 견고한 층과 울퉁불퉁한 질감을 주어 3차원에 가까운 물질성을 느끼게 한다. 작가의 회화는 미래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를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괴로움과 원초적 물체와의 물질적인 접촉을 통해 세상과의 신체적, 그리고 실감 있는 관계 회복에 대한 갈구를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개인신화의 투영을 통한 동시대인의 집합적인 감정을 그리고자 하는 구상회화의 새로운 도전을 볼 수 있다.

work | 2006년 ‘후쿠타케(福武)하우스 in 에치고쓰마리(越後妻有) 아트트리엔날레’ 니가타, 일본 | 2007년 ‘ritual’ 도쿄원더사이트 시부야, 도쿄, 일본 | 2008년 ‘미쓰쿄’ 슈고아츠, 도쿄, 일본 | ‘VOCA展’ 우에노노모리미술관, 도쿄, 일본 | 2009년 ‘NEOTENY JAPAN-다카하시 컬렉션 1990년 이후의 현대미술가’ 우에노노모리미술관, 도쿄, 일본 | ‘후쿠타케(福武)하우스 in 에치고쓰마리(越後妻有) 아트트리엔날레’ 니가타, 일본

 

■ 한다 마사노리

한다 마사노리는 조각과 설치작품으로 사물이 본래의 조직으로부터 분리된 단편이 되어 새로운 조합을 구성하는 중립적인 상태를 포착한다. 또한 작가는 조각이 관객의 행위를 촉발시켜 그 행위가 작가의 설치작품에 영향을 미치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실험으로 작가는 단순한 물체로서 존재하는 사물의 무명(無名) 상태를 체감하여 사물과의 만남이 가져오는 신체적인 영향을 통해 자신과 세상의 관계를 재구축, 관객에게도 같은 체험을 전달하고자 한다. 이 작품들은 관습적인 조합으로는 리얼리티를 살릴 수 없게 되어버린 장소를 다양한 풍경 속에서 건져냄으로써 이질적 현상 속에 나타나는 구조적인 유추관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work | 2005년 ‘시라하마세이쇼 원자력발전호리병박’ 고다마화랑, 도쿄, 일본 | 2006년 ‘에치고츠마리(越後妻有)아트트리엔날레2006’ 니가타, 일본 | 2007년 ‘여름으로의 문-마이크로팝(Micropop)의 시대’ 미토예술관 현대미술갤러리, 미토, 일본 | ‘sense-surfing’ 고다마화랑, 도쿄, 일본 | 2008년 ‘8월’ 고다마화랑, 도쿄, 일본

 

■ Chim↑Pom

Chim↑Pom은 엘리, 우시로 류타, 하야시 야스타카, 오카다 마사타카, 미즈노 토시노리, 이나오카 모토무 6명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집단으로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작 ‘잘 나가는 사람들 같아’에서 Chim↑Pom은 도쿄 근교의 도로 위에 불로 문자를 쓰기도 하고, 축구장 윤곽을 따라 지면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내키는 대로 벌이는 장난 같은 이 행위는 비디오에 의해 화염의 움직임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포착돼 불의 힘과 따스함을 관객이 직접 느끼는 현실로 관객에게 전달됐다. 이 작품에서는 일상생활의 의례적인 구속에서 약간 벗어난 행위로 인간과 불이라고 하는 원초적 존재간의 관계가 다시금 확인되었다. Chim↑Pom은 이렇듯 어떤 장소의 현실과 만남으로써 현대 상황에 대한 진실을 발견해 낸다. 그리고 그것을 아이들의 장난 같은 행위를 통해 관객에게 전한다.

work | 2007년 ‘Thank You Celeb Project I’m BOKAN’ 무진토(無人島)프로덕션, 도쿄, 일본 | 2008년 ‘우정이냐, 서로 잡아먹고 먹히느냐, 둘 다 쓰러지느냐/Black of Death(curated by 무진토프로덕션)’ 요시이 히로미, 도쿄, 일본 | ‘일본 미술은 10년 뒤쳐져 있다’ NADiff a/p/a/r/t, 도쿄, 일본 | ‘KITA!! 일본미술가들 인도네시아와 만나다’ 종자국립미술관, 족자카르타, 인도네시아 | ‘삶이 형태가 될 때-미래와의 대화/브라질, 일본’ 상파울로근대미술관, 상파울로, 브라질 | 2009년 ‘히로시마!’ Vacant, 도쿄, 일본

 

구니카타 마호미

구니카타 마호미의 회화는 사춘기적 정신의 어두운 일면을 동호인 만화 양식의 영향을 받은 그림으로 그려낸다. 여기서 정신적 쌍둥이로서의 오빠와 여동생의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이야기된다. 운동회 같은 향수 어린 상황을 배경으로 하면서 작가는 거의 예외 없이 살인, 손발 절단, 괴물로의 변신 등 잔혹한 장면을 그린다. 여기서 소년은 희생자이고, 소녀는 목격자이기도 하면서 때로는 천진난만한 가해자가 된다. 이러한 작품의 성향은 사춘기 소녀 안에 존재하는 동물성에 대한 공포와 그녀의 정신적 분신과 재회하고자 하는 갈망을 반영하고 있다.

work | 2005년 NADA 아트페어, KaiKai Kiki부스, 마이애미, 미국 | 2006년 ‘존재하지 않는 친구의 진행’ 리플렉스갤러리,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 2007년 ‘아트 암스테르담’ Amsterdam RAI,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틸튼갤러리, 뉴욕, 미국 | 2008년 리플렉스 갤러리,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 다카노 아야

다카노 아야는 드로잉과 회화로 어른과 아이, 남자와 여자 사이를 넘나드는 사춘기의 애매한 정신적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들은 유전자적 변형을 거친 동식물들이 사는 미래의 지구에 나타나 해저와 외우주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경계 없는 공간을 부유한다. 작가의 그림은 60~70년대에 등장한 실험적인 ‘뉴웨이브’라 불리는 SF(작가가 10대시절에 탐독)가 제기한 인간에 의한 공간적 확장과 시간의 지배 및 주체와 성별의 애매함과 비정한 우주 속에서 우리 자신이 존재할 곳에 대한 탐구라는 주제를 이어 받고 있다. 일본의 소녀만화 양식과 매우 닮은 형태의 그림을 그리면서 작가는 70년대의 첨예한 소녀만화가 보여준 페미니즘을 예고하는 실험을 재구축하고 있는 듯하다.

work | 2006년 ‘도회지의 개’ 시부야 파르코, 도쿄/나고야 파르코, 아이치, 일본 | ‘Aya Takano’ 리용현대미술관, 리용. | 2007년 ‘들개, 매, 올빼미, 고양이, 도쿄돔, 44개 반 분량의 쓰레기 매립지, 성층권’엠마누엘 페로탕 갤러리, 마이애미, 미국 | 2008년 엠마누엘 페로탕 갤러리, 파리, 프랑스 | 2009년 스카스테트 갤러리, 뉴욕, 미국

 

 

 
 

vol.20131109-Winter Garde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