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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지 초대展
“ 하늘정원 ”
행복의 시작1_112x112cm_장지에 석채
장은선 갤러리
2013. 11. 6(수) ▶ 2013. 11. 16(토) reception : 2013. 11. 6(수) pm 4:00-6:00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23-8 | T.02-730-3533
행복의 시작4_52x52cm_장지에 석채
일상에서 채집된 해맑은 감성과 건강한 조형 의식
김 상 철 (동덕여대 교수, 미술평론가)
그림이라는 것이 단순히 재료와 형식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다분히 물질적이고 형식적인 것이어서 그저 시각적 자극에 머무를 뿐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림은 분명 정서와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이며, 그 속에는 작가의 내밀하고 진솔한 삶의 기록이 오롯이 담겨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것은 당연히 손끝에서 비롯되는 기능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 깊숙한 곳에서 신음처럼 건져 올려 진 감정의 일단이다. 언어유희를 연상시키지만, 그림의 어원이 ‘그리움’이라는 말은 다분히 공감되는 바이다. 붓을 들게 하는 근본적인 동력은 그저 말단의 기능적인 손끝 재주가 아니라 내면 깊숙한 곳에서 발현되는 해갈되지 않은 목마름과 해소되지 않은 그리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바로 현실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꿈을 꾸는 것이며 기약 없는 그리움에 몸소 접근하는 것이다.
흔들림의 소리_100x100cm_장지에 석채
작가 김영지의 작업은 해맑고 풋풋하다. 일상의 주변에서 채집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거둬들여 섬세하고 정성스러운 손길로 일일이 화면에 안착시키는 작가의 작업은 그 자체가 맑고 건강하다. 작고 여린 들풀들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의 해맑은 표정은 또 정겹고 다정하다. 꾸미고 과장하거나 특별한 조형적 묘를 취하지 않고 대상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또 그렇게 표현해내는 화면에서 작가의 감성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저 뜰의 한 귀퉁이에서 숨죽이듯 뿌리를 내리고 조심스레 꽃을 피우며 자신에게 허용된 만큼의 삶을 살아가는 들꽃들은 별반 특별할 것이 없다. 이러한 평범과 일상의 언저리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소소함에 눈길을 주고 그것을 취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조형적으로 표현해냄은 전적으로 작가의 감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어떠한 사물에 눈길을 주고 그것을 취하는 것은 바로 대상에 대한 애정의 발로이다. 작고 소소하며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기에 이름조차 없는 것들에 일일이 눈길을 주는 작가의 감성은 매우 안온하다. 그것은 단지 소재를 대하는 작가의 기능적인 안목이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찬탄이며,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전제됨으로써 비롯되는 독특한 가치일 것이다.
행복의 시작2_58.5x58.5cm_장지에 석채
이에 이르면 야생화, 혹은 이름 모를 들꽃들은 그저 소재의 차원을 넘어 또 다른 의미로 읽혀진다. 그것은 어쩌면 인간의 삶에 대한 작가의 그윽한 관조가 이러한 소재들을 통해 발현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그것은 바로 생명, 혹은 생명 현상에 대한 작가의 내밀한 사유는 비록 작고 미미한 존재라 할지라도 응당 지녀야 할 생명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확인이며, 이는 결국 인간과 그 삶에 대한 건강한 인식의 표현이다. 물론 화훼를 작업의 주제로 하는 작가들은 적지 않다. 더불어 야생화, 혹은 들꽃들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이들 역시 적지 않다. 그러나 작가의 경우 기능적인 표현이나 조형적인 성취의 내용에서 벗어나 화면 전반에서 전해지는 풋풋하고 정갈하며 다감한 감성은 작가의 작업이 그저 소재주의적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이름 모를 들꽃들은 어쩌면 작가를 비롯한 오늘을 사는 보통 사람들의 또 다른 초상일지도 모른다. 비록 눈길이 잘 미치지 않는 어둡고 척박한 땅에 뿌리 내리고 있을지언정 생명으로서의 존엄과 그 자체의 삶은 건강할 뿐 아니라 존중되어야 한다는 지극하고 간절한 기도와도 같은 마음의 반영일 것이다.
행복의 시작3_72x72cm_장지에 석채
작가의 작업은 채색화를 본령으로 하며 석채를 매재로 하고 있다. 석채는 입자를 지닌 천연안료로 특유의 질감과 깊이를 지닌 것이다. 그러나 석채의 운용은 결코 용이한 것이 아니다. 일단 채색화 자체가 시간과 노동을 전제로 하지만, 석채의 경우 재료에 대한 기능적 이해와 운용이 더해져야 비로소 본연의 색감과 효과를 일구어 낼 수 있다. 작가의 화면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안정적인 색채의 운용이다. 이는 채색화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조건일 뿐 아니라 채색화가 지니고 있는 독특한 심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치는 재료 자체에 대한 해석력은 물론 노동과도 같은 집중을 통해 비로소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화면에서 전해지는 은근하고 그윽한 감성과 화려하지만 경박하지 않은 색채감은 바로 건강한 노동의 결과인 것이다.
하늘정원_129x129cm_장지에 석채
일상의 평범함에서 비범함을 찾아내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안목이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것 역시 전적으로 작가의 역량에 달린 것이다. 작가가 이름 모를 들꽃과 소소한 일상이 언저리에서 채집해 낸 다감한 이미지들은 분명 소박하고 건강한 감성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이는 그저 소녀적 가성으로 치부되는 연약한 것이 아니다. 조형적이라는 인위적인 화면 운용에 앞서 대상에 진지하고 솔직하게 접근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느낌을 노동과도 같은 작업을 통해 진솔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작업은 일종의 욱욱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작가는 작품이라는 결과물 보다 작업이라는 그 자체에 몰입하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자신의 감정을 다독이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므로 작가에게 있어서 인위적인 조형의 묘나 재료의 기능적 운용을 통해 발현되는 현란한 꾸밈 등은 애초에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마치 작가가 이름 모를 들꽃에 애정 어린 눈길을 주듯이, 작가는 자신을 포함한 인간들의 삶에 대한 관조적 시각을 들꽃들을 통해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더불어 그것은 삶 자체에 대한 긍정과 감사의 건강한 것이기에 작가의 화면에서 전해지는 감성이 안온하고 포근한 것이라 여겨진다.
하늘끝_32x32cm_장지에 석채
한국화가 김영지 선생은 화훼와 화조를 주제로, 일상의 주변에서 채집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섬세하고 정성스러운 손길로 일일이 화면에 안착시켜 작업한다. 작가의 작업은 채색화를 근본으로 석채를 주재료로 하며, 꾸미고 과장하거나 특별한 조형적 묘를 취하지 않고 대상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표현해내어, 화면에서 작가의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영지 작가가 꽃으로 화제를 바꾼 것은 2000년 초에 들어와서 이다. 집의 뜰에 화단을 꾸미고 가꾸며 그곳에 핀 꽃을 그리기 시작했다. 평범과 일상의 언저리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소소함에 눈길을 주고 그것을 취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조형적으로 표현해냄은 전적으로 작가의 감성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주로 꽃송이가 작은 들꽃을 많이 그린다.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그녀의 화폭에 담겼으며, 꽃과 교감하는 나비나 새가 어우러져 짙푸른 놀음 속에 계절의 향기를 뿜어낸다. 야생화, 혹은 이름 모를 들꽃들은 소재의 차원을 넘어 또 다른 의미로 읽혀진다. 생명 혹은 생명 현상에 대한 작가의 내밀한 사유에서, 비록 작고 미미한 존재라 할지라도 지녀야 할 생명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확인이고, 이는 결국 인간과 그 삶에 대한 건강한 인식의 표현이다. 잔잔하지만 선명하고 생생한 색감들은 선생님의 작품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흐드러진 들꽃 한 송이 한 송이에 작가의 정성과 순수함이 묻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영지 작가의 해맑고 순수한 감성속에서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신작 2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화가 김영지 선생은 수도여자사범대학 회화과 졸업하였으며, 6 회의 개인전과 대만에서 2회의 부부초대전, 대만박물관 초대전 전시경력이 있다. 그 외에도 COLOR EXPO, 상미회전,세종대동문전, 미협회원전을 포함한 단체전 경력이 있으며, 원로화가 산동 오태학 선생님의 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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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Ⅲ_24x24cm_장지에 석채,먹
소식_22x22cm_장지에 석채,먹
속삭임_24x24cm_장지에 석채,먹
여름맞이_27x34cm_장지에 석채,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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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지
수도여자사범대학 회화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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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31106-김영지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