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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영 展 CHO, MI YOUNG
깃羽 아리랑 Arirang
깃羽 아리랑 Arirang_57x45.5cm_비단 위 채색2013_F1 B9
깃羽 아리랑 Arirang_57x45.5cm_비단 위 채색_2013
‘순간’과 ‘영원’의 이중주 (Le duetto de l’instant et de l’éternité) - 청사(靑絲) 조미영 화가의 ‘깃羽 아리랑 Arirang’전에 붙임
두보(杜甫)의 七言律詩, <등고(登高)>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 渚淸沙白鳥飛廻(저청사백조비회) 無邊落木蕭蕭下(무변락목소소하) 不盡長江滾滾來(부진장강곤곤래)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대) 艱難苦恨繁霜鬢(간난고한번상빈) 倒倒新停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
바람에 날아오르는 깃털의 가벼움을 진정으로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결단코 중양(重陽)의 날(음력 9월 9일)에 높은 곳으로 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가을 산 정상에서 하늘의 새털구름을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존재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그 가벼움과 무상(無常)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사(靑絲) 조미영 선생의 이번 전시회(‘깃羽 아리랑 Arirang’전)가 중양(重陽)의 가절(佳節)에 즈음하여 열리게 된 것은 그 시기가 매우 적절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왜 여기서 꼭 깃털이어야만 하는가? 그러나 작가의 주제선택에 있어서, 선택에 관련된 우연성과 필연성의 문제는 작가 외의 사람들이 논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그렇게 선택된 주제에 대한 작가의 예술적 표현을 통해서 표상(表象 : representation)된, 의미의 체계들을 추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조미영 작가가 선택한 주제인 ‘깃(羽)’이 표상하는 의미체계를 우리는 <순간과 영원의 상징학(象徵學 : la symboloique)>이라고 부르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순간(瞬間)’과 ‘영원(永遠)’이라는 이중적 상징을 표상하는 해석학적 의미체계는 이 <‘깃’의 현상학>에서 어떻게 유도되고 환원되어 나오는 것일까?
우선, ‘깃(羽)’이 갖는 일상적 차원에서의 상징적 의미들은, ‘가벼움(legerete)’, ‘부드러움(tendresse)’, ‘섬세함(finesse)’, ‘연약함(fragilite)’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작가는 이런 현상들 앞에 서있는 우리의 ‘자연적 태도(attitude naturelle)’에 대하여 과감하게 현상학적 판단중지(epoche)를 수행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그러한 ‘현상들(phenomenes)’ 속에 숨겨진 혹은 가려진 ‘본질적(eidetique)’ 의미를 드러내 보이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판단중지를 통해 드러나는 현상들의 일차적인 숨은 의미들은, 각각 ‘존재의 가벼움’, ‘실존의 아름다움’, ‘타인에 대한 연민’, ‘무방비의 삶’ 등의 모습을 띠게 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의 의미체계들은 현상들 뒤에 혹은 그 속에 가려진 진정한 의미의 본질을 드러내기에는 아직도 미흡하다. 왜냐하면, 이런 일차적 상징들은 약간의 심미안만 갖고 있다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평범한 의미들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평범한 상징을 표상하기 위하여 작가가 그리도 오랜 시간 동안 절차탁마(切磋琢磨)를 수행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윽고 작가는 판단중지에 의해 유보(留保)된 현상들의 일차적 의미에 대하여 새로이 ‘현상학적 환원(reduction phenomenologique)’이라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그 결과 얻어진 이차적 상징은, 존재론적으로는 ‘찰나적 시간성이 갖는 무상함’이며, 또한 예술적으로는 ‘순간성이 내포하는 초월적 아름다움’이 된다.
이렇게 하여, 작가는 ‘깃(羽)’이라는 오브제(objet : 대상)에 대해 ‘현상학적 판단중지’와 ‘현상학적 환원’이라는 다단계의 미학적 작업을 수행한 결과, ‘순간적 시간성에 내포된 존재의 무상함’이라는 매우 실존주의적인 명제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다분히 불교적인 냄새가 나는 이러한 명제만을 유도해내는 것이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왔던 미학적 목표였단 말인가? 여기서 일단 우리는 작가가 이번 전시회에서 제시하는 ‘깃(羽)’에 대한 다양한 ‘바리아시옹(variations : 變容)’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아리랑’이라는 음악적 전통을 ‘깃(羽)’에 접목시키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발란스(balance : 균형)’와 ‘꿈’을 ‘깃(羽)’에 연계시키며, 또한 ‘깃(羽)’이 지니는 색채의 스펙트럼을 내보이는가 하면, 그와 더불어 ‘깃(羽)’의 형태적 변형(transformation)을 통해 ‘봄을 품는 심장’으로 ‘깃(羽)’을 변화시킨다. 이와 같이 다양한 ‘앵프로비자시옹 (improvisation : 즉흥처리)’을 통해서, 이제 작가는 ‘깃(羽)’의 빈 공간들을 실존적인 ‘질료(質料 : la matiere)’로 채우고, 또한 ‘깃(羽)’의 무상한 시간성을 역사(전통에 의해 지탱되는)적인 ‘의식(意識 : la conscience)’으로 대치하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 새로운 단계의 작업이야말로, <‘깃(羽)’의 현상학>을 통해 유도된 ‘순간성’을 ‘지속성’으로 바꾸고, 아울러 ‘존재의 무상함’을 ‘유의미성’으로 전환할 수 있는 미학적 계기를 작가에게 제공한다. 앞의 현상학적 작업이 순수하게 ‘정신적인’ 작업이었다면, 작가의 이 단계에서의 작업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육체적인’ 작업이다. 이것은 앞의 현상학적 작업에서 유도된 명제에 대하여, ‘깃(羽)’에 깃들어 있는 ‘물질성(materialite)’과 ‘역사성(historicite)’을 구체적으로 일일이 적용시켜 새로운 차원의 상징을 풀어내는 <해석학적(hermeneutique)>인 작업이었다. 이와 같은 작업의 결과, ‘순간’은 그 ‘역사적 지속성’을 획득함으로써 ‘영원’으로 승화할 수 있었으며, ‘존재의 무상함’은 그 ‘물질적 구체성’을 획득함으로서 ‘실존의 아름다운 유의미성’으로 지양(止揚)될 수 있었다.
마침내 작가는 현상학적으로 얻어진 ‘순간성의 미학’과 해석학적으로 얻어진 ‘영원성의 미학’이라는 이중적인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다. 그와 함께 작가는 ‘순간’과 ‘영원’이라는 상호 이율‘배반’적인 상징들을, ‘실존(l’existence)’의 연속적인 스펙트럼 속으로 ‘존재(l’?tre)’의 의미들을 투사시킴으로써, 극적으로 상호‘조화’ 시켜놓았다. 그리하여 이제 작가의 예술적 의식은, ‘시간’의 퇴화된 형태인 ‘공간’에게 다시 동적인 ‘시간성(la temporalite)’을 부여하고, 또한 ‘정신’의 퇴화된 형태인 ‘물질’에게 다시 동적인 ‘정신성(la spiritualite)’을 부여하는, ‘아난다(an?nda)’의 경지를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브라보, 청사(靑絲)! 브라비씨모, 조미영!
<2013년 가을 重陽節, 원주에서, 박창호 謹考/철학박사, 고음악평론가>
A Duet of the Instance and Eternity
In order to truly know the lightness of a feather flying in the wind, we must not forget to climb up a place of higher elevation on the day of "Joong Yang"(September 9 lunar calender). For at the moment we gaze at cirrus clouds on the summit of an autumn mountain, we can keenly feel the beauty of our existence together with it's levity and transience. Considering the exceptional beauty of mid autumn season of "Joong Yang', the choice of time for Mi Young Cho's exhibition(‘Feather Arirang') could not be more apt for the opening.
Yet, why must it be about feathers here? Nevertheless, the artist's selection of a topic and the related problems of the necessity and chance of selection is an area only debatable by the artist and cannot be discussed by others. We can only presume the meaning of thoughts represented through the artistic expression of artist from the selected topics. Therefore, the meaning structure unveiled from the topic of 'Feathers' which is selected by Mi Young Cho, we will try to name it as <The Symbology of Instance and Eternity). Then, how does the meaning structure
깃羽 아리랑 Rainbow heart_30x30cm_자작나무 위 채색 2013 representing the dual symbolism of 'instance' and 'eternity' be induced and reduced from <phenomenology of 'Feather'>?
At first, the symbolic meaning at the conventional dimension of the 'Feather' can be expressed as 'lightness', 'tenderness', 'delicateness', 'fragility' among others. However, the artist here decisively conducts a suspension of judgement on these symbolic meanings that arise from our ‘natural attitude’ as we stand in front of the phenomena, and instead ultimately tries to evoke the 'essentialness' that is hidden behind the phenomena. Through such suspension of judgement, the primary hidden meanings that arise from the conventional symbolic meanings respectively take forms such as 'lightness of being', 'beauty of existence', 'sympathy for others', 'defenseless life.' However, such shapes of the meaning structure still are insufficient to evoke the true intrinsic meaning that is hidden behind or inside the phenomena. The reason is that with a slightly discriminating eye, these primary hidden meanings can be understood right away. Furthermore, the artist probably did not put in such long time of investment and studies just to express ordinary symbols. Therefore, the artist secondly conducts a 'phenomenological reduction' on these primary hidden meanings. The secondary symbol resulted from a phenomenological reduction are ontologically, 'meaninglessness of fleeting temporality', and artistically, 'transcendental beauty implied in the instant.'
In this way, the artist, after performing on the object called the 'Feather' a 'phenomenological suspension of judgement' and 'phenomenological reduction' through several steps of esthetic operation, comes to the very existential proposition of ‘meaningless of the being, connoted in fleeting temporality’ Nonetheless, was it the ultimate goal to bring out this proposition quite steeped in buddhist flavor? We must at this point examine the diverse 'variations' of the 'Feather' put forth by the artist. For example, the artist harmonizes the music element of 'Arirang' to the 'Feather on the one hand, and continues by connecting 'balance' and 'dreams' to the 'Feather' on the other. Furthermore, a color spectrum of 'Feathers' are portrayed while in another case the transformation of the shapes of the 'feather' creates a 'heart that embraces spring.' Through these improvisations, the artist is able to fill the empty spaces of the 'Feather' with existent material and is able to replace the meaningless temporality of the 'Feather' with the historical conscience, supported by tradition, and which is a new step of operation. This new step is able provide the esthetic opportunity to convert the 'instance' to 'duration', and 'meaningless of being' into 'significance'. If the prior phenomenological works were purely 'spiritual', the artist's works at this stage are painstaking 'physical' process. It is 'hermeneutical' bringing out a new dimension to symbolism that was induced from prior phenomenological works by applying in detail, and separately, the 'materiality' and 'historicity' that dwells within the 'Feather' to the phenomenologically induced proposition. As a result of such process, the 'instant' by attaining the 'historical continuity', sublimates to 'perpetuality', and 'meaningless of being', by attaining ‘material concreteness’ allows the 'significance to beauty of being.'
Finally, the artist is able to achieve the dual goal: through phenomenology, 'esthetic of instance' and through hermeneutics, 'esthetics of perpetuality'. Futhermore, a dramatic harmony is established between 'instance' and 'perpetuality', two concepts that are mutual symbolic antinomies, by inserting the meaning of 'being' inside the continual spectrum of 'existence.' Consequently thus, now the artist's artistic conscience is able to grant a 'dynamic temporality' to the rudiment of 'time' that is 'space', and grant a dynamic 'spirituality' to the rudiment of 'mind' that is 'material'; which allows the artist's conscience to the experience the realm of 'ananda'. Bravo, bravissimo Mi Young Cho!
<Autumn 2013 on Joong Yang Jeol(ninth day of ninth lunar month) from Wonju City, Chang Ho Park_Ph.D. in philosophy, Classical Music Critic>
깃羽 아리랑 Rainbow heart_30x30cm_자작나무 위 채색 2013
‘깃羽 아리랑Arirang’ Book _ 2013.10.23 발행 전자책 | https://me2.do/FqbXwW5s ‘깃羽 아리랑Arirang’ 은 그림으로 읽어가는 힐링 북이다. 조미영 작가는 깃털 선묘의 반복 변주로 한국의 전통 민속 음악 ‘아리랑’과 같이 지친 마음을 잠시 쉬게 해주는 그림책을 소개한다. ‘깃羽 아리랑Arirang’은 삶을 치유하려는 위로의 노래이다. 깃羽을 그음으로써 가슴으로 연주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Feather Arirang’ is a book that introduces artist Mi Young Cho’s works and commemorates her 2013 Exhibition in the same name. One hundred representative works with the themes of feathers, hearts, and Arirang painted on silk are introduced in Korean/Asian painting technique. By reading this healing book and observing the paintings, the author believes it will relieve and heal our pains
이음[ium]_40x20cm_종이 위 수묵_2013_골목展(GOLMOK; ALLEY SKETCH) STUDIO 1129
우화 羽化 One day wings_33x19cm_먹, 염료, 한지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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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미영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조미영은 덕원갤러리(1999), 김옥길기념관(2003), 한전프라자갤러리(2005), 게이트갤러리(2008), 갤러리나비(2010), 그림집(2011)등 열두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 그룹전을 가졌다. 작가는 전통 바탕 재료 위에 가는 선묘로 깃羽을 그려 정제 시키는 과정을 갖는다. 그가 말하고자 혹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서의 본질을 끌어내어 가장 간소하게 절제하는 표현들을 선으로 그려나간다. 그의 작업은 미묘한 압력의 차이나 흐름에 의한 공기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가는 '깃털'에서 생명의 본질을 찾고 있다. 깃털, 알과 같이 조미영화 된 소재를 결합시켜 뛰어난 색채감과 공간감 등의 구성으로 평면 위에 의식의 서사 구조를 만들어 낸다.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과 경기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After graduating from Hongik University with both a BFA and MFA in Oriental Painting, Mi Young Cho has held 12 solo exhibitions in Deukwon Gallery(1999), Kimokkil Memorial Center(2003), Hanjun Plaza Gallery(2005), Gate Gallery(2008) ,Gallery NAVEE(2010), Greemzip(2011) and numerous group exhibitions. In her works, the artist takes on the process of refinement with Korean traditional material. She draws out the essence of what she is trying to say or express and brings out the utmost expression of refinement and exquisiteness through lines. The artist searches for the nature of life through painting ‘feathers’ that fly freely between the air, which is created by subtle difference in pressure or flow. Using feathers or eggs, subjects that have become synonymous with Mi Young Cho, and the theme of ‘Arirang’, the most famous Korean traditional song, the artist fuses together such symbolism to make a description of conscious thoughts about life through the construction of outstanding colors and spatial sense. She is currently teaching at Hongik University Institute of Fine Arts and Design Education, and Kyonggi University.
E-mail | eggywing@gmail.com | www.chomiyo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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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31023-조미영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