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展

 

'REGAIN'

 

Installation view_Appeal to Motherhood_2013

 

 

꼴라쥬플러스

 

2013. 10. 4(금) ▶ 2013. 10. 31(목)

강남구 역삼동 688-4 아시아빌딩 BF-2F | T. 02-569-2400

 

 

2012년 9월, 문을 연 이래로 새로운 형식의 예술과 문화를 소개 해 온 ‘복합문화공간’ col.l.age+가 1주년을 맞이하여 이상준展 <REGAIN>을 선보인다. col.l.age+의 중앙 홀에 위치한 메인 스테이지 공간 ‘Think box’는 아티스트들의 실험적 예술을 위한 장으로, col.l.age+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매 달 새로운 아티스트를 초청하여 장르와 형식을 넘어선 새로운 예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조각적인 언어와 표현 방법을 탐구하는 아티스트 이상준이다. 이상준의 <REGAIN>展은 2013년 10월 4일 오프닝을 시작으로 10월 31일까지 이어진다.

 

 

Installation view_Appeal to Motherhood_2013

 

 

<Regain>은 2009년 전시에 소개된 이상준의 <Paradise Lost>에서 보여준 조각의 근원적 본질과 존재성에 대한 물음에 대한 응답이자, 대치 점으로 작가에게는 잃어버렸던 세계(Paradise Lost)를 회복해 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내부에서부터 분열하고 확대되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었던 <Paradise Lost>의 조각적 신체는 이제 그 ‘형태’를 상실하고 ‘형상’으로 남아, 하나의 단위로 남겨져 ‘배열’과 ‘배치’의 문제를 담게 되었다. 17세기 밀턴의 대서사시 실락원(paradise lost)의 속편 복락원(paradise regained)에서 따온 전시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전시는 이전부터 이어져 오던 이상준 작업의 주요 쟁점인 조각의 실재성을 대한 진지한 고민과 더불어 잃어버린 현실을 되찾고 이를 마주하고자 하는 철저한 예술가의 의지가 함께 내포되어 있다.

<Regain>의 설치 작업들은 <GATE>, <Paradise Lost>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구조적이며 건축적이다. 마치 성당의 파사드를 지나 내부로 진입해 가듯 하나의 작은 종교적 건축물의 내부로 진입해 가는 느낌을 전해준다. 이상준 작가는 ’Think box‘ 중앙에 제단의 중심부가 위치하듯 피에타를 형상화한_<GATE>展에서 처음 선보인_ ’Mister’를 ‘재구성’하고 ‘재배치’하였다. ’Mister’의 좌우로는 마치 고딕 성당의 아일을 따라 걸려 있는 예수의 수난사처럼, 생명의 최소단위이자 조각의 최소 단위로 삼은 작은 새들의 배열들로 이루어진 패널이 위치하며, 그 외의 다른 조각적 요소들은자신의 자리를 찾아 ‘배열’ 되어져 있다.

 

 

Appeal to Motherhood_2013

 

 

작가는 브랑쿠시의 ‘공간 속의 새’를 연상시키는 ‘생명의 단위’를 지난 전시 <Appeal to Motherhood>를 통해 추출해 냈고, 이제 이를 통해 잃어버린 ‘형상’을 찾아가는 여정에 올랐다. ‘형상’을 이루는 작품의 최소 단위는 곧 ‘배치’와 ‘배열’이라는 숙제를 작가에게 남겨 놓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이전의 작업들은 다시 ‘조각의 무대’로 올라와 ‘재구성’되고 ‘재배치’되어졌다. 이제 내부에서 쌓아 올라가던 모든 구상적 언어들은 사라지고 ‘모이고’, ‘조이는’ 새들의 군무만이 남겨 지게 되었다. 연약하고 작은 새들은 ‘형상’을 드러내는 살점이며, 조각가는 마치 조물주처럼 이에 영혼을 불어넣어 뼈대를 만들듯 하나하나 ’배열‘해 나간다.

이상준은 이번 작업 내내 보르헤스의 <새의 숫자와 관련한 논증>의 글귀를 떠올렸다고 한다. 우리가 한 떼의 새들의 숫자를 헤아릴 수 없듯이 이상준의 작업이 종교성과 결합했는지, 혹은 신의 존재를 입증하려 하는 것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새로운 조각적 형식이 무엇인지, 작품에 내포된 작가의 사유가 어떤 것인지 또한 기대할 필요도 없다. 조각은 이제 스스로를 정의하고 규정하며 구성한다. 조각가는 이제 이들을 ‘위치’시킬 뿐이며 우리는 ‘대상 그 자체’로 바라볼 뿐이다.

 

 

Mister_2010

 

 

‘나는 눈을 감는다. 그리고 한 떼의 새들을 본다. 그 영상은 1초, 또는 아마 그보다 더 짧은 순간 동안 지속된다. 나는 내가 몇 마리의 새를 보았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새들의 숫자는 확정적인 것일까, 아닐까? 이 문제는 신의 존재 여부와 관계가 있다.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새들의 숫자는 확정적이다. 왜냐하면 신은 내가 몇 마리의 새를 보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새들의 숫자는 불확정적이다. 왜냐하면 그 숫자를 셀 수 있는 존재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경우, 나는 (말하자면) 열 마리 미만에서 한 마리 이상의 새를 보았지만 아홉마리, 여덟 마리, 일곱 마리, 여섯 마리, 다섯 마리, 네 마리, 세 마리 또는 두 마리의 새를 본 게 아니다. 나는 10에서 1 사이의 어떤 숫자를 보았지만 그것은 9, 8, 7, 6, 5 등의 숫자를 본 게 아니다. 이 전체적인 숫자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신은 존재한다.

- 칼잡이들의 이야기, 새의 숫자와 관련한 논증, 보르헤스

 

 

Installation view_ID_2007

 

 

 
 

이상준 Sang jun, Yi

 

학력 | 2011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박사 졸업 | 2001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 199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개인전 | 2010 <GATE>, 덕원갤러리, 서울 | 2009 <Paradise Lost>, 상상마당, 서울 | 2004 <tommy>, 두아트갤러리, 서울 | 2001 <REAL>, 동동갤러리, 서울 | 1999 <INTERFAKE>, 덕원갤러리, 서울

 

주요 그룹전 | 2013 <Market Forces: The Friction of Opposites>, Osage Gallery, 홍콩 | 2009 제2회 국제조각심포지엄, 과천중앙공원, 과천 | 2007 <생각하는 "I">, 성곡미술관, 서울 | 2003 <Pick & Pick>, 쌈지스페이스, 서울 | 2003 <Fake & Fantasy, 아트센터 나비, 서울 | 1995 <공간의 반란: 한국의 아방가르드 1967-1995>, 서울시립미술관 | 1995 성곡미술관 개관 기념전 <시멘트와 미술의 만남>, 성곡 미술관, 서울

 

레지던시 | 2009 경기창작스튜디오 | 2005 국립고양스튜디오 | 2002 쌈지스페이스

 

 

 
 

vol.20131004-이상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