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만 展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2013. 9. 29(일) ▶ 2013. 12. 31(화)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524-3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 T. 031-955-0054

 

www.pajubookcity.org

 

 

출판도시문화재단은 오는 9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야외에서 권석만 조각전을 개최한다. 권석만은 보령산産 오석의 검고 투박한 자연석을 재료로 생명체의 시작단계인 발아(發芽)를 상징하는 작품을 전시한다. 작가는 근작들에서 자연석의 내부를 비우고 일부를 채우는 방법으로 발아의 자태를 형상화한다. 구상적 서술이 아니라, 돌의 3차원 매스가 갖는 표정을 최대한 살린 은유의 자태를 빌려 드러내고자 한다. 범자연주의적 자태를 빌린 그의 작품들은 공간 속에 진열되었을 때 보다 현묘한 자태를 발함으로써 보는 사람들에게 불가사의한 충격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석 같은 돌 오브제들을 자연 상태에 두고 최소한의 터치를 가함으로써 작위적이고 틀에 박힌 현실을 상징적으로 해체하는 데 중점을 둔다.

권석만은 산업채의 등장 이후 소프트머티리얼이 조각계에 범람하는 오늘의 현실을 뒤로하고, 개성이 강한 자연석을 주재료로 조각의 아카이즘(archaism)적 근원을 천착하려는 데 관심을 갖는다. 돌을 이용한 매스와 볼륨의 재해석이 그의 주요 콘셉트이다. 매스나 볼륨은 조각 예술의 비밀을 푸는 영원히 끝나지 않은 미완의 과제라고 그는 생각한다. 작가는 이를 수단으로 그의 키워드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의 경계를 넘나든다.

 

대학 졸업 후 이십여 년을 지속해오고 있는 그의 방법은 자연석 외부를 깎고 파는 게 아니라, 그 역으로, 이를테면 돌의 안쪽을 파서 홀을 만드는 방식을 구사한다. 물체의 안을 비움으로써, 바깥에서 보았을 때 가려진 내부 공간이 매스가 되게 하려는 데 뜻이 있다. 이는 돌의 물질성을 방법적으로 해체해서 돌이라는 무거운 실재를 탈실재화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실재를 텅 빈 환영으로 대치하는 것이다. 그의 조각들은 가장 견고한 재료가 갖는 지속성을 깨트려 연성적이고도 찰나적인, 마치 봄의 새싹이 한겨울을 견디고 발아해서 성장하려는 찰나의 모습에 견줄 수 있다. 이를 채움보다는 비움을 강조함으로써 드러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소개되는 작품은 외표가 거대한 수석같은, 볼륨감 있는 작품들이다. 투박하고 묘연한 외관의 외피를 벗겨 놓은 듯한 작품들이다. 이것들은 미지의 상상계에 존재하는 불가사의한 비정형의 형상을 자극한다. 근작들은 안으로 부터 밖으로 그것도 침묵 속에서 상형을 발산한다. 비어있는 내부에서 바깥으로 방사하는 순간의 모습이다. 이 또한 그의 논리인 비움의 최근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시간과 노동을 요하는 작업을 통해 작가는 잠재 태로서의 물성을 일깨운다. 수많은 정 터치들을 가함으로써 표면은 세포처럼 살아 움직이며 생명체의 이미지를 자극한다. 수석 같은 미지의 형상을 빌려 자연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잠재 형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읽게 한다. ㅁ

 

 

 
 

권석만

 

서울대 미대 조소를 졸업하고 이태리 까라라에 유학하여 석조작업을 하였고 홍익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지금까지 8회의 개인전과 70여회의 그룹전에 참가하였다. 현재 파주 헤이리에 스튜디오를 두고 고려대와 이화여대에 출강하고 있다.  

 

 

 
 

vol.20130929-권석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