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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열 展
손에 대한 긍정과 선의 자율성, 그리고 자아의 확인 Positive view on hands, autonomy of lines and self-affirmation
작업1-선의유영_130x130cm_acrylic on canvas_2012
더 케이 갤러리
2013. 6. 12(수) ▶ 2013. 6. 25(화) Opening 2013. 6. 12(수) 5:00pm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2-6 | T.02-764-1389
작업2-응집_100x100cm_acrylic on canvas_2011
손에 대한 긍정과 선의 자율성, 그리고 자아의 확인
김상철(동덕여대 교수. 미술 평론) 작가 이재열의 작업은 선에 대한 사유를 기저로 삼고 있다. 선은 조형의 가장 근본이 되는 행위이지만, 작가는 이를 통해 ‘그리기’의 시작으로서의 선이 지니고 있는 회화적 의미와 그 함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드러내고 있다. 즉 작가는 ‘그리기’의 행위를 통해 인간의 정신적이고 개념적인 사유가 어떻게 감각으로 가시화되는가에 대해 집요하게 천착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작가는 이러한 사유를 전적으로 동양적 조형관과 심미관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작가의 작업은 필묵에 의한 전통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작가는 동양회화가 지니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내용들인 선과 여백, 그리고 시간 등을 통해 현대라는 시공과 대면하고자 한다. 이는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질적인 문명에 의해 이루어진 상이한 조형관, 심미관에 대한 융합과 절충이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확보되어진 정체성을 통해 현대라는 시공 속에서의 실존의 당위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라 이해된다. 즉 작가는 동양, 혹은 동양적 사유를 전제로 서구 문명에 의해 이루어진 현대라는 시공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선이라는 가장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조형의 요소로부터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동양에서의 필선은 단순한 조형의 도구적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조형의 근간이 되며 독립적으로 심미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필선은 작가의 사상은 물론 순간적인 감정과 호흡까지도 반영하는 것으로, 순간적이고 일회적인 표현을 통해 표출되게 된다. 특히 필선이 지니고 있는 내재적 함의의 강조는 ‘의재필선’(意在筆先)이라는 말을 통해 함축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작가의 사유가 동양적인 내용들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작업을 “드로잉적 표현이라는 구체성을 띠는 동시에 공간과 시간을 담은 선의 조형”으로 인식하며, “선을 긋는다는 것은 그것의 재료와 함께 근육의 움직임과 선을 운용하는 정신적인 표현의도까지 내포되어 있으므로 작가의 개념을 표출하고 무언의 관점을 제공해 주는 가장 좋은 도구가 바로 선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이해하고 있다. 즉 작가는 선, 혹은 선묘의 운용을 통한 조형 작업을 통해 ‘그리기’라는 원초적 행위의 본질적인 면에 주목하며 손에 대한 긍정과 선의 자율성 등에 대해 집요하게 천착하고 있는 것이다.
작업3-응집_2100x100cm_acrylic on canvas_2011
작가의 화면은 대단히 간결하고 명료하다. 순간적인 필획의 미묘한 움직임들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가의 화면은 시간에 따라 이루어지는 층위의 나열을 통해 독특한 환영(Illusion), 혹은 잔상 등을 드러낸다. 이러한 간명한 화면은 선묘의 행위 자체를 기록하는 기능적인 것이 아니라 행위의 결과로 도출되는 공간이 주요 내용이 된다. 그것은 ‘그리기’를 통해 화면을 매워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리기’를 통해 화면을 비워가며 공간을 확보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역설적인 해설은 다분히 동양적인 공간 해석인 ‘여백’의 그것과 유사한 것이다. 즉 단순히 비어있는 물리적 공백으로서의 여백이 아니라, 현상적으로 드러난 행위의 흔적들과 어우러지며 적극적인 작용을 하는 의미 있는 유기적 실체로서의 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여백의 공간은 독특한 잔상의 집적을 통해 이루어지는 실(實)의 표현을 보충하고 보완함으로써 보는 이에게 또 다른 상상과 연상을 가능케 하는 허(虛)의 공간인 것이다.
작업4-선의유영_97x130.3cm_acrylic on canvas_2012
‘붓 자국’시리즈로 명명된 일련의 작업들은 선묘로써 드로잉적 표현이라는 구체적인 행위를 통해 공간과 시간을 담아내고 있다. 실체로서의 행위는 시간을 통해 흔적으로 기록되며, 이러한 흔적의 집적은 작위와 무작위가 공존하는 독특한 층위를 통해 보는 이에게 제시되게 된다. 그것은 전적으로 행위를 통한 작위의 소산이 아닐 뿐 아니라, 또 방만한 무작위의 산물도 아니다. 그것은 작위와 무작위, 즉 작가의 조형의지와 시간이라는 자연의 언어가 어우러지며 이루어내는 허와 실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작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반복적이고 집요한 행위를 통해 접근하고자 한다. 선의 반복적인 집적을 통한 환영(illusion)의 구축과 이의 이미지화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형성되어지는 시간의 연속성과 순환성에 대한 의미’를 담아 표현하고자 한다.
작업5-선의유영_130x130cm_acrylic on canvas_2013
작가가 작업 전반에 걸쳐 집요하게 천착하는 환영(illusion)은 가시적인 현상이나 이성적인 진리 또는 법칙과는 달리 기만이나 허위, 가상이나 공상을 의미한다. 그것은 일종의 착각이나 착시에 의한 환영으로 실재하는 것이 달리 인식되거나, 본래는 실재하지 않는 형상을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지각하는 것이다. 이는 예술에 있어 상상력을 배가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다양한 응용을 통해 창작에 반영되고 있다. 작가가 ‘그리기’라는 행위를 통해 드러내고 있는 환영과 착시의 본질은 바로 시간성과 공간성에 대한 사유이다. 그것은 채움과 비움, 드러냄과 숨김 등과 같은 상대적인 가치들의 병열과 충돌을 통해 구체화된다. 일견 즉흥적이면서 일정한 의도를 드러내는 계획성과 목적성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의 ‘그리기’는 이러한 상대적인 것들의 반복과 중첩을 통해 일종의 리듬 같은 것을 형성한다. 그것은 시각적인 것을 청각적인 것으로 변환시키는 일종의 착시이자 환영이다. 그리고 이러한 리듬, 혹은 운율 같은 독특한 감성은 여백을 통한 울림으로 전달되고 있으며, 그것을 촉발하는 것은 바로 층위를 이루며 나열되고 있는 시간의 축적이다.
작업6-선의유영_97x130.3cm_acrylic on canvas_2012
일반적으로 말하는 선묘와 드로잉은 즉흥적이고 순간적이며 선의 자율성을 통해 이루어지는 조형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유사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작가가 지향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핵심적 내용과 작가의 심적 직관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그것은 상대적으로 선묘의 특징과 요체에 접근하는 것이다. 라고 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기적 공간으로서의 여백의 운용을 염두에 둔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결국 작가는 ‘그리기’라는 조형의 가장 근본적인 행위와 그 내용에 대한 천착을 통해 자신의 작업이 지니고 있는 특질에 대한 정체성의 확인을 시도하는 것이며, 그것은 자신의 감성과 직관을 통해 대면하고 있는 현대라는 시공에 대한 좌표 확인을 통한 실존의 확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재료나 표현이라는 말단적 가치를 넘어선 자기인식으로, 작가의 작업이 다양한 착시와 환영의 현상들을 통해 동서를 넘나들며 분방한 이미지로 읽히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할 것이다.
작업7-떨림_130.3x162.2cm_acrylic on canvas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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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열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 졸업/ 同미술대학원 졸업
2013 제5회 개인전(더케이갤러리초대전) | 2012 제4회 개인전(Seoul ArtFair/SETEC) | 2009 제3회 개인전(홍익대학교현대미술관) | 1999 제2회 개인전(가산화랑기획) | 1993 제1회 개인전(미술세계초대전) | 2012~13 충남대학교 교수작품전 | 1996~98 한국정신전 | 1993~94 현대수묵전 | 1991~94 묵의형상전 | 外다수의 그룹전
수상 | 2013 mbc 슬로건 디자인 공모전 대상수상 | 제1회 뉴-프론 티어 공모전 대상수상 | 제13회 중앙미술대전 | 제8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현재 | 국립충남대학교 예술대학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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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30612-이재열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