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공모 선정작가展도시정원에서 만남

「2013 유리상자 - 아트스타」Ver.2 신강호 Link展

 

 

신강호 Link展

 

 

Link_PVC파이프,로봇청소기,색모래_600X600X600(cm)_2013

 

BONGSAN CULTURAL CENTER

 

2013. 4. 19(금) ▶ 2013. 5. 26(일)

Opening 2013. 4. 25(목) pm 6

대구광역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 T.053-661-3081~2

 

www.bongsanart.org

 

 

Link_PVC파이프,로봇청소기,색모래_600X600X600(cm)_2013

 

 

봉산문화회관에서 주최하는「2013유리상자-아트스타」전시공모선정 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남다름에 주목합니다. 올해 전시공모의 주제이기도 한 '도시정원에서 만남'은 우리시대 예술에 대한 공감을 비롯하여 ‘도시’와 ‘공공성’을 주목하는 예술가의 태도와 역할들을 지지하면서, 현대예술의 ‘스타’적 가치를 지원하는 의미입니다.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되어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해있는 장소 특성으로 잘 알려진 아트스페이스「유리상자」는 어느 시간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들에게는 특별한 창작지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공예술지원센터로서 더 나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전국공모에 의해 선정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3년 전시공모 선정작 중, 두 번째 전시인 「2013유리상자-아트스타」Ver.2展은 조각을 전공한 신강호(1974년生) 작가의 설치작품 “Link”입니다. 이 전시는 연결을 위한 플랫폼, 즉 소통 창조의 생태계를 상상하고 이를 물리적 공간에 설계하여 펼치는 작가의 상상에 주목합니다. 서로 다른 생물들이 모여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서 생존을 위해 균형을 유지하는 자연 생태계와 링크 체계로 이해되는 현대문명 사이의 연결성을 새로운 현실 무대로 설계하여, 보이지 않는 차원의 이해와 새로운 현실 풍경의 가능성을 질문합니다.

 

작가가 제시하는 전시 설계는 자연 생물 개체 사이의 관계, 관련성, 유대, 연결에 관한 관찰, 현대과학이 자연을 좇아 연결을 시도한다는 생각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작가는 사방이 유리로 구성된 전시 공간의 흰색 바닥 가득히 굵고 규칙적인 직선을 반복적으로 긋는 로봇청소기의 드로잉 동작을 담아내면서 현대과학이 산출하는 현실의 풍경을 설정하고, 시멘트 바닥에서부터 비현실적으로 자라나온 5~7미터 높이의 흰색 나무 네그루와 바닥에 뉘어진 나무 한그루를 설치하였습니다. 복층의 표면 구조로 구현된 나무들은 유기적 선으로 짠 그물망 표면으로 조직되어있고, 속이 빈 내부 통로에 의해 자연 생태계의 연결 통로를 은유하며, 혈관 혹은 잎맥처럼 전체가 하나의 조직체를 이루는 생태계의 연결망들을 시각화합니다. 한편, 나무 조형의 재료로 사용한 원통형의 건축용 PVC관은 빠르고 쉽게 연결 지점을 이으며 자연 생태계의 흐름을 대체하는 우리 문명의 현재를 떠올리게 하고, 작가가 상상하는 자연과 문명 사이의 연결을 위해 로봇청소기가 그려내는 선적 구조는 그물망의 일부로서 연결성 혹은 안과 밖의 경계에 지속적인 링크를 시도하는 현대문명의 조형적 표현으로 읽힙니다. 이러한 유기체적 상상과 연결의 설정은 현재 우리 시대의 디지털 기술의 연결성, 소통의 네트워크 문화를 엿보게도 합니다. 하지만 이 설정에서 인간의 흔적, 생명성을 가꾸는 인간 삶의 감수성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작가의 ‘Link’세계는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로봇청소기(무당벌레)의 움직임으로 사이버 공간을 연상시킵니다. 유리상자 안 나무 곳곳에 다양한 캐릭터의 아바타가 등장하고 말풍선이 뜨면서 가상공간에서의 소통이 상상되기도 합니다.

 

이 전시는 하이퍼링크의 웹 환경에 익숙한 현실 참조의 기억을 분석하고 작가 자신의 심미적 대응을 재구성한 우리시대의 보고서이며 현실화된 하나의 사건입니다. 그가 다루려는 것은 소통에 관한 것이지만 동시에 인간 존재의 문제이기도합니다. 다양한 차원으로 변화하는 세계의 성장에 가려진 인간과 그 의미를 역설하는 이 설정은 시대성 또는 우리 삶의 지향에 대한 성찰이기도합니다. 현실을 대하는 태도와 미래 가치를 묻는 이번 유리상자는 세계와 소통하려는 예술의 보고서적 시각을 생각하게 합니다.

 

   - 전시기획담당 정종구 -

 

 

Link_PVC파이프,로봇청소기,색모래_600X600X600(cm)_2013

 

 

투각으로 새겨진 Link의 선

 

찬 바람이 불던 날 경산에 위치한 신강호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200평 남짓한 작업실에 한기가 감돌았다. 그는 냉한 작업실에서 유리상자에 설치할 파이프투각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신강호 작가는 97년부터 7년간 사회문제를 조명했다. 환경문제, 교육문제, 장애인문제 등 공론화될 사회문제에 관객 참여형 미술을 전개시켰다. 예컨대 기계화된 현대문명을 비판한<나는 지금 떨고 있다>, 생명의 존귀와 보존을 염원한 <생명>시리즈, 환경문제를 다룬 <회색빛>, 학교 교육문제에 접근한 <오늘도 학교는 안녕하다.>, IMF 경제위기를 조형적으로 해석한 <Homeless>, 점자를 테라코타한 <가져가세요.>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공적 관심사에 가깝다. 다소 비판적이고 담론적이던 표현이 조형 탐색적으로 이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부터다. 작가는 그 이유를 삶의 질곡과 지난함으로 꼽았다. 동시대를 직시하며 밀도감을 더하던 지난 작업의 연장선에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작업이 미온적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의 근작들은 유기적인 선의 조형탐색에 의미를 둔다. 방법적으로는 석고덩어리나 PVC 파이프, 또는 흙을 투각하고, 나무로 선을 만들거나 캐스팅한다. 스크린, 흙, 플라스틱, 석고, PVC 파이프, 나무 등 작업재료도 다양하다. 여기에서 간과될 수 없는 것은 매체의 운용이다. 6m의 파이프 전면에 작은 구멍을 뚫거나, 석고 덩어리에 유연한 곡선을 남기는 일련의 작업과정에는 적지 않은 노동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투각되기에 집중력도 요구된다. 작가는 고집스럽게도 오랜 기간 이 방법을 고수한다. 유리상자에 설치된 작품도 PVC 파이프 투각 작업이다.

 

투각한 PVC 파이프에 패턴이 그려졌다. 흰색과 회색이 그라데이션 된 파이프 4개가 유리상자에 설치되었다. 나무 형상의 파이프에는 구멍이 뚫렸다. 작은 구멍으로 이어진 패턴은 불규칙적인 선을 이룬다. 그 선들은 유기적이다. 시작과 마지막을 알 수 없는 선들의 연결이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다. 미로 같기도 하다.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는 이어짐이 태극문양 같기도 하다. 엄밀히 따지면 애초부터 하나였던 선들이다. 거기에서 음양과 오행, 인연과 윤회가 읽혀진다. 작가는 작업 초두에 이러한 것들을 미리 계획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로지 즉흥성과 직관에만 의존했다면, 원상(原象)의 표출로 봄은 어떨까. 인류의 DNA속에 흐르던 원상이 작가의 관을 통해 손끝으로 드러난 것, 그리 보면 무리일까. 그가 새긴 패턴과 선을 자세히 보면 우리 주변의 것들과도 닮아있다. 혈맥, 잎맥, 잠자리 날개, 벌집, 거미줄 등, 이는 모두 자연의 단면이다. 자연과 가까운 고장에서 성장한 그의 유년과도 무관하지 않다.

 

유리상자에 세운 나무는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상하좌우 불규칙적으로 번진 선들이 앞과 뒤, 안과 밖으로 유동한다. 뚫린 선과 선사이로 중첩의 면이 보이고 그 너머로 다른 세상이 보인다. 선과 선이 새로운 공간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선들은 선이면서 동시에 면이고 공간인 셈이다. 그 형상이 관자의 시선을 다차원으로 안내한다. 조명의 위치와 각도, 벽과 바닥의 기울기나 거리에 따라서 달라지는 그림자도 한 몫 한다. 이렇듯 투각작품은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발한다. 신강호 작가의 투각작업도 작품과 공간의 조화까지를 포함한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공간의 어울림과 빛을 떼어놓고 감상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할 때, 유리상자는 만족스럽지 못한 공간이 된다. 사방이 투명한 유리상자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나무의 그림자를 얼마만큼 선명하게 드러낼지 의문이다. 그 대안으로 작가는 전시장 바닥에 움직이는 무당벌레를 출연시켰다. 회색 모래를 흡입한 무당벌레 청소기가 모래를 다시 배출하면서 동선을 그린다. 무당벌레 행선대로 무작위적인 선이 그려지고 지워지기를 반복한다. 결국 그의 선들은 유리상자의 바닥과 공중에서 유동하는 선이 된다.

 

이때 투각의 통로와 선의 유동은 작가와 외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둘은 단절적이지 않다. 유기적이며 상생의 구조이다. 투각 전 PVC 파이프는 원통의 긴 막힘으로 존재했다. 작가는 막힌 표면을 일일이 뚫어 관통의 막을 새로 만들었다. 뚫린 구멍 사이로는 시선을 흐르게 했다. 시선의 흐름 따라 이편과 저편이 드나든다. 드나듦은 관계의 맥이고 그것은 이어진다. 거기에 소통이 있다. 선은 관객을 소통과 상생으로 안내한 것이다. 결국 그가 유리상자에 설치한 선은 소통이 스민 link의 선이다. 이것은 칸딘스키의 설명적인 선도, 생동하는 수묵(水墨)의 선도 아닌 오직 신광호 작가의 직관의 선으로 봄이 옳다. 그의 삶이 스민 선, 기억과 경험과 판단이 어우러진 선, 뜨개실처럼 염원이 엮인 선다. 이어질 듯 끊어지고 끊어질 듯 다시 이어진 세월의 선이다. 엉뚱한 흔적을 남기곤 하는 그의 선들은 우리의 삶과 닮았다. 있는 듯 없다가 없는 듯 나타나는 선의 유동은 존재가 사라질 때 함께 멈출 것이다. 그의 선은 삶의 질료이고 생의 토로이다.

 

결국 신강호 작가의 선이 유리상자로 나온 것은 자아와 외계와의 상호성을 자문하고, 관계를 돌아보며 소통을 염원함이지 않을까. 앞과 뒤, 안과 밖, 처음과 끝이 없는 유기적인 그의 선에서 향후 이어질 또 다른 link의 고리를 기대하며.

  2013. 3

미술학 박사 서 영 옥

 

 

Link_PVC파이프,로봇청소기,색모래_600X600X600(cm)_2013

 

 

작가노트

 선들은 서로 링크되어있다. 시작도 끝도 없이 형태와 덩어리 속에서 서로 무수히 얽혀있다. 선 하나는 전체 속에 있는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된 선들은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룬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끊임없이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으면 서로 관계를 맺으면 살아간다. 쇼셜 네트워크가 보편화가 되어 진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언제부터 서로 소통하며 정보를 나누고 거대한 네트워크 속에서의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자 한다. 나는 이러한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투각을 이용한 선 작업을 시도하게 되었다.

 

 투각 기법을 이용하여 유기적인 선의 표현이외에 원래의 형태와 양감을 동시에 유지하면서 형태의 내부 공간을 새로운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어 매혹적이다. 특히 다중 투각의 기법은 밀도 있는 선의 표현뿐만 아니라 선과 선들의 관계, 내부 공간의 관계들이 더욱 복잡하고 미로처럼 얽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듯하다. 나무의 이미지와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로봇청소기가 서로 표현하는 선들이 과연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로봇청소기가 표현하는 기계적이고 획일화된 평면적인 선과  나무에서 표현되어진 무작위성의 유기적인 선들이 서로 연될 되면서 하나의 선으로 조화로이 표현되듯이 현대문명과 자연이 서로 소통하기를 희망한다. 또한 나의 작품은 관람자와 소통하고자 한다. 관람자들이 시각적으로 봐라 보는 것이 아닌 로봇 청소기를 작동 시키고 움직이는 무당벌레를 이용하여 바닥에 자신만의 선들을 표현하면서 작가와 소통하기를 희망한다.

 

신강호

 

 

Link_PVC파이프,로봇청소기,색모래_600X600X600(cm)_2013

 

 

시민참여 프로그램

        제     목 : motion-무당벌레

        일     정 : 5월 4일 토요일 15시~16시

        장     소 :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대     상 : 전 연령

        참 가 비 : 없음

        참가문의 : 053) 661-3517

        내     용 : . 움직이는 무당벌레로 바닥에 표현하기

                             무선조정 되는 무당벌레를 이용하여 작가가 만든 나무의 선과 바닥에 그려지는 선들

                             을 서로 조화롭게 연결하도록 한다. 관람객들이 표현하고 싶은 선들을 움직이는 무

                             당벌레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선을 표현 할 수 있다.

                         . 나무막대를 이용하여 전시장 바닥에 표현하기

                             어린시절 모래바닥에 막대기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듯이 전시장 바닥의 색모래에

                             관람자들이 그리고 싶은 선이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Link_PVC파이프,로봇청소기,색모래_600X600X600(cm)_2013

 

 

 
 

신강호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조소학과 졸업 | 영남대학교 대학원 조소전공 수료

 

개인전 | 1997  1회 개인전, 영남대학교 전시장 | 2013  2회 유리상자 아트스타전 “도시속의 정원-LINK展”, 봉산문화회관, 대구

 

단체전 | 2012 현대미술을 담다, 대백프라자 갤러리, 대구 | 대구 청년 작가회 정기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 신진작가 초대전 movement 전, space119, 대구  | 영조회 정기전, AND갤러리, 대구 | 2011 흙 근원에서의 표현전 (대구문화예술회관 기획 발굴전), 대구문화 예술회관, 대구 | 테라코타전, 갤러리 오늘, 대구 | Small전, space119, 대구 | 그 외 단체전 및 공모전 다수

 

 
 

vol.20130419-신강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