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눈이 展

 

a cave_230×182cm_oil on canvas_2012

 

 

관훈갤러리

 

2013. 3. 6(수) ▶ 2013. 3. 19(화)

Opening : 2013. 3. 6(수) PM 5:00

관람시간 | AM 10:30 ~ PM 6:30 획, 주관 | 관훈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 | T.02-733-6469

 

www.kwanhoongallery.com

 

 

기호들의 순환_173×73cm_oil on canvas_2013

 

 

mystic scenery_ 미지의 풍경

 

나의 작업은 인간이 바라보는 낯선 실체의 기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다.

약속된 시각적 언어를 잃어버린 미지의 풍경들이다. 추상적 기호들만을 이용해서 풍경을 연출함으로써 상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즉 의미가 상실된 잠재적 기호들에서 오는 소통의 부재로 또 다른 소통의 통로를 만들고자 한다. 가공 되어지지 않고 정의 되어지지 않은 날것의 형상들은 태초의 생명을 지니지만 인식의 기억을 빗겨나가기만 한다. 나는 이러한 해석의 지점을 흥미롭게 생각한다. 소통의 모호함이 좀 더 잠재적이고, 진부한 것들의 해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정규적 기호들의 연출은 새로운 회화적 대화를 하려는 작업의 시도이다.

 천눈이

 

 

mintroom_73×91cm_oil on canvas_2012

 

 

기호들의 놀이터

 

‘mystic scenery’라는 부제로 열린 천눈이의 작품 속 기호는 그것과 연결된 의미는 물론, 지시(참조)대상과도 거리가 있다. 작가는 그것을 ‘비정규적 기호들’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일상적 소통에 전제되어 있는 사회적 약정과는 거리가 있지만, 여전히 기호이긴 하다. 그것은 무의미하거나 추상적인 기호라기보다는 불확정적 기호인 셈이다. 기호란 약정이기 때문에 변화될 수 있고, 예술이란 이러한 변화를 위한 무대 또는 실험실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비정규적’ 이란 그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보편적으로 내면화된 현실, 즉 확실히 정해진바 없이 불안하게 떠다니는 사회적 현실이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확정된 현실과는 놀 수 없기에, 작가는 기호들을 비정규적으로 만든다. 기왕에 닥친 슬픈 현실을 놀이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기호들이 ‘비정규적’인데다가 ‘놀이’까지 하는 화면은 시종일관 애매하다. 그러나 작가는 비정규적인 기호의 놀이가 연출하는 모호함을 통해, 사이비 구체성이 지배하는 현실로부터 해방의 계기를 마련하려한다.

천눈이의 그림은 작업실 안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방이며, 전시라는 행위를 통해서 이 내밀한 방의 문은 살짝 열린다. 기호들과 놀이할 수 있는 관객에게 이 방은 더 활짝 열려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이질적 공간을 온전히 통과하기는 힘들다. 다른 차원이기에, 다른 차원으로 변형되어야 왕래할 수 있는 이 대안의 세계를 ‘보금자리’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보아, 작가의 현실인식은 다소간 비극적이다. 비극적 세계관은 ‘보금자리’라고 말해지는 환상의 세계에도 반영된다. 그것은 중력에 반응하여 화면에 줄줄 흘러내리는 액체적 요소에서 발견할 수 있다. 상상의 몫이 커질수록 현실은 피상적이다. 내면은 적대적 외부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해방구가 된다. 이러한 부류의 작가에게 작업이란 현실을 이루는 여러 요소 중의 하나이기를 그치고, 그 자체가 실존적 삶터가 된다. 여기에서 현실과 대조되는 환상은 희망이나 구원의 차원으로까지 격상될 수 있다.

그녀가 그리는 세계는 잠재성이 현실성으로, 현실성이 잠재성으로 변화한다. 현실화와 분화는 창조이다. 동일성에 기반 하는 재현의 세계는 차이에 기반 하는 생성의 세계로 변모한다. 미세하게 또는 힘차게 소용돌이치는 화면은 발생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러한 영겁의 회귀의 과정 속에서 새로운 표현이 샘솟는다. 희박하거나 응축된 상태로부터 우발적으로 솟아오르는 에너지는 화면에 활기를 부여한다. 이 빠르고 강한 힘은 정해진 궤적으로부터의 일탈을 낳고, 새로운 궤적을 산출한다. 그것이 천눈이가 그녀를 자유롭게 할 새로운 영토로 탈주하는 방식이다.

이선영(미술평론가)

 

 

 

my strawberry_170×97cm_oil on canvas_2012

 

 

 
 

■ 천눈이

 

학력 | 2009 단국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인전 | 2013 《mystic scenery》, 관훈갤러리, 서울 | 2012 《비정규적 기호들의 놀이》, 신한갤러리.,서울 | 2011 《MY SUBMARINE》, Place Mak, 서울

 

그룹전 | 2012 《the new faces at next door》, 옆집갤러리, 서울 | 《보통의 존재》, Eda갤러리, 서울 | 《dream of fantasy》, 스피돔갤러리, 경기 | 2011 《제33회 중앙미술대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 《Doors art fair》, imperial palace hotel, 서울  | 2010 《SWEET DREAM》, 덕원갤러리, 서울  | 《LIMITED EDISON》, Jassy mas갤러리, 서울  | 《VACANCE》, imazoo갤러리, 서울  | 《ASYAFF》, 성신여대, 서울 | 2009 《papering project》, 아트스페이스door, 서울 외 다수 참여

 

수상 | 2011 제 33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 2009 DFA 삼성디지털 파인아트 수상

 

 
 

vol.20120306-천눈이展